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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탄핵찬반 여론조사, 아전인수식 해석에 ‘헌재 흔들기’까지5‧18민주화운동 성지인 광주 금남로에서 2월 15일 탄핵촉구 집회와 탄핵반대 집회가 동시에 열렸습니다. 윤석열정권 즉각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이 주최한 광주시민총궐기대회(탄핵촉구 집회)는 2만여 명,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가 주최한 탄핵반대 집회는 1만 명이 모였습니다. 많은 인파와 탄핵반대 집회 측 도발 탓에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기도 했지만 광주시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 덕분으로 별다른 마찰 없이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집회가 끝난 후 일부 윤석열 극렬지지자들은 “광주가 반으로 갈라졌다”, “광주시민들 상당수가 이제야 깨달았다” 등 사실을 왜곡하는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이 8차 변론까지 진행되며 곳곳에서 발표된 탄핵찬반 여론조사를 두고도 아전인수격 해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탄핵찬반 여론조사, 3번째로 보도량 많아
△ 여론조사 기사 10개 주제 분류(2024/12/3~2025/2/7) ©민주언론시민연합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025년 1월 8일 기준 포털사이트 네이버뉴스 ‘언론사 편집판’ 구독자 수 200만 이상인 49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내란수괴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한 2024년 12월 3일부터 2월 7일까지 67일간 키워드 ‘여론조사’로 검색해 9,902건의 기사를 도출했습니다. 중복 데이터와 관련 없는 내용을 제외하고 오롯이 여론조사 관련 기사 7,277건을 분석했습니다. 이를 딥러닝 모형 버트(BERT, Bidirectional Encoder Representations from Transformers) 기반의 토픽모델링 기법인 버토픽(BERTopic)을 활용해 40개 주제로 1차 분류했습니다.
이어 유사성에 따라 10개 주제로 2차 분류했는데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1,266건)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정당 지지율(593건) △탄핵 찬반 여론조사(443건) △한동훈 대선 등판 고민(426건)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234건) △더불어민주당 여론조사특위 출범(222건) △정권교체 vs 정권연장 의견(196건) △보수층 결집 본격화(190건) △개헌 여론조사(113건) △윤석열 지지율‧지역행정‧재선거‧해외이슈 등을 주제로 한 기타(3,594건)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선 민언련 보고서 <67일간 쏟아진 여론조사 보도 “박스권 갇힌 이재명 VS 보수메시아 김문수”>(2월 14일)에서는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와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을 중심으로 살펴봤습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두 주제 다음으로 보도량이 많았던 탄핵찬반 여론조사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뉴스1·뉴시스·세계일보 가장 많이 보도
△ 탄핵 찬반 여론조사 보도건수 상위 10개 언론사(2024/12/3~2025/2/7) ©민주언론시민연합
우후죽순으로 쏟아진 탄핵찬반 여론조사를 가장 많이 보도한 곳은 뉴스1(25건)입니다. 다음으로 뉴시스(23건), 세계일보(22건), MBC(20건), 매일경제‧연합뉴스‧프레시안(각 14건), KBS(13건), 동아일보‧디지털타임스‧한겨레(12건), 경향신문‧국민일보‧노컷뉴스‧문화일보‧한국경제‧YTN(각 11건), 데일리안‧매일신문‧조선일보‧중앙일보‧JTBC‧SBS(각 10건), 서울경제‧채널A‧파이낸셜뉴스‧헤럴드경제(각 9건)순입니다.
특히 뉴스1, 매일경제, 매일신문, 문화일보, 세계일보, 한국경제 등 6개사는 조기대선과 밀접하게 연관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에 이어 탄핵찬반 여론조사에서도 많은 보도량을 보이며 상위 10개 언론사에 포함되었습니다.
조선일보 “탄핵반대 상승”, 파이낸셜뉴스 “팽팽해진 찬반”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탄핵촉구 여론은 오차범위 밖 우위를 보였습니다. 최근 일부 조사에서 탄핵반대 여론이 다소 높아지거나 극히 일부는 탄핵촉구 여론과 오차범위 내로 차이가 줄어들긴 했지만 보수 과표집을 원인으로 진단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일부 언론은 탄핵촉구 여론의 오차범위 밖 우위에도 다소 높아진 탄핵반대 여론 수치를 근거로 탄핵반대 여론이 상승 추세라거나 탄핵찬반 여론이 팽팽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일보 <“부정선거 의혹에 공감” 43%… 탄핵 반대 42%와 거의 일치>(1월 24일 양지혜 기자)는 조선일보‧케이스탯리서치 조사 결과 탄핵촉구 54%, 탄핵반대 42%인데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한 신년 여론조사에서는 탄핵반대가 25.4%, 탄핵찬성이 70.4%”이므로 “탄핵에 반대하는 여론도 상승하는 추세”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여론조사 추세는 동일한 여론조사기관이 동일한 기준과 일정 주기로 장기간 여론조사를 시행할 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앞서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의 수치만 비교한 후 상승 혹은 하락 추세라고 판단하는 것은 잘못된 주장입니다.
파이낸셜뉴스 <팽팽해진 윤 탄핵 찬반, 반대 42~45% vs. 찬성 50~54%>(1월 24일 김학재 기자)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반대 의견과 찬성 의견이 비등한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여론조사들이 잇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비등한 구도’라는 표현을 쓰려면 찬반 여론이 적어도 오차범위 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파이낸셜뉴스가 탄핵찬반 여론의 비등한 구도라며 제시한 여론조사는 케이스탯리서치가 조선일보 의뢰로 실시한 조사(탄핵촉구 54% VS. 탄핵반대 4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리서치민이 뉴데일리 의뢰로 실시한 조사(탄핵촉구 50.8% VS. 탄핵반대 45.9%, 95% 신뢰수준에 ±2.2%P)입니다. 모두 오차범위 밖에서 탄핵촉구 여론이 우위를 보인 조사입니다. 그럼에도 파이낸셜뉴스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집행 과정에서 불거진 위법성 논란”과 “윤 대통령이 강조했던 계엄선포 배경에 대한 인식” 등이 퍼지며 탄핵찬반 여론에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조선일보, 탄핵심판 신뢰 조사 전하며 헌재 불신 부각
노컷뉴스, 문화일보, 연합뉴스, 조선일보, 중앙일보, SBS, TV조선 등은 2월 1주 차 전국지표조사에서 윤석열 탄핵심판 신뢰여부 항목 응답 결과를 앞다퉈 보도했습니다. 특히 조선일보는 헌법재판소 불신을 부각했습니다. <헌재 윤 탄핵 심판, 커지는 불신… “신뢰 못해” 2030 가장 높아>(2월 7일 김정환 기자)는 탄핵찬반 여론에 앞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사가 공동 실시한 2월 1주 차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윤석열 탄핵심판 신뢰 52%, 불신 43% 응답이 나타났다고 보도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사람이 10명 중 4명을 넘는다”, “헌재가 일부 사건 심리 과정에서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고 일부 재판관에 대한 정치 편향 논란이 불거지면서 헌재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흔들린다는 해석이 나왔다”고 주장했습니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라서 탄핵심판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오차범위 밖 우위를 보였는데도 헌재에 대한 대중 신뢰가 흔들린다고 부각한 것입니다.
2024년 12월 3주 차 전국지표조사의 국가기관별 신뢰 항목에서 신뢰도 67%를 받았던 헌재가 2025년 2월 1주 차 조사의 윤석열 탄핵심판 신뢰 여부 항목에서 신뢰 52%를 받아 신뢰도가 9%P나 떨어졌다고 보도했지만 역시 잘못된 주장입니다. 국가기관별 신뢰와 윤석열 탄핵심판 신뢰 여부는 엄연히 다른 항목입니다.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없습니다.
조선일보는 해당 기사에서 잘못된 여론조사 해석으로도 모자라 문형배‧이미선‧정계선 헌법재판관에 대한 사상검증도 이어갔습니다. 헌법재판소법 제24조에 헌법재판관의 직무집행 제척‧기피 및 회피 사유가 적시돼 있음에도 이와 무관한 재판관들의 소셜미디어 이용이력, 가족, 법관 연구모임 등을 거론하며 정치편향 논란이 불거졌다고 주장하며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발언까지 제시했습니다. 헌재 불신을 부각한 조선일보는 말미에 “한 달 만에 (윤석열 탄핵 찬반 여론) 격차가 15%P로 줄었다”는 내용까지 덧붙였습니다.
* 모니터 대상
2025년 1월 8일 기준 포털사이트 네이버 뉴스 ‘언론사 편집판’ 구독자 수 200만 이상인 49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2024년 12월 3일부터 2025년 2월 7일까지 키워드 ‘여론조사’로 검색한 기사 전체
※ 2025년 1월 8일 기준 포털사이트 네이버 뉴스 ‘언론사 편집판’ 구독자 수 200만 이상인 49개 언론사 : JTBC, YTN, MBC, SBS, 국민일보, 한국경제, 조선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 아시아경제, KBS, 한겨레, 경향신문, 동아일보, 머니투데이, 서울경제, 서울신문, 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선비즈, 한국일보, 헤럴드경제, 파이낸셜뉴스, MBN, 뉴스1, 뉴시스, 디지털타임스, 부산일보, 연합뉴스TV, 한국경제TV, 문화일보, 세계일보, 노컷뉴스, SBS비즈, 미디어오늘, 농민신문, TV조선, 경기일보, 강원일보, 데일리안, 매일신문, 비즈워치, 시사저널, 아이뉴스24, 오마이뉴스, 전자신문, 채널A, 프레시안, KBC광주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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