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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3사 윤비어천가 “상서로운 무지개” “삼풍백화점 붕괴 후 땅의 기운 돋아나”
등록 2022.05.20 13:23
조회 487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제20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5월 9일부터 13일까지 한 주간 종편4사 평일 오후 시사대담프로그램 JTBC <정치부회의>, TV조선 <이것이 정치다>, 채널A <뉴스TOP10>, MBN <뉴스와이드>를 살펴본 결과, 전체 방송시간의 35.1%를 윤석열 대통령 취임 소식으로 채우며 큰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채널A가 177분(41.5%)으로 가장 오래 전했고, TV조선도 153분(36.1%)으로 평균을 웃돌았습니다. MBN과 JTBC는 평균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전체 방송시간의 1/3 넘게 혹은 1/3 가까운 분량으로 비중 있게 전했습니다. 종편은 우연히 나타난 자연현상에 의미를 부여하거나, 대통령 부부 거주지를 필요 이상으로 취재해 과도하게 띄워주는 등의 내용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습니다.

 

구분

JTBC

TV조선

채널A

MBN

종편4사

윤석열 대통령 취임

115분(28.0%)

153분(36.1%)

177분(41.5%)

117분(34.2%)

562분(35.1%)

전체 방송시간

411분(100%)

425분(100%)

426분(100%)

342분(100%)

1,603분(100%)

△ 종편4사 시사대담프로그램 ‘윤석열 대통령 취임’ 방송시간 및 비중(5/9~5/13) ©민주언론시민연합

(※ 시간은 31초부터 1분으로 올림하여 계산했으며, 비율은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하여 계산)

 

무지개 의미 부여 “상서로운 기운이 윤석열 정부 축하”

구분

JTBC

TV조선

채널A

MBN

취임식 무지개 언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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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취임식 무지개 의미 부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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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편4사 시사대담프로그램 ‘대통령 취임식 무지개’ 언급 및 의미 부여 여부(5/10)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통령 취임식 당일, JTBC를 제외한 TV조선‧채널A‧MBN 종편3사는 취임식 중 우연히 나타난 무지개를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진행자 백운기 앵커 : 오늘 취임식장에서 이렇게 무지개가 떴어요? (중략)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글을 올렸는데 “자유, 자유, 자유, 무지개” 그래 가지고 사진을 찍어서 올렸더라고요. 보니까 비 온 뒤에 이런 무지개가 아니고 구름 사이로 이렇게 무지개 같이 아주 상서로운 그런 무지개가 있는 게 떴고 오늘 또 윤석열 대통령과 참모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아주 오늘 참 좋다. 무지개까지 뜨고 그런 얘기도 했대요.

 

최수영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 :대한민국에 서광(상서로운 빛)이 비친 것 같습니다. (중략) 어쨌든 상서로운 기운이 윤석열 정부의 첫날을 이렇게 축하했다 그러면 앞으로도 뭔가 국민과 진짜 소통하는 정부 그리고 협치하는 정부 그리고 성공하는 정부가 되지 않을까 저도 그렇게 기대해 보겠습니다.

 

비 온 뒤 무지개 아닌 상서로운 무지개.jpg

△ 자연현상에 “상서로운 무지개”라고 의미 부여한 MBN <뉴스와이드> 진행자 백운기 앵커(5/10)

 

MBN <뉴스와이드>(5월 10일)에서는 진행자 백운기 앵커가 “비 온 뒤에 이런 무지개가 아니고 구름 사이로 이렇게 무지개 같이 아주 상서로운 그런 무지개가 있는 게 떴다”고 말하자, 최수영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이 화답하듯 “대한민국에 서광이 비친 것 같다”, “상서로운 기운이 윤석열 정부 첫날을 이렇게 축하했다”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TV조선 “과도한 의미 부여” 지적에도 “양쪽 무지개 떠 한쪽 편들지 않게 돼”

TV조선 무지개.jpg

△ 무지개에 의미 부여한 TV조선 <이것이 정치다>(5/10)

 

TV조선 <이것이 정치다>(5월 10일)도 무지개에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진행자 윤정호 기자가 “취임식 도중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를 할 때 ‘하늘에 무지개가 떴다’ 이런 그림들이 많이 들어왔다”고 하자, 배승희 변호사는 “이 의미 있는 날에 무지개까지 뜨다 보니까 많은 분이 ‘더욱 의미가 있는 거 아니냐’, ‘하늘까지도 이렇게 해주는 것 아니냐’, 이렇게 또 많이 SNS에 올리셨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윤정호 기자 : 김준일 대표, 어떻게 취임식이라든지 이런 것들 어떻게 보셨습니까?

 

김준일 뉴스톱 대표 : 취임식은 저는 잘 봤고요. 다만 자연현상에 대해서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거야말로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언급했던) ‘반지성주의’죠. 그냥 자연은 저렇게 무지개도 뜨고 햇무리도 뜨고 그런 거고요. 예전에 광주에 윤석열 후보가 방문했을 때 ‘무지개가 떴다’ 그래가지고 그걸 쓴 언론이 비판도 받고 그랬잖아요. 그러니까 자연현상은 자연현상이고 그냥 마음속으로만 간직하셨으면 좋겠고…. (중략)

 

진행자 윤정호 기자 : 자연현상이긴 합니다만 하필 그때 또 떴다는 게 사람들의 회자가 되는 그런 상황입니다. 윤 대통령한테만 뜬 게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한테도 같이 나타났기 때문에 한쪽만 편들지는 않을 수 있어서 다행이기도 합니다, 사실.

 

윤정호 기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지낼 평산마을 주변 하늘에 원형 무지개 ‘햇무리’가 떴다”며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하늘도 환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준일 뉴스톱 대표에게는 취임식 소감을 물었는데요.

 

김준일 대표가 “자연현상에 대해서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거야말로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언급했던) ‘반지성주의’”라고 했지만, 윤정호 기자는 “(무지개가) 윤 대통령한테만 뜬 게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한테도 같이 나타났기 때문에 한쪽만 편들지는 않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5‧18민주묘지에 묵념을 하고 돌아갔을 때, 언론들은 민주묘지에 뜬 무지개를 두고 ‘성스러운 징조’라는 해석을 달아 윤석열 후보를 미화한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당시 시민들의 비판이 이어진 이유는 언론이 선거 중립을 훼손한 탓도 있지만, 자연현상에 불과한 무지개에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특정 후보를 미화하는 용도로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종편은 “(무지개가 양쪽 진영에) 같이 나타났기 때문에 한쪽만 편들지는 않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할 게 아니라, 자연현상에 쓸데없이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방송에 내보내는 행태를 멈추면 될 일입니다.

 

채널A “윤석열, 사우나에서 속옷 입고 사진도 찍어줘”

채널A <뉴스TOP10>(5월 13일)은 방송 당일 가장 화제가 된 이슈를 선정해 1위부터 10위까지 순위를 매긴 후 대담하는데, 이날 5위는 ‘윤 대통령과 함께 목욕도 해요’였습니다. 진행자 김종석 기자는 “윤석열 대통령은 외교부 장관 공관이 관저로 고쳐지기 전까지 대략 한 달 동안은 서초동 자택에서 출근”하는데, “출퇴근하는 대통령이라니 그동안은 보지 못했던 장면이라 이색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5위 주제는 출연자 대담보다는 전날 채널A 저녁종합뉴스 <뉴스A>(5월 10일)에서 여인선 앵커가 취재한 <여인선이 간다/“우리 아파트에 대통령이 살아요”>를 재편집해 내보내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김종석 기자는 “당선 후에도 윤 대통령이 사우나에서 속옷을 입고 사진도 찍어줬다, 앞서 주민의 모습, 현장의 목소리도 들어봤다”, “주민들은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아이들과 동물을 좋아하는 이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 사저 사우나.jpg

△ “당선 뒤에도 사우나 이용한 윤 대통령” 주제로 대통령 소식 전한 채널A <뉴스TOP10>(5/13)

 

김종석 기자가 말한 대로 대통령이 관저가 아닌 사저에서 출퇴근하는 것은 처음이다 보니 충분히 궁금증을 자아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궁금증을 다루고 전하는 방식과 그 내용일 텐데요.

 

대통령 부부 아이와 동물 좋아해.jpg

△ “주민들 ‘대통령 부부, 아이와 동물 좋아해’” 주제로 대통령 소식 전한 채널A <뉴스TOP10>(5/13)

 

앞서 용산 대통령 집무실 관련 대담에서 김종석 기자는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이 대담주제와 관련 없는 미담을 소개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따뜻한 분”이라 칭찬하자, “아무리 국민의힘 대변인이라도 칭찬만 하신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거주 중인 주상복합아파트 관련 소식을 전할 때는 김종석 기자의 앞선 지적이 무색할 만큼, 윤석열 대통령 부부 미화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삼풍백화점 참사 유족 고려 안 한 인터뷰 내보내기도

이날 방송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거주 중인 주상복합아파트 주민을 취재하며 미화하는 목소리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참사 유족을 고려하지 않은 인터뷰가 전파를 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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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풍백화점 참사 유족 고려 안 한 인터뷰 내보낸 채널A <뉴스TOP10>(5/13)

 

주상복합아파트 주민이 “여기 집터가 세다고 삼풍(백화점) 무너졌다고 시끄러웠었다”, “이제는 땅의 기운이 막 돋아난다”, “대통령이 나와서 그래서 주민들이 너무 행복해한다”고 인터뷰한 내용을 내보낸 것입니다.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유족들의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않은 것인데요.

 

삼풍백화점이 있던 자리에는 현재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거주 중인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서 있습니다. 참사 당시 피해자와 유족들은 참사를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한다는 의미로 위령탑을 세우고 싶어 했는데요. 기억하지 않는 참사는 반복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시도 사고장소에 위령탑 건립을 약속했지만, ‘위령탑이 들어서면 땅값이 떨어진다’는 반대 목소리로 인해 참사 2년 만에 약속을 뒤집었습니다. 유족들은 1997년 참사 추모 2주기를 맞아 위령탑 건립을 촉구했고 결국 사고현장에서 5km 정도 떨어진 양재시민의숲 가장 구석진 곳에 ‘삼풍참사위령탑’이 세워졌습니다.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는 모두가 기억하듯 사람이 만든 인재였습니다. 땅의 기운이 안 좋아 우연히 벌어진 사고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채널A <뉴스TOP10>은 유족 가슴에 큰 아픔이 될 수도 있는 주민 발언을 그대로 내보냈고, 진행자와 출연자 중 그 누구도 부적절성을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22년 5월 9일~13일 JTBC <정치부회의>, TV조선 <이것이 정치다>, 채널A <뉴스TOP10>, MBN <뉴스와이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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