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광복절에 방영한 이승만 전 대통령 찬양다큐 ‘기적의 시작’이 협찬고지 위반만 6회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부터 방영까지 총체적 문제를 드러내며 역사왜곡, 정치편향, 저질다큐, 불법협찬으로 논란이 확대된 ‘기억의 시작’은 KBS 부실 내부심의도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KBS <독립영화관> 편성작 ‘기적의 시작’이 최소 6개 사항에서 방송법 시행령 및 협찬고지 규칙을 위반했다며 9월 3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민원을 내고 엄정한 조사를 요구했다. KBS 구성원들과 역사·언론·시민단체, 시청자들의 거센 반대에도 방송이 강행된 ‘기적의 시작’은 영화진흥위원회조차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독립영화로 인정하지 않은 졸작이다.

더욱이 KBS는 통상 독립영화 구매비용의 두 배인 1,000만 원을 들여 외부에서 구매한 ‘기적의 시작’을 방영하면서 광고와 유사한 효과를 내는 ‘제작지원’이나 ‘제공’ 등의 불법 협찬고지를 했다. 협찬고지 범위를 정한 방송법 제74조, 방송법 시행령 제60조, 방송심의 규정 제46조를 위반한 것이다. 현행법은 방송사의 공익성 캠페인, 문화예술·스포츠 등 공익행사, 방송프로그램 제작 등에 한해 협찬고지를 허용하며 고지시간, 허용시간대, 횟수, 표기 등 상세한 기준을 정해놓았다.

방송법 시행령 제60조(협찬고지) 2항 1호에 따라 정치적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단체는 협찬고지를 할 수 없음에도 <기적의 시작>엔 대한역사문화원, 프리덤칼리지장학회 등이 자막과 함께 등장한다. 프리덤칼리지장학회는 ‘자유우파의 신념과 가치관을 가진 청년인재들을 길러내고 시민들을 계몽’하는 것을 설립목적으로 하는 정치적 단체로 대한역사문화원 역시 프리덤칼리지장학회 산하조직으로 홈페이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기적의 시작’은 협찬고지 규칙 제8조(텔레비전방송채널) 3항과 6항이 정한 횟수 등도 위반했다. 프로그램 종료 시 1회에 한하는 협찬고지를 시작 시점에는 제공·제작지원으로, 종료 시점에는 자료제공으로 연달아 고지해 횟수를 어겼다. 그밖에도 수시로 촬영협조와 자료제공을 자막으로 고지해 시청자의 시청 흐름을 방해했다.

그런데도 방영 전 내부심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김동윤 KBS 편성본부장이 부적절한 역사왜곡 장면을 삭제하거나 편집하는 등 제작자율성을 침해하며 직접 후반작업에 나섰지만 정작 불법협찬은 걸러지지 않았다. 협찬고지 위반 과태료는 700만원에서 1천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다.

[첨부] <독립영화관> ‘기적의 시작’ 협찬고지 위반사항 : 2024년 8월 15일 밤 11시10분(약 8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