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2024총선미디어감시단 : 선거심의를 심의하다⑨]
“백이 아니라 파우치” 디올백 논란에 법정제재 예고2024총선미디어감시단은 2월 29일 출범부터 신문·방송·종편·보도전문채널, 지역 신문·방송, 포털, 유튜브, 심의 등을 모니터링하여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14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모니터링 9차 보고서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작성해 4월 12일(금)에 발표했습니다.
2024년 4월 11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14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회의가 열렸습니다. 이날 안건은 총 11건으로 의견진술 3건, 지난 회의에서 의결보류돼 넘어온 2건, 일반 안건 6건이었습니다. TV조선 대상 안건은 권재홍 부위원장(공정언론국민연대 추천), 이미나 위원(한국미디어정책학회 추천)이 TV조선 관련 이력으로 심의를 회피했습니다. 심의한 11건 대상과 결과는 아래 표와 같습니다.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14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심의 안건 목록(2024/4/11) ©민주언론시민연합
의견진술을 진행한 3건 모두 제재가 결정되었습니다. cpbc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 채널A <뉴스TOP10>이 법정제재 경고를 받았습니다. 이로써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방심의위에서 지금까지 확정된 법정제재 건수는 20건입니다.
나머지 8개 안건 중 절반인 4건에 법정제재를 전제로 한 의견진술이 결정되었습니다. 의견진술로 결정된 방송사 프로그램의 내용을 살펴보면, 채널A <뉴스A>는 후보와 관련된 오보, 대전MBC <MBC 뉴스데스크 대전>은 각 선거구의 후보를 다룬 인터뷰와 관련된 내용으로 선거 후보들을 다룬 선거방송이었습니다. 그러나 MBC <스트레이트>는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여러 논란을 다룬 편이었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의 경우 위성정당 창당에 대한 내용도 민원에서 지적했지만 선방위원들이 주로 논의한 내용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의 특별사면 소식에 대해 다룬 부분이었습니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서 다루는 안건이 선거방송이 맞느냐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날 본격적으로 심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선방심의위는 이러한 심의 대상 기준을 묻는 야권 추천 방송통신심의위원의 질의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지난 3일 윤성옥 방심위원이 백선기 위원장 등에 대해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안건상정 절차와 업무범위’를 묻는 공식 서면 질의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날 회의에 앞서 위원들은 이에 대해 논의하면서 “선방위에 대해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중립을 훼손하는 행위”(최철호 위원), “그분이 갖고 있는 의도는 짐작은 가능한데, (중략) 그런 부분은 기본적으로 개인이 궁금하면 개인이 알아서 할 일”(백선기 위원장)이라고 의견을 정리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날도 김건희 여사 관련 프로그램, 대통령 특별사면 소식을 다룬 프로그램 등에 법정제재를 전제로 한 의견진술을 결정한 것입니다.
이주의 황당·편파 심의 세 장면
제14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서 나온 황당·편파 발언 세 가지입니다. 언론의 편향성을 지적하지만 위원 스스로의 객관적·중립적 태도를 먼저 견지하는 것이 필요해 보여 전문성 부족이 의심스러운 경우입니다.
①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검찰 조사 보도로 균형 맞추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대해 2024년 1월 31일 <토크킹> 코너, 2월 6일 <총선열차> 코너에서 진행자와 출연자들이 토론한 주제 대부분이 대통령실과 여당에 부정적인 내용으로, 민주당에 부정적인 이슈는 제대로 언급하지 않아 편파적이라는 민원이 제기되어 이날 의견진술이 진행되었습니다. 2월 6일 해당 코너엔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용남 개혁신당 정책위의장이 출연해 야당 인사로만 패널이 구성된 것은 불공정하다는 민원 내용도 있었습니다. 적용조항은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5조(공정성) 제2항, 제8조(객관성) 제1항, 제10조(시사정보프로그램) 제1항 등입니다.
민원인은 1월 31일 <토크킹> 코너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특별법 거부권 행사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갈등 및 여당 내 공천 갈등 내용 등이 주로 다뤄진 것을 문제 삼았는데요. 이날 의견진술에 참여한 김양원 YTN라디오 편성국장은 ‘주제 선정은 선거 유불리에 따라 하지 않고 이슈를 중심으로 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갈등이 주된 이슈로 등장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선방심의위원들은 ‘그럼에도 정부·여당 비판 아이템을 주로 다룬 것은 편파방송’이라고 주장했는데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빅카인즈의 ‘주간이슈’ 분석에 따르면 1월 30일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이 갈등에 대해 당무 개입이라며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더불어민주당이 경찰에 고발한 것이 1위 이슈를 차지했고, 1월 31일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는 것이 1위 이슈를 차지했습니다. 그럼에도 정부나 여당을 다루지 말고 이슈가 안 된 야당의 문제를 방송해야한다는 의미일까요?
손형기 위원(TV조선 추천)의 경우 위와 같은 주장을 하면서 “KBS나 SBS 등 이런 뉴스들을 보니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현역 의원 공천 배제 기사가 있었다. 그리고 검찰에서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있었다”라고 말하며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비판적으로 다룰 수 있었는데도 왜 누락했느냐고 질문했는데요.
먼저 이태원 참사 특별법 거부권 행사에 대한 보도는 쏟아졌으나 검찰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에 대해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 데 대한 보도는 이와 비교했을 때 매우 적었습니다. 빅카인즈에서 ‘문재인 사위 조사’를 키워드로 1월 30~31일 나온 기사는 18건이었고 같은 기간 ‘윤석열 한동훈 갈등’을 키워드로 한 기사는 144건, ‘이태원 특별법 거부권’을 키워드로 한 기사는 380건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에 대한 참고인 조사에 대해 보도한 방송사는 포털 사이트 네이버 기준 30일엔 TV조선과 KBS, 31일엔 연합뉴스TV뿐이었습니다.
한편 지난 13차 회의에서도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이종섭 전 호주대사 논란을 다룬 데 대해 KBS 저녁종합뉴스 <뉴스9>와 비교하며 ‘KBS는 안 다룬 이종섭 호주대사 논란을 MBC라디오는 다뤄서 편향적’이란 주장이 선방심의위에서 있었는데요. 그렇다면 KBS가 이종섭 호주대사 논란을 다루지 않거나,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다른 언론과 달리 콕 집어 보도하는 데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 걸까요? 이러한 전체적인 언론 보도를 염두에 두고 언론의 편향성을 지적하는 것인지 선방심의위 위원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한편 위원들의 편파 발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14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발언(2024/4/11) ©민주언론시민연합
② 디올 명품백에 “이건 백이 아니라 파우치”
2024년 2월 25일 방송된 MBC <스트레이트>의 <세계가 주목한 ‘디올 스캔들’ 사라진 퍼스트레이디>에 대한 심의가 진행됐습니다. 민원인은 MBC가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여러 논란을 다루면서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정상취재라고 왜곡했다 △인터뷰 대상자를 편향되게 선정해 일방적 주장을 전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적용조항은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5조(공정성) 제2항, 제8조(객관성) 제1항, 제10조(시사정보프로그램) 제1항, 제10조(시사정보프로그램) 제2항 등이었습니다.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144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안건에 오른 MBC <스트레이트>(2024/2/25)
MBC나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송사 등에 대해 중징계를 내려왔던 위원들의 경우 대부분 ‘법정제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중에 김문환 위원(한국방송기자클럽 추천)은 ‘명품백이 아니라 파우치’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는데요. 특히 <스트레이트> 같은 심층보도프로그램에서는 “제일 중요한 게 정확성”이라며 명품백이라고 했기 때문에 “정확성을 벗어났다”고 발언했습니다.
김문환 위원은 지난 13차 회의에서도 “언론노조는 민주노총 산하단체다, 맞나?”, “민주노총은 민주당이라고 하는 특정 정당과 특수관계가 있다” 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한 바 있는데요.
김문환 위원의 전체 발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14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발언(2024/4/11) ©민주언론시민연합
③ 채널A 오보에 “오보 발생 정황 이해돼”
채널A가 2024년 4월 2일 <재개발구역 아파트 갭투자 논란>(이현재 기자, 현재 삭제됨)을 통해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경기 화성을 후보의 딸이 갭투자를 했다’고 보도했으나 이후 오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같은 지역구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출연해 해당 논란을 제기했고, 채널A가 이를 받아 보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공영운 후보는 방송 다음날 SNS를 통해 “제 딸은 한 번도 전세를 낀 채로 주택을 소유한 사실이 없으며 실거주 목적 이외의 주택투자를 한 적이 없다”, “허위 사실을 검증 없이 보도한 채널A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고,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알렸고 선방심의위에도 불공정한 선거방송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여 심의 안건으로 올라왔습니다. 적용조항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0조(명예훼손 금지) 제1항,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5조(공정성) 제1항, 제6조(형평성) 제1항, 제8조(객관성) 제1항 등이었습니다.
채널A는 “공씨 부부는 서울 송파구에 거주 중으로 실거주 목적이 아닌 갭투자를 한 것”이라고 단정해서 보도했으나 이들은 실제로 거주한 것으로 이후 밝혀졌는데요. 채널A는 공영운 후보의 지적 이후 4월 5일 정정보도를 내기도 했습니다. 채널A는 정정보도에서 “뉴스A는 지난 2일 민주당 공영운 후보 딸의 아파트 매입 사실을 전하면서 실거주 목적이 아닌 갭투자를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파트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딸의 주소가 다른 곳으로 적시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보도 이후 공 후보 측이 보내온 주민등록등본에 딸이 해당 아파트에 전입신고한 것으로 명시돼 갭투자로 보도한 점을 바로잡습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즉, 채널A의 해명을 보면 이들은 실거주 여부를 알 수 있는 문서인 주민등록등본을 떼어보거나, 직접 딸이나 후보를 통해 사실 확인을 명확하게 거치지 않고, 소유권을 증명하는 데 불과한 문서인 등기부등본만 가지고 ‘실거주를 하지 않는다’고 단정적으로 보도하여 오보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 채널A 오보에 대한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경기 화성을 후보 입장 (출처=공영운 후보 SNS)
이는 이번 선방심의위에서 계속해서 문제를 삼았던 ‘한 쪽 주장만 보도’하는 데서 비롯된 오보로 보이며, 실제 선거방송에도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후보자의 시정요구였는데요. 그럼에도 채널A의 오보를 대하는 선방위원들의 태도는 다소 편향적이었습니다. 일부 위원들은 ‘공영운 후보가 명확히 얘기하지 않아서 오보가 되었다’, ‘오보를 낼 여건이 됐다’, ‘채널A가 주민등록등본을 뗄 수 없었기 때문에 오보를 낸 정황증거가 있다’ 등의 주장을 했는데요.
위원들의 편파 발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14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발언(2024/4/11) ©민주언론시민연합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 명단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위한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의위)는 2023년 12월 11일 출범해 선거일 30일 뒤인 2024년 5월 10일까지 6개월간 운영됩니다. 공직선거법 제8조의2에 따라 선거방송의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설치, 운영되는 법정 심의위원회입니다. 국회 교섭단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한변호사협회, 방송사·방송학계·언론인단체 및 시민단체 등에서 추천한 심의위원 9명으로 구성되는데 이번 선방심의위는 편파 추천, 불공정 심의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종편 TV조선에서 자사 출신을 위원으로 추천했고, 보수단체 추천 일색 위원으로 꾸려졌기 때문입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방심의위가 공정한 심의를 하는지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거기간 감시를 합니다.
* 모니터 대상 : 2024년 4월 11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14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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