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11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 선정사유 보고서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하는 2022년 11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매일노동뉴스 ‘모바일 세탁서비스업체 취업기’, 중부일보 ‘누리지 못하는 권리-이주민 참정권의 현주소’, 한겨레21 ‘갈아엎은 논에도 봄은 오는가’가 선정됐다.
○ 수상작
시기 |
보도(프로그램) |
11월 |
매일노동뉴스 ‘모바일 세탁서비스업체 취업기’ |
중부일보 ‘누리지 못하는 권리-이주민 참정권의 현주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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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갈아엎은 논에도 봄은 오는가’ |
매일노동뉴스 ‘모바일 세탁서비스업체 취업기’
(10/12~26, 편집국 경제사회팀 홍준표 기자)
매일노동뉴스는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생겨난 ‘모바일 세탁업체’의 노동환경을 직접 들여다보고 △근로계약 문제점과 장시간 야간노동 △인력위탁업체 노동자 ‘불법파견’ △운송위탁계약을 체결한 지입기사의 과로 노동을 분석 보도했다.
모바일 세탁서비스 업체는 24시간 배송서비스를 내세우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으로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세탁공장’이 혁신을 이뤄냈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연장근무가 일상인 장시간 노동에 시스템에 사람을 억지로 끼워 넣은 노동집약적인 사업이었다. 짧은 약식교육 이후 바로 투입된 세탁작업은 독한 약품 사용에도 보호장구가 지급되지 않았고, 노동자는 위험한 작업환경에 내몰렸다. CCTV와 선임노동자는 현장 노동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으며, 노동자는 쉼 없이 위험하고 열악한 노동환경에 노출됐다.
매일노동뉴스는 사실상 ‘연장근로 강요’ 조항, ‘포괄 연봉계약’ 형태 등 근로기준법 취지를 유명무실하게 하는 근로계약서 문제점을 짚고, 대법원 판례와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초과근무와 야간수당 과소 지급 문제에 이어 ‘근로자파견’이 허용되지 않는 세탁업에서 인력파견업체 소속 직원이 근무하는 사실도 드러냈다. 세탁업체는 일정 시간 이후 직접고용, 인력위탁 운영업체 부분채용, 본사의 지휘·감독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파견계약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불법파견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새벽배송 지입기사 역시 과중한 업무와 연장근무가 반복됐지만, 배송기사 사망사고에 세탁업체는 직접 업무지시를 하지 않았으며 전속기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했다.
매일노동뉴스는 노동 사각지대에 방치된 노동자를 지키기 위해 정부의 근로감독과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는데, 보도 이후 정부는 모바일 세탁서비스 업계 노동환경 실태를 근로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혁신을 내세우는 모바일 세탁업체가 노동자를 부품화하고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내몰고 있는 실태를 고발하고, 정부의 감시 감독 및 대책 마련을 촉구한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IT업체의 혁신을 강조하는 기사는 많지만, 이면의 노동인권을 다룬 보도는 부족한 현실에서 나쁜 노동환경을 잘 짚고, 일상의 문제를 기자가 직접 체험해 불합리한 노동 현실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호평받았다. 이에 민언련은 매일노동뉴스 ‘모바일 세탁서비스업체 취업기’를 2022년 11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중부일보 ‘누리지 못하는 권리-이주민 참정권의 현주소’
(10/16~20, 디지털 뉴스부 민병수 부국장, 이세용·이한빛 기자, 김도윤 영상기자)
중부일보는 이주민 참정권의 현주소와 함께 이주민이 사회구성원으로 인정받고 한국이 진정한 다문화국가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방안을 짚었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총인구 가운데 외국인‧이민2세‧귀화인 등 ‘이주배경인구’가 5%를 넘으면 다문화‧다인종국가로 분류한다. 한국은 2020년 기준 전체 인구의 약 4%가 이주배경인구에 해당하는 만큼, 다문화국가로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참정권(지방선거 투표권)을 부여받은 이주민은 10년 사이 10배가량 늘었지만, 참정권 행사는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언어에 있는데, 귀화인을 제외한 이주민의 경우 한국어에 서툴다 보니 정치 현안 이해도가 낮다. 선거 공보물을 받고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으며 투표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 이주민을 이방인으로 대하는 내국인 태도로 인해 이주민이 지역사회에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중부일보가 해결책 모색을 위해 마련한 토론회에서 각계 전문가는 이주민의 저조한 투표율 원인으로 행정부와 정치권, 시민사회와 이주민 간 소통 부족을 꼽으며 원활한 소통을 위한 각 분야의 노력을 주문했다. 소통 부족의 이면에는 이주민을 이방인으로 대하는 사회 태도와 이주민의 무관심이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이주민 보도는 이주민이 겪는 안타까움과 불합리한 시선에 주목한 반면, 중부일보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객관적으로 참정권 제한을 지적해 유의미했으며, 미흡한 선관위의 이주민 지원 대책을 구체적으로 잘 짚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의 현안이자, 전국적으로 관심을 가질 만할 중요한 이슈를 심층적으로 보도한 좋은 기획이며,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인터랙티브와 영상콘텐츠 제작도 호평받았다. 이에 민언련은 중부일보 ‘누리지 못하는 권리-이주민 참정권의 현주소’를 2022년 11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한겨레21 ‘갈아엎은 논에도 봄은 오는가’
(10/17, 취재부 김양진·이정규 기자)
한겨레21은 고령화, 기후 위기, 농산물 가격폭등 등으로 위기에 놓인 한국 농가 문제를 짚었다. 2021년 7월부터 전년도 쌀 재고가 늘어나며 쌀값 하락 조짐이 나타났고 농민단체와 지역농협은 정부에 여러 차례 우려를 표명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쌀 생산량이 소비량을 초과할 거란 전망과 함께 쌀값이 본격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결국 정부는 공공비축미 추가 매입을 결정하며 2022년 5월에야 절차를 완료했는데, 이마저도 시장 최저가 입찰방식 탓에 쌀값 하락은 계속됐다.
농민단체들은 ‘정부가 농민 이익 보호보다 물가안정을 강조하며 소극적으로 대응해 쌀값 하락을 막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적정가격(공정가격)’을 설정하지 못한 것도 쌀값 하락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정부가 물가안정만 염두에 두고 산지 쌀값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언급 자체를 꺼리면서 적정가격이 형성되지 못했고, 정부 정책에 따라 산지 쌀값 하락폭이 널뛰기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농가 위기는 논농사뿐 아니라 밭농사에도 해당된다. 기후 위기에 따른 잦은 가뭄과 폭우는 고추, 배추, 무 등 기후변화 취약작물 생산량 감소로 이어졌다. 하지만 정부 해법은 뚜렷한 게 없고, 농식품 기후변화 대응센터는 2025년에나 만들어질 예정이다.
한겨레21 보도는 단순히 농가 이익 보호 차원에 머물지 않고 기후 위기, 농산물 가격폭등, 농촌 고령화 문제가 겹치며 점점 더 불안정해지고 있는 농산물 시장을 다뤘다. 또한 그에 따른 식량안보 차원에서 농가는 물론 식량 없이 살 수 없는 우리 모두가 마주한 위기 상황에 주목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고통받고 있는 농민과 쌀농사의 현실을 다각도로 조명하고, 정책적 실기를 잘 지적해 실생활에 와닿는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치밀한 취재와 촘촘한 작성을 통해 기사 완성도를 높였으며, 중요한 이슈를 진지하게 파헤친 좋은 보도라고 호평받았다. 이에 민언련은 한겨레21 ‘갈아엎은 논에도 봄은 오는가’를 2022년 11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수상작 모음(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