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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오세훈 ‘용산참사 철거민 탓’ 망언, 침묵하고 있다문제 발언만 뺀 조선일보, 오 후보 ‘논란은 언론 탓’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월 31일 관훈토론회에서 용산참사 책임이 철거민들에게 있다는 주장을 펼쳐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오 후보는 “그 지역의 임차인들이 중심이 돼서 전철연(전국철거민연합회)이라고 시민단체가 가세해 매우 폭력적 형태의 저항이 있었다”, “쇠구슬인가요? 돌멩인가요? 이런 걸 쏘면서 저항”, “과도한 그리고 부주의한 폭력행위를 진압하기 위한 경찰력 투입으로부터 생겼던 사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용산참사 원인이 철거민에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주장입니다.
오 후보 발언은 즉각 논란의 대상이 됐습니다. 공권력 과잉진압으로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용산참사 원인을 철거민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2021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미디어감시연대는 언론이 오 후보의 발언을 제대로 보도했는지 확인했습니다.
‘오세훈 용산참사 발언’ 제대로 보도되지 않아
3월 31일부터 4월 1일까지 6개 종합일간지(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신문, 한국일보)와 2개 경제일간지(매일경제, 한국경제),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4사 저녁종합뉴스를 확인한 결과 오세훈 후보의 발언은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방송사 저녁종합뉴에서는 MBC와 JTBC가 언급한 것을 제외하면 찾아볼 수 없었고, 신문 지면에서는 경향신문‧조선일보‧한겨레‧매일경제가 보도했지만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 곳은 경향신문‧한겨레뿐입니다. 국가폭력의 원인이 피해자라는 오 후보 주장에도 관련 발언을 찾아보기 힘들고, 비판적 시각은 더욱 적습니다.
신문사 |
경향신문 |
동아일보 |
조선일보 |
중앙일보 |
한겨레 |
한국일보 |
매일경제 |
한국경제 |
보도건수 |
1 |
0 |
1 |
0 |
1 |
0 |
1 |
0 |
방송사 |
KBS |
MBC |
SBS |
JTBC |
TV조선 |
채널A |
MB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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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건수 |
0 |
1 |
0 |
1 |
0 |
0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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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용산참사’ 발언 관련 신문(4/1) 및 방송(3/31) 보도량 ©민주언론시민연합
용산참사 망언 지운 조선일보
오세훈 후보 발언을 다룬 보도도 모두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특히 조선일보는 오 후보 발언 중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전달하지 않아 독자가 발언을 왜곡해 인식할 우려가 있습니다. 조선일보 <야 “끝까지 헛발질은 말자”>(4월 1일 송혜진·김승재 기자)는 오 후보가 관훈토론회에서 한 발언을 종합해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용산참사와 관련해서는 “당시 서울시장으로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할 사례”라는 발언만 소개했습니다. 참사 원인을 피해자들로 언급해 논란의 소지가 큰 발언을 아예 소개하지 않은 것입니다.
같은 날 토론회 내용을 정리한 조선일보 온라인 기사 <오세훈 “내곡동 몰랐단 표현 반성, 처갓집은 초토화”>(3월 31일 김은중 기자)에도 용산참사 관련 발언은 없습니다. 용산참사 책임을 피해자들에게 떠넘긴 오 후보 발언을 독자가 인지하지 못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오 후보 발언을 지면에 싣지 않은 한국경제는 온라인판 기사 <오세훈 “용산참사, 시민단체 폭력 있었지만…책임 느낀다”>(3월 31일 조준혁 기자)에서 발언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는데요. “쇠 구슬, 돌멩이를 쏘는데 경찰이 진압하다 참사가 발생했다”, “유족들을 달래고 보상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조문을 안 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등 오 후보의 발언을 전했지만 비판적 시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결국 오 후보의 발언을 ‘받아쓰기’한 게 전부입니다.
7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에서는 MBC와 JTBC만 관련 발언을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두 방송사도 적극적 비판에 나서진 않았습니다. JTBC <오세훈, 첫 해명 ‘표현’ 반성...“그렇게 큰 죄 되냐”>(3월 31일 유한울 기자)는 내곡동 땅 의혹 관련을 주로 전달하며 “오 후보가 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일어난 ‘용산참사’에 대한 책임을 철거민에게 돌리는 듯한 발언이 나왔”다고 언급했습니다. 발언이 문제라는 지적은 없습니다. MBC <"1년 내 8만 호 재건축"…"용산참사 입장은?">(3월 31일 이기주 기자)는 오 후보의 발언을 전달한 뒤 “인권감수성을 찾아볼 수 없는 발언“이란 민주당의 입장을 전달하는데 그쳤습니다.
KBS, TV조선, 채널A, MBN은 오 후보의 관훈토론회 참석을 다루면서도 내곡동 땅 관련 의혹 등과 관련된 발언만 보도했습니다. 7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만 본 시청자라면 오 후보의 용산참사 발언의 문제점을 제대로 인지할 수 없었습니다.
경향·한겨레, ‘오세훈 발언 문제점’ 짚다
그나마 오세훈 후보 발언의 문제점을 짚은 언론은 한겨레와 경향신문입니다. 한겨레 <용산참사가 “임차인들의 폭력적 저항 탓”이라는 오세훈>(4월 1일 오연서 기자)은 용산참사 관련 발언을 제목으로 뽑고, 오 후보 발언을 구체적으로 전달했습니다. 이어 “용산 4구역 재개발 과정에서 적정 보상을 요구하며 남일당 건물에서 농성 중인 임차인들을 경찰이 무리하게 진압하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6명이 사망하고 24명이 부상한 책임을 사실상 임차인의 폭력행위 탓으로 돌린 것이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며 용산참사 배경을 설명한 뒤, 오 후보 발언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용산참사 발언을 보도하며 “경찰이 무리하게 진압하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참사 원인까지 구체적으로 지적한 한겨레 보도(4/1)
경향신문 <“용산참사, 폭력행위 진압하다 발생”>(4월 1일 박홍두·박용하 기자)도 오 후보의 용산참사 관련 발언을 제목으로 뽑았습니다. 경향신문은 오 후보가 “‘용산참사’ 사태를 두고 ‘과도하고 부주의한 폭력행위 진압을 위한 경찰력 투입으로 생겼던 사건’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며 발언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오 후보의 발언을 더 구체적으로 전달한 경향신문은 용산참사가 “경찰이 무리하게 진압하는 과정에서 6명이 사망한 사건”임에도 “오 후보는 임차인에게 사건의 원인을 돌린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용산참사의 진실을 알고 있는 언론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비판적 보도를 한겨레, 경향신문 말고는 다른 신문에서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용산참사 책임자가 피해자에 책임 전가
용산참사는 절차를 지키지 않은 재개발과 공권력의 과잉진압이 만들어낸 국가폭력입니다. 용산참사는 정당한 절차를 밟지 않은 재개발에서 시작됐습니다. 재개발 과정에서 벌어지는 철거민 탄압은 대부분 마지막 관문으로 불리는 관리처분이 마무리된 뒤 벌어집니다.
2010년 11월 1일 서울고등법원은 용산참사가 일어난 용산 국제빌딩 제4도시환경정비구역 관리처분이 무효라고 판결했습니다. ‘총회에 상정될 안건을 7일 전에 통지해야 한다’는 정관과 달리 조합이 관리처분계획 변경안을 총회 안건으로 올리며 3일 전에 통지한 것은 조합원 의결권을 침해한 것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정당한 절차를 밟지 않았기 때문에 무산돼야 할 재개발이 진행되며 참사가 벌어진 것입니다.
또한 공권력 과잉진압으로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2010년 국가인권위원회에도 경찰이 과잉진압했다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의견서에는 “진입계획을 세울 때 농성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시너, 화염병 등 위험물질의 종류와 양을 파악하고 있었고 그에 따른 예방책도 마련했으나 정작 진입작전을 수행함에 있어서는 이러한 위험성을 도외시했다”, “합리적이고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를 넘어서 농성자들의 체포에만 주력해 이러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음이 인정된다” 등 경찰의 과잉진압 내용이 설명돼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명확하게 “경찰권 행사가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2018년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경찰지휘부가 안전대책이 미비했지만, 진압을 강행했다”며 “(진압과정에서) 순직한 경찰특공대원과 사망한 철거민 등에게 사과를 하고, 유사사건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용산참사는 국가폭력으로 일어난 사건이라는 사실이 여러 과정을 통해 밝혀졌습니다. 그런데도 당시 재개발을 진행한 서울시 총책임자였던 오 후보는 참사 원인을 피해자들로 묘사한 것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서울시장으로서 큰 결격사유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제대로, 깊이 있게 보도하는 언론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4월 1일 ‘용산참사 유가족과 생존 철거민,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참사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세훈 후보가 용산참사 책임자”라며 “양심이 있다면 후보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용산참사 유가족은 오마이뉴스 <용산참사 유가족 "오세훈 발언, 분통이 터져 참을 수 없다">(4월 1일)와 인터뷰를 통해 “철거민을 향해 물대포를 쏘게 한 사람이 여전히 우리를 폭도로 몰아세운다"면서 "오세훈이 또 시장이 된다면 언제든지 제2의 용산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유가족들은 “어떻게 피해자들에게 참사의 책임을 돌릴 수 있느냐”며 “잔혹한 개발 폭력만큼 잔혹한 대규모 폭력이 또 있겠는가”라고 오 후보를 비판했습니다. 피해자들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았는데, 또 다시 비수를 꽂는 오 후보 망언을 언론은 제대로 비판하고 보도해야 합니다.
언론 침묵 속, 오세훈 후보는 ‘언론 탓’
정치인 발언은 이들의 도덕성 등을 검증하는 잣대가 되기도 합니다. 특히 선거 기간에는 발언의 숨겨진 의도와 맥락까지 따져보고 검증해야 합니다. 오 후보의 용산참사 발언은 국가폭력, 주거정책, 시민을 대하는 태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내용입니다. 그런데 오 후보는 이번 논란을 두고 “과도하고 성급한 (진압으로 인한) 참사인 측면에 대해 당시 서울시장으로서 책임을 느끼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 드렸는데, 그 부분은 생략된 채 앞부분만 보도되고 있다. 일부 언론에 의해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언론을 문제 삼았습니다.
하지만 언론이 자신의 발언을 왜곡했다는 오 후보 주장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오 후보가 토론회에서 한 발언을 모두 살펴보면 ‘책임은 철거민들에게 있지만 나는 시장으로서 사과했고, 담당자가 보상까지 하도록 했으니 문제가 없다’는 주장으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시민의 판단을 위해 오 후보의 토론회 발언 전문을 싣습니다. 언론이 오 후보의 발언을 왜곡했는지, 오 후보가 국가폭력의 원인을 피해자들에게 떠넘겼는지는 유권자들이 판단할 것입니다. 오 후보가 다른 사안에 대해 언급했던 것처럼 “기억 앞에 겸손”하다면 당시 서울시 총책임자로서 용산참사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부터 해야 합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자의 관훈토론회 ‘용산참사’ 발언 전문>
사실관계를 조금 잘못 기억하고 계시는 부분이 있어서 바로잡고 설명 드리겠습니다. ‘조문을 안 갔다’, ‘당사자들을 만나지 않았다’ 이거 사실관계 아닙니다. 조문도 갔었고요. 당사자들도 만났습니다. 그리고 당시에 이름도 기억합니다. 김영걸 나중에 부시장이 되시죠. 그 당시에 이 사업의 총책임자, 본부장이셨습니다. 그 분이 거의 한 몇 개월 동안 다른 일을 전폐하고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 뛰어다니셨습니다. 유가족들을 달래고 그리고 보상 문제를 해결하고 하는 것을 중앙정부와.
사실은 용산참사는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설명을 드리면, 이 재개발 과정에서 그 지역의 임차인들이 중심이 돼서 전철연이라고 시민단체가 가세해서 매우 폭력적인 형태의 저항이 있었습니다. 그 때 그 쇠구슬인가요? 돌멩인가요? 이런 걸 쏘면서 저항을 하는, 건물을 점거하고, 거기를 경찰이 진입하다가 생겼던 참사입니다. 사실 그래서 이 사고는 과도한 그리고 부주의한 폭력행위를 진압하기 위한 경찰력 투입으로부터 생겼던 사건입니다. 이걸 사후처리를 서울시가 맡아서 했던 것이고, 보상 문제나 피해자들과의 각종 협의 문제도 서울시가 나서서 해결을 했던 것이라는 본질을 일단 알고 계셔야 될 것 같고요.
어쨌든 제가 조문을 한 것도 사실이고, 협의에 나섰던 것도 사실이고, 그리고 본부장을 전권을 주어서 그 분은 그 일만 해결하도록 해서, 이게 꽤 오래, 협의 과정이 오래 걸렸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사실은 공표는 안했지만 백서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언젠가는 공개가 되겠지 했는데 그 자료가 협의 과정이 다 소상하게 다 기록이 되어 있는 게 서울시 어느 캐비닛에 들어가 있을 겁니다.
어쨌거나 어제는 짧게 답변하느라고 ‘송구스럽다’ 이런 말씀만 드렸는데 정말 서울시장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껴야 될 사례라고 생각을 합니다. 아무리 재건축과 재개발이 주택공급에 꼭 필요한 사업이더라도 그 진행과정에서 임차인들의 권익이 최대한 보장되는 형태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이 됐어야 올바른, 바람직한 행정인데 그렇게 되지 못하고, 이렇게 극한투쟁과 갈등의 모습으로 나타났던 것은 시장으로서 분명히 책임감을 느껴야 될 대목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여러 번 입장에 대해서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렸던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21년 3월 31일~4월 1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지면보도,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종합뉴스>
문의 :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모니터팀(02-392-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