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겨울호][회원의날 참여후기 ②] 민언련 40년, 회원들의 굳건한 지지가 절실한 때
등록 2024.12.1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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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의날 참여후기 ②

 

민언련 40년, 회원들의 굳건한 지지가 절실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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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6일(토) <SJL 민언련>에서 팀게임을 즐기는 공시형 대의원(오른쪽)

 

고대 중국의 병법가 오기는 저서 오자병법에서 말했다. ‘싸워서 이기기는 쉬워도 지키기는 어렵다’고. 그래서일까? 박근혜를 탄핵으로 몰아냈지만 겨우 5년 만에 다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파괴자를 대통령으로 잘못 뽑아 우리 사회의 모든 긍정적 가치와 국가 행정 시스템이 송두리째 파괴되는 꼴을 목도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런 기가 막힌 상황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은 40주년을 맞았다.

40주년 회원모임에서 가장 많이 들린 말은 우리 회원들의 탈력감, 무력감이었다. 어쩌면 그건 당연한 일이다. 윤석열 정권 들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자체가 실시간으로 침몰해 가고 있는 것을 모두가 눈으로, 피부로 느끼기 시작했다. 우리 사회는 이를 미연에 방지할 골든타임이었던 2004년(행정수도 이전 논란이 있던 해)부터 2016년까지의 시간을 ‘박정희의 유령’을 쫓아내느라 허비해 버렸다. 전임 문재인 정권은 조국 사태로 개혁 동력을 잃고 코로나 사태에 대처하느라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아내는 데 그칠 뿐이었다. 이 모든 결정적 시간을 허비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언론이었는데 우리 민언련은 그런 언론의 문제 중 하나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고 언론환경은 더 악화된 것처럼 보인다. 민언련 40년 역사에서 뼈저리게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하지만 동시에 민언련의 길이 틀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회원모임의 미디어리터러시 강연 또한 그것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유튜브와 대안언론의 발달로 레거시 미디어의 영향력은 줄어든 것 아니냐고. 그러나 대안적 매체가 수적으로 많아진 것처럼 보여도, 시스템의 힘으로 중요한 사실관계를 확정&특정하고 능동적으로 대안매체를 찾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소식을 확산시킬 수 있는 레거시 미디어의 영향력은 여전히 중요하다.

정준희 교수가 강연에서 지적했듯이, 이미 축적된 레거시 미디어의 자본과 하드웨어를 기존보다 영향력이 약해졌다고 해서 무시하고 냉소할 수는 없다. 조중동만 해도 대중에게 아무런 영향력이 없어 보였지만,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윤석열 정권에서 이미 목도하지 않았는가? 신원식, 성태윤 등 윤석열 정권에서 중책을 맡은 인사들이 이들 언론의 칼럼란에서 체급을 키운 인사들이다. 대중들은 조중동에 관심이 없을지라도 관공서에 조중동이 공급되고, 정책생산자들이 조중동을 읽고, 그들이 민생에 영향을 미친다. 레거시 미디어 감시와 언론정책을 포기하고 유튜브과 같은 ‘뉴미디어’에 올인하자는 것은 스스로 설 땅을 줄이는 행위다.

그래서 40주년을 맞은 민언련이 앞으로 해야 할 역할도 명확하다. 조중동과 같은 위선적 정파언론의 해악을 줄이고 더 안정적인 공영방송 시스템을 세우기 위해 새로운 문제제기가 아닐지라도, 해결될 기미가 없어 보여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대안을 만들고 그것이 관철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만, 지나간 날보다 오늘 조금 더 잘 해야 할 필요는 있겠다. 우리 회원들의 굳건한 지지가 절실하다.

 

공시형 대의원

 

▼날자꾸나 민언련 2024년 겨울호(통권 229호) PDF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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