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믿을 수 없는 네이버 검색 결과 기사량, 충실히 설명해야
등록 2019.09.1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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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과정에서 우리 언론이 보여준 태도가 후보자 검증인지, 일방적‧정치적 공세인지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최근 사실상 뉴스 소비 창구를 독점하고 있는 포털 사이트 역시 신뢰를 잃고 있다. 오랜 기간 실시간 검색순위 조작, 뉴스 노출 편파성, 지역 언론 차별 등 숱한 논란의 주인공이었던 대표적 포털 사이트 네이버는, 이번 조국 장관 사태에서도 뉴스 검색 결과 기사량이 수상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요지는 이렇다. 같은 키워드로 검색을 해도 시점마다 총 기사량이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심지어는 동일한 키워드로 동일한 시점에서 검색한 결과 역시 정렬 방식과 페이지 변경에 따라 총 기사량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민언련에 접수된 시민 제보에 따르면 8월 24일부터 9월 5일까지 ‘조국 후보’라는 키워드로 기사 검색을 했을 때, 오전‧오후 시간대별 총 기사량은 적게는 248건, 많게는 무려 70만 건씩 급감하거나 급증했다. 특히 청문회를 앞둔 9월에는 등락 주기와 폭이 모두 요동을 쳤다. 8월 31일 오후 9시 53분 63만 여 건이었던 ‘조국 후보’ 키워드 총 기사량은 9월 1일 오전 7시 9분 무려 51만 여건이 감소하여 11만 여 건에 그쳤다. 9월 2일 오전 6시 35분 10만 여 건이었던 총 기사량은 3일 오후 9시 20분 80만 여 건으로 무려 70만 여 건이 폭증했으며 9월 4일 오전 6시 22분 다시 69만 여 건이 급감해 11만 여 건으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네이버가 사람들이 뉴스를 많이 보지 않는 오전 시간대에는 조국 후보 관련 기사를 대거 삭제했다가 오후가 되면 다시 대거 노출시킨다’는 의심이 일었다.

 

물론 그런 의심을 사실로 보기는 어렵다. ‘상세 검색’을 거치지 않는 이상 ‘조국 후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이번 법무부장관 임명 건과 관련 없는 기사들도 노출될 수 있으며 오후 시간대에도 기사량이 50만 여건씩 감소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의문이 해소되지는 않는다. 몇 시간 사이에 70만 건씩 기사가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현상 자체는 여전히 상식을 벗어나며 이 현상은 다른 검색 키워드에서도 나타난다. 앞서 언급한대로 똑같은 기사 검색 결과 화면에서 정렬 방식과 페이지만 바꿔도 총 기사량이 요동치는 이해할 수 없는 일도 나타난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내가 보고 싶은 기사 중 일부가 시시각각 네이버에 의해 감춰지고 있다고 느낄 여지가 다분하다.

 

이 문제가 더 심각한 이유가 또 있다. 많은 매체와 정치인들이 네이버의 기사 검색 결과 나타난 총 보도량을 ‘현재 언론이 특정 이슈에 쏟아내고 있는 기사량’의 척도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조국 장관 검증 과정에서 많은 정치인들이 방송에 나와 ‘조국 후보 의혹 기사만 60만 건’이라 말한 바 있고 심지어는 120만 건에 달한다는 설도 있었다. 이는 모두 네이버의 기사 검색 결과 총 기사량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네이버의 기사 검색 결과 총 기사량이 시시각각 변함에 따라 ‘조국 보도량 120만 건 설’은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으나 그만큼 네이버가 노출한 총 기사량을 믿을 수 없다는 결론도 도출된다. 이 때문에 그동안 다른 매체들 역시 시민들에게 부정확한 통계를 제공한 셈이 됐다. 더불어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 신뢰성에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기사 검색 결과 노출 시스템이 어떤 절차로 구성되는지, 문제점은 없는지, 어째서 총 기사량이 급변하는지 네이버는 대중에게 설명해야 한다. 그래야 이용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으며 정확한 통계를 제공해야 한다는 뉴스 서비스 사업자로서의 의무도 다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민언련은 시민의 제보를 토대로 네이버의 ‘기사 검색 결과 총 기사량 변화에 대한 질의서’를 보냈다. 시민들이 특정 이슈에 대한 기사량을 정확한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접할 수 있도록 네이버의 충실한 답변을 기다린다. <끝>

 

2019년 9월 1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직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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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공문_네이버_20190910.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