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방송 모니터_
이진숙 방통위원장 편드는 언론은? 매경‧서경 탄핵추진 ‘겁박’ 비난
등록 2024.08.01 17:47
조회 224

윤석열 대통령은 7월 31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임명을 강행했습니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적절한 법인카드 유용과 극우·편향적 발언, 노조탄압, 사회적 참사 공감능력 결여 등 공직자 후보로서 부적격한 사유가 차고 넘쳤음에도 윤 대통령은 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후보자를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임명했는데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대통령실 임명발표가 나기도 전에 통상적인 임명장 수여식과 현충원 참배도 생략한 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했습니다. 이후 같은 날 임명된 김태규 방송통신위원과 2인체제로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회의공지 절차도 생략하며 속전속결로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의결했습니다.

 

야6당(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새로운미래·기본소득당)은 8월 1일 ‘2인체제’ 방송통신위원회 의결이 위법이라며 이진숙 위원장 탄핵소추안을 발의했습니다. 공영방송 이사 지원자들도 절차적 하자를 주장하며 ‘공영방송 이사 선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나설 것이라 하는데요. 하루 만에 벌어진 이진숙-김태규 ‘2인체제’ 방송통신위원회의 위법한 공영방송 이사 선임 의결 관련 보도를 살펴봤습니다.

 

‘이사 선임 당사자’ KBS, 올림픽이 더 중요해?

구분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보도건수

(첫 보도순서)

2

(14번째)

3

(톱보도)

1

(9번째)

2

(톱보도)

3

(톱보도)

2

(5번째)

2

(4번째)

 

구분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보도여부

(첫 보도순서)

5

(톱보도)

4

(톱보도)

2

(8면)

2

(1면)

6

(톱보도)

3

(1면)

3

(1면)

1

(6면)

△ 방송사 저녁종합뉴스(7/31)․신문 지면(8/1) ‘이진숙 방통위원장 임명’ 보도건수와 첫 보도순서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임명을 보도한 방송뉴스는 보도 순서에서부터 온도 차가 확연하게 드러났습니다. MBC·JTBC·TV조선은 저녁종합뉴스 톱으로 이진숙 임명·공영방송의 이사선임 소식을 전했는데요.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이사 11명 중 여권추천 이사 7명만 선임된 공영방송 KBS는 ‘파리올림픽 소식’에 뒤이어 14번째 순서로 보도했습니다. KBS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임명...공영방송 이사 선임>(김유대 기자)은 “방송통신위원이 한 명도 없는 사상 초유의 상황은 오늘 일단 해소됐지만, MBC 방문진 이사 선임 등을 놓고 갈등은 계속”된다고 언급했는데요. 일사천리로 진행된 ‘2인체제’ 아래 위법적 공영방송 이사 선임에 대해서는 야6당이 “사상 초유의 3연속 방통위원장 탄핵 시도가 추진될 예정”이라며 설명 없이 언급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반면 공영방송 MBC <이진숙 임명 ‘강행’..MBC·KBS 이사 교체 ‘강행’>(홍의표 기자)은 윤 대통령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선 이 위원장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불거졌지만, 누가 뭐라든 개의치 않고 임명을 강행”했다고 비판했는데요. 이 위원장이 취임 첫 일성으로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를 말하자마자 속전속결로 7시간 만에 ‘2인체제’로 회의를 열어 “MBC와 KBS의 이사진 교체안 의결”을 해치웠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진 보도 <다시 ‘2인 체제’ 가동..“이진숙 법카 검찰 고발”>(이혜리 기자)에서는 새로 구성된 방송통신위원회가 “위법성 논란이 큰 '2인체제'에서 주요 의사결정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 상임위원 정원 5명 중 절반에도 못 미치는 '파행'은 여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선일보·한국경제, 위법적 2인체제 ‘복원’?

신문보도 역시 확연히 차이가 드러났습니다. 조선일보와 한국경제는 8면, 6면에 소식을 싣고 방송통신위원장 임명 강행과 공영방송 이사선임 문제를 낮은 비중으로 다뤘습니다. 조선일보는 그간 방송4법을 ‘MBC 사수’ 법안이라고 비판해왔는데요. KBS 이사회와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를 여권 우위로 재편하기 위해 취임하자마자 규정과 절차마저 어기며 이사 선임 절차를 밀어붙인 ‘2인체제’ 방송통신위원회 행태에 대해서는 ‘2인체제’ “복원”이라 표현했습니다.

 

한국경제 <이진숙, 취임날 방문진·KBS 이사 교체…야, 또 탄핵 예고>(양길성 기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경제는 윤 대통령의 “이번 인선으로 ‘방통위원 0인 체제’가 됐던 방통위는 의결 정족수를 채운 ‘2인체제’로 복원”됐다며, 방송통신위원회의 이사진 선임으로 “공영방송 이사가 여권 우위로 전환”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야당의 “탄핵 추진에도 헌재 판단이 나올 때까지 직무정지 상태로 자리를 지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며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를 마친 만큼 급하게 사퇴할 이유가 사라졌다”는 정치권 관계자의 발언을 전했는데요. 이사진 교체를 통한 ‘공영방송 장악 및 사수’가 이진숙-김태규 ‘2인체제 방송통신위원회 목표였음이 확연히 드러났는데도 이런 문제는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매일경제·서울경제, ‘이진숙 탄핵=겁박’ 비난

매일경제와 서울경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시도를 더불어민주당의 ‘꼼수’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는데요. 야6당의 이진숙 위원장 탄핵추진을 가장 강도 높게 비난한 언론은 매일경제입니다. <사설/이진숙 출근 첫날 탄핵 겁박한 야…국정파행 언제까지 봐야하나>는 더불어민주당이 “탄핵소추를 거론하며 파렴치함을 또 드러냈다”며 “처음 출근한 고위공직자를 상대로 탄핵부터 꺼낸 것은 정치 도의를 저버린 비상식적 행위”라고 비난했는데요. 탄핵 예고는 “친야 성향 이사들을 방문진에 존속시켜 특정 매체를 정략적으로 활용하려는 꼼수”라며 “방송 정책의 파행을 막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방통위원장 탄핵을 일삼는 후안무치한 행태”를 멈추라고 요구했습니다. 매일경제는 국회 상임위원회에 이진숙 위원장을 불러 현안질의하는 것조차 “업무 파악이 안 된 이 위원장을 상대로 탄핵에 앞서 망신주기”라고 감쌌는데요. 업무 파악도 없이 공영방송 이사선임을 강행한 이진숙 위원장의 폭주나 친여성향 이사들만 선임한 편파성엔 입을 닫았습니다.

 

2.JPG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추진을 비난한 매일경제 사설(8/1)

 

서울경제 <사설/방송통신위원장 출근 첫날 탄핵 겁박, 군사작전식 국정 마비 시도다>도 “국정 마비를 노리는 것은 ‘다수의 폭정’”이라며 “다수당이 특정직 인사를 대상으로 세 번 연속 탄핵을 시도하는 것은 파렴치한 처사”라고 야당의 탄핵추진을 비난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마비 책임을 전부 더불어민주당에 돌리기도 했는데요. “치킨게임같이 전개되는 여야의 무한 정쟁은 민주당이 다수 의석의 힘으로 탄핵·입법 폭주를 하면서 시작됐다”며 “MBC 경영진 교체를 막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송 지형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야당을 힐난했습니다.

 

동아일보, 공영방송 여당에 유리하게 바꾼 ‘꼼수’

반면, 동아일보는 기습적으로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처리한 ‘2인체제’ 방송통신위원회를 오히려 ‘꼼수’라고 비판했습니다. <사설/어제 하루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벌어진 황당한 일>은 “이 위원장과 김 상임위원은 임명장 수여식과 현충원 참배도 건너뛰고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을 1호 안건으로 서둘러 처리”했다며 절차 문제를 짚었습니다. “방통위 회의 운영규칙에 따라 전체회의 안건은 부득이하고 긴급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48시간 전 상임위원들에게 전달하고 24시간 전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해야 하는데, “8월 12일과 31일 각각 임기가 끝나는 MBC와 KBS 이사 선임이 통상 절차를 생략해야 할 만큼 부득이하고 긴급한 안건일 리 없다”며 “야당의 탄핵안 표결에 앞서 공영방송 이사진을 여당에 유리하게 바꿔놓으려는 꼼수”라고 꼬집었습니다.

 

한겨레, 윤 대통령 방송 장악 ‘막장 드라마’

3.JPG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법인카드 유용을 보도한 한겨레(8/1)

 

한겨레는 이진숙 위원장이 임명된 다음 날에도 불법적 법인카드 유용이 또다시 드러났다고 새로운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이진숙, 출장신고 없이 제주 가서 법인카드 썼다>(심우삼 기자)는 이진숙 위원장이 국내 출장기록 없이 업무와 무관하게 주말(2017년 12월 16~17일) 이틀간 제주도를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며, 관용차 이용과 법인카드 사용기록 8건 약 10만원 결제내역이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하이패스 기록, 관용차 운행기록부, 수행기사 법인카드 내역 등 구체적 근거도 제시했습니다.

 

한겨레는 <사설/취임 당일 공영방송 이사 물갈이, 윤 정권 이성 잃었나>에서 ‘2인체제’ 방송통신위원회의 새 이사진 선임 의결을 두고 “방송 장악을 위해서라면 어떤 무리수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반민주적 행태”라고 날 선 비판을 했는데요. “이 위원장 임명부터 공영방송 이사 ‘물갈이’에 이르는 과정은 전광석화와 같았다”며 “윤석열 정권이 이처럼 단 하루도 지체할 수 없다는 듯 속도전을 펴는 이유는 눈엣가시 같은 문화방송을 하루빨리 한국방송과 같은 ‘땡윤 방송’으로 만들겠다는 조바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공영방송을 ‘대통령의 방송’으로 만들기 위해 장관급 공직을 한낱 소모품으로 전락”시켰다며 “방송 장악에 혈안이 돼 이성을 잃었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게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개탄했습니다.

 

* 모니터 대상

① 방송 : 2024년 7월 31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9>, 채널A <뉴스A>, MBN <뉴스7>

② 신문 : 2024년 8월 1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지면 기사, 서울경제 온라인 기사

 

<끝>

 

monitor_20240801_044.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