성명_
[공동성명] 독일 공영방송 ARD와 ZDF의 내란 왜곡 다큐멘터리 규탄한다
등록 2025.03.06 16:55
조회 75

독일 공영방송 ARD와 ZDF가 운영하는 전문편성 채널 Phoenix가 2월 25일 공개한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코리아-중국과 북한의 그늘에 가려진 국가 위기>는 한국 민주주의 현실을 왜곡하고, 극우 세력의 음모론을 국제적으로 정당화했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을 위배한 심각한 왜곡보도의 전형이자 유럽 시청자들에게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크다.

92개 시민·사회·노동단체로 결성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이번 다큐멘터리가 객관성을 상실한 채 한국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극우 세력 주장을 일방적으로 확대 재생산한 점을 강력히 규탄하며, ARD와 ZDF에 즉각적인 사과와 재검토를 촉구한다.

특히 다큐멘터리는 한국 민주주의 위기를 ‘중국-북한-야당’ 대 ‘미국-일본-여당’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로 단순화하며, 극우 세력이 주장하는 부정선거론과 계엄령 정당화 논리를 여과 없이 반영하고 있다. 또한 극우 유튜버, 친정부 성향 목사, 보수 인사들의 발언을 중심으로 구성하면서 헌법재판소, 시민사회,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의 목소리는 철저히 배제했다. 전광훈 목사와 같은 극우 인사를 ‘우익 포퓰리스트’로 소개하며 궤변에 다름아닌 그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전달한 것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반헌법적 선동을 조장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비민주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행동”이라는 극우 음모론적 주장과 함께 소개해 헌법을 유린한 내란 행위를 정당화하고 있다. 계엄군의 국회 난입과 시민에 대한 폭력진압 영상이 명백한 반민주적 행위를 증빙함에도 다큐멘터리는 ‘평화적 대응’으로 미화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역사 왜곡이며, 독일 공영방송이 20세기 유럽에서 경험한 독재와 군사적 탄압을 반면교사 삼아야 할 공영언론으로서 역할을 망각한 행태다.

더 나아가 다큐멘터리는 한국을 ‘부실한 민주주의 국가’로 규정하며, 유럽 시청자들에게 마치 한국이 외세에 의해 조종되는 불안정한 체제인 것처럼 왜곡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중국과 북한의 ‘공산주의 침투’라는 허구적 서사를 바탕으로 한국 사회 전체를 설명한 것은 서구 중심적 오리엔탈리즘의 전형적 오류이다.

그러나 한국은 1987년 민주화 이후 강력한 시민사회를 기반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왔으며, 대의기관인 국회의 민주적 절차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은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권의 권한남용을 균형 있게 견제해왔다. 이러한 현실을 무시한 채 일부 극우 세력의 주장만 반영한 것은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다.

우리는 독일 공영방송이 객관성을 상실한 왜곡 다큐멘터리를 통해 한국 민주주의를 잘못된 방식으로 묘사하고, 극우 세력의 선동을 국제적으로 확산시키는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 이는 독일 공영방송의 저널리즘 원칙에도 반하는 것이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다. ARD와 ZDF는 즉각적인 사과와 함께 다큐멘터리의 문제점을 공식 인정하고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국제사회가 이 사안을 주목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앞으로 유사한 왜곡 보도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응해 나갈 것이다.


 

2025년 3월 6일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