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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정서 ‘못났다’는 조선일보, 도넘은 친일·매국 망언 편들기
윤석열 정부가 친일반민족 색채를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김태호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은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며 “국익을 중시한 것”이란 친일발언을 내놓고, 각 부처 장관과 방송통신위원장까지 ‘1945년 광복’을 부정하는 망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허동현 국사편찬위원장, 김낙년 한국학중앙연구원장,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등 3대 역사기관 수장은 뉴라이트·극우 성향 인물로 채워지고, 관련 공공기관으로 넓히면 그 인원이 20여 명에 달합니다. 심지어 독립운동 정신을 기리고 올바른 국가관 확립에 앞장서야 할 독립기념관장에 뉴라이트 김형석 전 대한민국역사와미래 이사장이 임명됐는데요.
이를 계기로 강제징용 노동자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의 피눈물을 외면하는 윤석열 정부의 친일행태를 비판하는 여론이 크게 일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오래된 신문으로 친일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조선일보는 이번에도 역사왜곡을 부정하며 뉴라이트와 극우 인사들의 망언을 옹호하고 나섰습니다. 국민들의 반일정서에 대해 ‘못났다’고 표현하며, 윤석열 정부 인사들의 매국적 발언에 비판 한마디 없이 편드는 조선일보의 보도행태를 살펴봤습니다.
1면에 ‘일장기’ 새겨넣은 신문
△ 조선일보 제호 위에 일장기를 올린 1940년 1월 1일 조선일보 1면
일제강점기 조선일보는 천황폐하를 부르짖으며 친일언론으로 변절했습니다. 1937년 1월 1일 1면에 일왕 부부의 사진과 일장기를 크게 보도한 것을 시작으로 1940년 8월 폐간까지 해마다 새해 첫날 1면에 일왕 부부의 사진을 게재했습니다. 1936년엔 “대일본 제국의 신민으로서 천황폐하께 충성을 다하겠다”는 신년사를 실었습니다. 1940년 1월 1일 1면에는 조선일보 제호 위에 일장기를 올려 일본 신문과 다름없는 모습이었는데요. 이후 11번이나 주요 기념일마다 1면에 일장기를 새겨 넣었습니다.
뉴스타파 <족벌-두 신문 이야기>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일제강점기 시절 지면을 분석해 친일행적에 대해 낱낱이 밝혔는데요. 조선일보는 일제 침략전쟁 수행과 지원병 제도, 식민지 수탈에 호응하며 반민족 보도에 앞장섰고, 폐간조차 조선총독부 요구에 각서를 제출한 뒤 보상금 80만원을 수령하는 것으로 끝맺었습니다. 창간 104년을 맞는 지금도 조선일보의 친일 색채는 변함이 없는데요. 윤석열 정부의 노골적인 극우·뉴라이트적 역사관에 동조하고,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관지 수준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대착오 반일’ 주장하며 ‘친일협력’ 보도 쏟아내
조선일보는 8월 21일 1면 <정치권의 ‘못난 반일’>(윤수정·김동현 기자)에서 “일본과의 장벽이 허물어지며 양국의 협력이 강화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 같은 친일·반일 편 가르기는 옛 틀을 벗어나지 못한 소모적 정치 논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외교 분쟁이 촉발한 무역갈등”이 “몇 년 사이 기업 활동과 민간소비가 상호 간에 회복되면서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고도 언급했는데요. 2면 <한국 스타트업은 열도로...일본 첨단기업은 한반도로>(윤진호·안상현 기자)에서는 한·일관계가 “사실상 시장 통합에 가까운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내놨습니다. 조선일보는 과거사를 부정하고 외교 분쟁을 촉발하며 악화된 한·일 관계의 원일 제공자였던 일본 정부의 일방 제재에 대한 비판은커녕 언급조차 없었는데요. <사라진 문화 국경...일본 사로잡은 K팝 이어, J팝도 한국서 열풍>(윤수정·김동현 기자)에서 역시 양국의 문화교류에 대한 긍정 일색의 보도로 장밋빛 미래만 전했습니다.
조선미디어그룹, 올해만 일본 여행 9회 주최
일본 문화를 홍보하는 보도도 연이어 조선일보 지면을 채우고 있습니다. <빅 3백화점, 일 캐릭터 모시기 경쟁...유니클로도 매장 확대>(8월 21일 석남준·신지인 기자)는 올해 상반기에만 444만 명이 일본을 방문했으며 일본맥주, 캐릭터 등 인기가 높다고 보도했습니다. “요즘 소비자들을 일본 것인지 아닌지 거의 관심이 없다”는 익명의 유통업 관계자 발언과 함께 “‘죽창가’ 논란 때와는 판이하게 달라진 게 요즘 일본 관련 업계의 분위기”라는 소식을 전했는데요.
<한일 여행객들의 ‘성지순례’>(8월 22일 정우상 논설위원)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과 드라마·영화를 본 여행객들이 촬영지를 찾는 ‘성지순례’가 한창이라며 ‘너의이름은’, ‘슬램덩크’, ‘고독한 미식가’등 유명 작품의 배경이 된 여행지에 대한 상세 정보를 전했습니다. ‘영화·드라마 속 촬영지 방문’은 다른 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여행 트렌드일 뿐 차별화된 점은 없었는데요. 일본 교류를 강조하고, 친일 시각을 강조하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이는 보도입니다.
△ 일본 규슈 기행을 떠나자는 조선일보(8/16)
조선일보는 9월 [‘메이지유신’ 규슈 인문여행]도 준비 중인데요. “조선일보가 한·일 관계사 전문가인 손승철 강원대학교 명예교수와 함께 일본 규슈 기행을 떠난다”며 “일본 근대화의 시작을 알린 현장을 탐방하고 한·일 관계사의 흔적을 짚어보는 고품격 인문여행”으로 소개했습니다. 조선일보는 7월 26일부터 8월 말까지 10차례에 걸쳐 해당 여행을 홍보하는 글을 게재했습니다.
조선미디어그룹은 올해에만 후쿠오카·오사카(2월), 나라·와카야마(3월), 도쿄(4월), 교토(5월), 규슈(6월), 아오모리(6월), 시모노세키~도쿄(6월), 큐슈(6월), 큐슈(9월) 등 총 9차례 걸쳐 일본 여행을 주최했는데요. 건축·미술·역사에 이르기까지 분야도 다양합니다. 그 밖의 국가는 영국·프랑스(5월), 홍콩(8월) 2회뿐입니다.
‘기미가요 잠시 나와도 무심해야 한다’?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에 출전한 재일한국계 교토국제고는 8월 23일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4강부터 경기장에서 교가를 트는 관례에 따라 교토국제고 교가는 세 번에 걸쳐 NHK에 생중계됐는데요. 조선일보 <기자수첩/공영방송에 “동해바다~” 노래 나와도 일(본)선 아무말 없었다>(8월 21일 김동현 국제부 기자)는 교토국제고에 등장하는 ‘동해’는 일본 공식 명칭으로는 ‘일본해’라며 “일본 공영방송이 자국 영해를 다른 나라 기준에 따라 부르는 장면을 방영한 셈”이지만 “일본 사회에서 비난이 일었다거나 NHK에 항의가 쇄도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동현 기자는 NHK가 “일본어 자막에 ‘동해’를 ‘동쪽의 바다’라고, 사실상 그대로 번역해 내보냈다”며 한국어를 못 알아들어서 항의가 없던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는데요. “NHK에 반복해서 흘러나오는 ‘동해’란 단어와 이에 대한 일본인들의 무심한 태도를 보면서 지난 광복절 한국에서 일어난 일을 돌아보게 됐다”며 공영방송 KBS가 ‘나비부인’을 방영했던 일을 두고 “유럽 거장의 대표적 오페라에 기미가요가 잠시 나온다고 그렇게까지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지는 한번 생각해 볼 문제”라는 황당한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교토국제고 고시엔 우승 ‘혐한’ 침묵
‘동쪽의 바다’가 “동해를 사실상 그대로 번역했다”는 조선일보 주장과 달리 국내 여러 언론은 NHK의 왜곡된 자막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헤럴드경제 <한국어 교가 “동해→동쪽 바다” 왜곡…서경덕 “NHK에 항의”>(8월 21일 최원혁 기자)는 NHK가 “고유명사인 ‘동해’를 ‘동쪽의 바다’로 바꿔서 방송하고 ‘한국의 학원’이란 가사 역시 ‘한일의 학원’으로 원래 뜻과는 다르게 송출”했다며 “명백한 잘못”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또한 고시엔에 교토국제고 교가가 방송될 때마다 “일본 극우 세력들은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혐한 게시물을 지속적으로 올리며 논란”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항의가 쇄도한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는 조선일보 김동현 기자의 주장과는 딴판입니다.
△ 교토국제고 교가를 문제 삼는 혐한 여론 문제를 전한 MBC(8/21)
MBC도 교토국제고 교가에 대한 일본 내 빗발치는 항의를 보도하며, 선수들과 학교가 차별·혐오로 위축돼 우승의 기쁨조차도 마음껏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MBC <우승하자 쏟아진 ‘혐한’..정치권도 가세>(8월 24일 현영준 기자)는 “교토국제고가 승리할 때마다 NHK에서 울려 퍼진 한국어 교가가 우승을 계기로 혐한 정서를 더욱 자극했다”며 “교토 지사가 나서 일본인들에게 자제를 촉구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한국 정부의 일방적인 노력에도 차별과 혐한, 일본의 마음은 좀처럼 바뀌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는데요. ‘무심한 태도’라는 감상평은 조선일보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했습니다.
‘친일·반민족’ 비판, 야당 정치공세로 치부
조선일보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일제 식민 지배를 미화하거나 친일 반민족 행위를 찬양·고무한 사람이 공직을 맡거나 공공기관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도 비판했는데요. <일제 치하도 아닌데...“밀정 정권”“총독부 10대 총독”>(8월 21일 김경화 기자)에서 “(야당은) ‘친일 정부’ 공세가 여론전에서 나쁘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정치권의 친일·반일 공방을 ‘낡았다’고 표현했습니다. ‘뉴라이트’ 논란이 불거진 김형석 독립기념관장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친일 실언에 대해서도 더불어민주당이 문제 삼고 있다고만 언급했을 뿐 비판이나 부정적인 여론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 친일발언 비판 없이 ‘정치권의 낡은 공방’이라고 주장한 조선일보(8/21)
‘친일인명사전’ 비판하며 김형석 친일망언 감싸기
조선일보 8월 12일에도 10면 전체를 할애해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극우적 친일발언을 옹호했습니다. <뉴라이트 독립기념관장? “논문·저서 살펴보면 아니다”>(8월 12일 유석재 기자)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독립운동사를 전공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뉴라이트 인사’나 ‘친일적 인사’로 볼 수 없다는 익명의 ‘학계’ 주장을 전했는데요. 김 관장의 ‘친일인명사전 오류 주장’에 대해서도 “‘친일인명사전’은 출간 당시부터 선정 기준이 정략적이고 편향적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아”왔다며, 잘못을 지적하는 것을 두고 “결격 사유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논지로 감쌌습니다.
더불어 “안익태와 백선엽은 부정적 평가 못지않게 애국가 작곡과 6·25전쟁의 공적 등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인물”이고 “특정 인물과 사실을 항일 아니면 친일이라는 극단적 잣대로 재단할 수는 없다는 것은 학계만이 아니라 일반의 상식”이라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건국절 논란’에 대해서도 ‘1948년 8월 15일’을 광복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논쟁의 대상이 될 수는 있어도, 이를 친일적인 발언이라고 매도하기는 어렵다”고 했는데요. 독립기념관장 임명 논란을 두고는 “독립유공자 유족이 독립기념관장을 맡아 왔던 관례가 연속으로 깨진 것에 대한 반발”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근거 없는 해석을 내놨습니다.
1948 건국절, ‘1919 임시정부 부정’한 역사 왜곡
이승만 전 대통령은 1948년 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대한민국 30년 8월 15일”이라 언급했습니다. ‘대한민국 30년’은 임시 정부를 수립했던 1919년부터 30년이란 의미입니다. 그러나 이승만 업적을 추앙하고 국부로 삼아야 한다는 뉴라이트의 경우 이승만 전 대통령 발언과도 상반되는 ‘1948년 건국절’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1948년까지 대한민국 정부가 없었다는 이들의 주장은 ‘3ㆍ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헌법 전문 역시 부정하는 것입니다.
일제강점기 우리 국민의 국적이 ‘일본’이라는 주장도 한반도 식민지배가 합법적이며 정당하다는 일본 극우의 주장과 맞닿아있는데요. 우리 주권은 일본의 강압으로 제한되었을 뿐, 대한제국부터 대한민국으로 이어지는 국가의 정체성은 존속돼 왔습니다. 일제강점기 일본인과 달리 우리 국민을 차별적으로 대했던 역사가 버젓이 존재함에도 ‘국적 상실’ 및 ‘일본인’ 등을 운운하는 것은 친일 매국 발언이나 다름없는데요. 1965년 체결한 [한일기본조약]은 “1910년 8월 22일 및 그 이전에 대한제국과 대일본제국 간에 체결된 모든 조약 및 협정이 이미 무효임을 확인한다”고 명시했으며, 이는 1910년 한일병합조약을 포함한 일본의 불법적 식민지배가 원천적으로 무효임을 선언한 것입니다. 즉, 건국절 문제를 논쟁으로 치부하며 친일발언 옹호에 급급한 보도태도는 광복 79년을 맞은 지금까지도 조선일보가 친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조선일보, 친일 과거부터 반성해야
미디어오늘 <친일인명사전, 조선일보 방응모를 뭐라고 기록했을까?>(2020/3/3 장슬기 기자)에 따르면, 2009년 11월 출간된 친일인명사전에는 조선일보 9대 사장 방응모의 친일행위가 기록됐습니다. 방응모의 양손자 방우영 전 조선일보 명예회장은 “방응모 전 사장이 친일을 한 적 없다”며 정부에 친일반민족행위결정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는데요. 법원은 방응모가 잡지 ‘조광’(1935년 창간)에 “일제 동조 논설을 쓰고 일제 징병을 권유한 행위” 등 친일행위를 벌였다고 인정했습니다.
미디어오늘은 “여전히 조선일보가 ‘친일신문’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는 조선일보와 방 사장 일가가 방응모의 친일행적을 제대로 반성하지 않아서”라고 꼬집었는데요. 조선일보는 친일인명사전 오류를 주장하기에 앞서 과거를 반성하고 친일 반민족 보도를 중단하는 것이 80년 광복절을 앞둔 언론으로써 필요한 태도가 아닐까요.
* 모니터 대상 :2024년 8월 1일~29일 조선일보 온라인·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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