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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백골단’ 첫 보도, “의협심으로 뭉친 2030세대” 둔갑시킨 주범은?백골단은 1980∼1990년대 민주화 시위대를 과격하게 진압‧체포했던 사복경찰부대를 일컫는 말입니다. 경찰제복 대신 사복을 입고 하얀 헬멧을 쓴 탓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1991년 4월 학원자주화투쟁에 참여했던 명지대학교 1학년 강경대 열사가 백골단이 휘두른 쇠파이프에 맞아 숨지며 노태우 정권을 향한 국민적 항거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백골단은 군사독재정권 국가폭력의 상징이자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던 학생, 시민들에겐 큰 트라우마로 남았습니다.
국가폭력의 대명사 백골단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건 1월 8일입니다. 조선일보가 <“대통령 지키자” 2030 ‘백골단’ 수십명 관저 앞 등장>(1월 8일 고유찬‧양인성 기자)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재발부된 다음 날인 8일”, “친윤 시위대는 ‘관저 사수’를 위해 이른바 ‘백골단’까지 조직한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고 보도한 것입니다. 조선일보 보도 이후 백골단 관련 보도가 우후죽순 나오기 시작했고, 특히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백골단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하면서 관련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최초 보도 조선일보 “백골단은 시위대 진압‧체포 경찰부대”?
민주언론시민연합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백골단’ 관련 첫 보도가 나온 1월 8일 오후 4시 28분부터 1월 10일 오후 2시까지 키워드 ‘백골단’으로 검색한 보도내용을 모니터링했습니다. 총 465건의 보도가 나왔으며 하루 평균 155건씩 보도된 셈입니다.
최초 보도는 조선일보입니다. 조선일보는 <“대통령 지키자” 2030 ‘백골단’ 수십명 관저 앞 등장>(1월 8일 고유찬‧양인성 기자)에서 “백골단은 1980~1990년대 시위대를 진압하고 체포했던 경찰부대를 일컫는 별칭”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백골단이 1980~1990년대 민주화 시위대를 과격하게 진압‧체포했던 사복경찰부대로 군사독재정권 국가폭력의 상징이자 민주화시위 참여자들의 트라우마로 남았다는 사실은 전혀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파이낸셜뉴스, 아시아경제, 문화일보, 아이뉴스24, 아시아투데이, 뉴시스 등 다른 언론사 보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백골단의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지 않은 채 내란수괴 윤석열이 은둔 중인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나타난 친윤시위대 ‘백골단’ 자체에만 주목했습니다.
△ ‘백골단’의 역사적 의미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보도(1/8~1/10) ©민주언론시민연합
스카이데일리 ‘백골단 의협심 부각’
‘백골단’이라 자처한 이들은 1월 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스스로를 “대통령에 대한 불법체포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시위를 벌인 청년들”이라고 소개했습니다. 12.3 내란 주범 윤석열에 대한 적법한 체포영장 집행을 ‘불법체포 시도’로 규정하고 이를 막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공수처는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할 경우 형사처벌과 민사상 불법행위 손해배상 책임이 따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즉 백골단의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 시도 저지는 명백한 불법행위입니다.
일부 언론은 불법행위를 저지르겠다고 공언한 백골단의 스피커 노릇에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스카이데일리는 <“2030반공청년단, 윤 관저 사수 위해 ‘백골단’ 결성”>(1월 9일 장혜원 기자)에서 백골단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경찰의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에 의협심으로 뭉친 2030세대 청년들”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백골단 대표 김정현 씨 인터뷰를 상세히 전했습니다. 김정현 씨가 “민주노총‧공수처가 연합해서 윤 대통령을 직접 잡겠다는 모습을 보고 청년이 분노했다”거나 “당일(1월 6일) 새벽 공수처와 민주노총이 연합해서 대통령 관저로 쳐들어간다는 첩보를 받았다”는 등 허위정보를 언급하는데도 정정하지 않았습니다.
민주노총에 대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불법 집회 당시 폭력 동반 시위”, “민주노총 폭력시위대”, “민주노총의 불법 행위”와 같은 표현을 써가며 폭력성을 부각했습니다. 반면 백골단에 대해서는 “목숨을 건 심정으로 자리를 지킨 용맹한 친구들”, “애국심 강한 사람”, “의협심이 강하고 정치적으로 행동으로 생각을 대변하는 이들”, “정의감을 갖고 맞서겠다는 의지”, “자발적으로 모인 청년”과 같은 표현으로 의로운 목적에 따라 자발적으로 모인 조직임을 강조했습니다. 아시아투데이도 <“2030 남성 직장인 모였다…윤 불법 체포 시도 막을 것”>(1월 9일 박영훈 기자)에서 스카이데일리와 마찬가지로 김정현 씨 인터뷰를 전했습니다.
체포영장 막겠다는 백골단 스피커 노릇한 언론
언론은 백골단의 국회 기자회견도 거리낌 없이 보도했습니다. 아주경제는 <‘백골단’ 부활선언…“강력한 수단 동원해야 위기상황 극복”>(1월 9일 이성휘‧이다희 기자)에서 “백골단은 이승만 정부 시절 당시 자유당이 조직한 정치깡패 집단의 명칭이자, 1980~1990년대 민주화 운동을 진압했던 사복경찰관”을 일컫는다고 설명하면서도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저지하기 위해 ‘백골단’이 부활”했다며 ‘부활’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백골단의 일방적 주장도 그대로 전했습니다. 조선비즈 <윤 지지 ‘2030 백골단’ 대표 “무리하게 체포하면 내전 가능성”>(1월 9일 최정석 기자), TV조선 <국회로 ‘백골단’ 데려온 김민전…“무리한 윤 체포 시도 중단해야”>(1월 9일 박한솔 기자)의 보도내용도 대동소이합니다. TV조선 <티조 클립/“윤 대통령 무리한 체포 시도 중단할 것 엄중 경고한다”>(1월 9일)와 <티조 클립/“백골단은 반공청년단 예하 조직”>(1월 9일), 채널A <현장영상/“백골단? 공식 명칭은 반공청년단”>(1월 9일)은 각 8~10분가량 영상으로 백골단 기자회견을 전했습니다.
또한 아이뉴스24 <김민전 “한남초 청년들 열정에 감동…‘백골단’ 명칭, 내가 정할 문제 아냐”>(1월 9일 설래온 기자)와 매일신문 <김민전 느닷없이 “백골단 기자회견은 사기, 김민전 이용당했다” 글 공유>(1월 9일 황희진 기자)는 백골단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한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 입장을 상세히 전했습니다. ‘대통령 윤석열 체포 시도 저지’라는 불법행위를 목표로 설립된 백골단의 뜻에 동조한 김민전 의원의 스피커 노릇까지 자처한 것입니다.
김재원 “윤석열 체포시도 잘못…백골단 민심 엄중함 상징”
공영방송 KBS의 시사대담 프로그램 <사사건건>(1월 9일)에서는 백골단을 근거로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이 잘못된 것이라는 얼토당토않은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백골단은) 대통령을 체포하고 구속하려는 이런 시도가 얼마나 잘못되었나 하는 생각에 자발적으로 모여서 (중략) 나와 있다”, “(백골단이) 현장에 나와서 활동하고 있는 이 민심의 엄중함을 알아야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여당 전 최고위원이 공수처의 적법한 체포영장 집행이 ‘얼마나 잘못되었나’라고 하는가 하면, 군사독재정권의 국가폭력으로 일컬어지는 백골단을 ‘옛날 체포조 경찰관’으로 지칭하며 사실을 왜곡했습니다. 적법한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겠다고 나선 이들을 보며 “민심의 엄중함을 알아야 된다”고도 했습니다. 진행자 송영석 KBS 기자와 출연자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무런 정정도 반박도 하지 않았습니다.
△ 대통령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한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1/9)
* 모니터 대상
2025년 1월 8일 오후 4시 28분~10일 오후 2시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검색어 ‘백골단’으로 검색한 뒤 나온 관련 기사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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