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_
[공동기자회견문]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KBS 사장후보 선임은 원천무효다자유언론실천선언 50주년을 맞는 오늘 권력은 여전히 언론자유를 탄압하고 권력의 시녀가 되기를 종용하고 있다. 언론 통제를 넘어 정권을 위한 말만 하라는 ‘입틀막’을 강요하고 있다.
KBS 이사회는 어제 제27대 사장 후보자로 박장범 씨를 선출했다. 박장범 씨가 어떤 인물이던가. 올해 초, 대통령과의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가 받은 명품가방을 ‘조그만 파우치’라고 말하며 사건을 축소하는데 진력을 다한 자다. 그 한 마디로 국민의 방송인 KBS를 용산의 방송으로 전락시킨 주인공이다. 한술 더 떠 논란이 일자 본인이 직접 진행하는 뉴스에서 ‘파우치라는 표현이 맞다’는 취지로 해명까지 보태며 공영방송을 사유화한 자다.
용산은 이런 박장범 씨의 태도가 아주 흡족했던 모양이다. ‘대통령 술친구’라던 박민 사장을 내팽개치고 박장범 씨를 차기 사장으로 낙점했으니 말이다. 소수이사들이 퇴장한 상태의 1차 투표에서 바로 과반 넘는 득표를 했다는데 모종의 지시나 사전 담합이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부당한 외부 개입이 없이는 실현되기 어려운 일이고, 그 개입 주체는 끝까지 김건희 여사를 보호하겠다는 대통령실이 아니고선 설명되지 않는다. 누가 지시하고, 어떤 과정으로 실행되었는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
이번 KBS 차기 사장 선임은 정권이 공영방송을 장악해 무엇을 하려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 사건이다. 정권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보도, 정권을 보호할 방송, 정권의 허물에 눈감는 언론이 되라는 윤석열 정권의 ‘의지’를 재차 드러낸 것이다.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언론 본령을 역할을 포기하라는 아니 폐기하라는 요구다. 자유언론실천선언 50년이 되는 지금 권력이 언론을 대하는 자세는 바뀌지 않았고, 우리 사회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한 상황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시민사회는 이미 KBS 차기 사장 선임 자체가 원천무효임을 선언했다. 법원이 2인 체제 방송통신위원회 의결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만큼, 이진숙-김태규 2인 체제 추천을 받아 임명된 KBS 이사 7명은 차기 사장 후보자를 공모·선출할 자격이 없다. 아울러 공영방송 사장선임 절차로 자리잡은 시민평가 과정을 배제한 것은 국민 목소리를 듣지 않겠다는 점에서 선출과정도 정상적이지 않다. 게다가 지원자들은 망가진 KBS 책임자들이거나 방송 문외한이어서 자격이 없다. 이런 이유로 KBS 소수이사들은 차기 사장 후보자를 선출한 이사회 의결이 무효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시민·언론·사회단체는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KBS 차기 사장 선임 과정과 결과가 모두 원천무효임을 다시 천명한다. 그리고 요구한다. 윤석열 정권은 더 이상 국민의 방송 KBS를 정권의 시녀, 애완견으로 만들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KBS를 정권에 헌납한 낙하산 이사 7명은 즉각 사퇴하라. 국회는 국민이 공영방송 KBS의 진정한 주인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라. 우리는 공영방송 KBS를 국민에게서 빼앗아가려는 일체의 시도를 거부한다. 자유언론실천선언 정신으로 KBS를 국민의 방송으로 지키기 위한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것을 선언한다.
2024년 10월 24일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