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호] [회원인터뷰] 늘 고민하는 '미디어의 오늘' "그런 의미에서 민언련은 경쟁자죠"(금준경 회원)
등록 2019.07.1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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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고민하는 ‘미디어의 오늘’

“그런 의미에서 민언련은 경쟁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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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준경 기자입니다. 미디어 정책의 문제를 파헤치고 ‘내일’을 상상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금준경 기자 스스로가 포털에 등록한 자기소개다. 미디어 비평지 ‘미디어 오늘’의 기자로 활발히 활동하며 언론을 바꿔나가는 그. 놀랍게도 그는 민언련과도 인연이 깊다. 언론 개혁이라는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금준경 기자. 그가 생각하는 ‘미디어의 오늘’과 민언련의 미래를 들어봤다.

 

‘시민비평상’ 수상부터 미디어 비평지 기자까지 민언련과의 깊은 인연

김언경 이번 달 회원 인터뷰 주인공은 바로 딱 떠올랐습니다. 저희가 섭외하는 데 나름의 원칙이 있거든요. 지난 달 신미희 회원은 중년 여성, 그 전 달 안진걸 회원은 중년 남성이었어요. 그래서 이번 달엔 청년 남성 회원을 모셨습니다. 바로 소개할게요. 미디어 오늘(이하 미오)의 금준경 기자입니다.

 

금준경 안녕하세요, 금준경 기자입니다. 미오엔 2014년에 입사해서 방송통신위원회와 포털, 뉴미디어, 미디어 정책 쪽 취재를 4년 간 했습니다. 최근엔 국회로 들어가서 자유한국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마주보고 있는데요. 원래 기자들이 자기 출입처에 가면 출입처 논리에 동화된다고들 하잖아요. 하지만 저는 그럴 일 없을 것 같아요.(웃음) 아무리 들어도 동화가 안 되더라고요.

 

김언경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 볼까요. 전 사실 금준경 ‘회원’을 잊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금준경 기자가 민언련에 가입해준 시기가, 민언련 회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직전이거든요. 회원 수가 이보다 적을 땐 회원가입에 엄청난 부담을 늘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웬 청년이 회원가입을 하니 놀라울 수밖에요. 그런데 금준경 기자는 단순히 돈을 낸다기 보다 민언련의 가치를 알아보고 가입해줬단 생각이 들어요.

 

금준경 가입하기 전부터 민언련과 인연이 있었어요. 대학생이던 2009년, 민언련에서 ‘시민비평공모’를 진행했는데 여기서 금상을 받았어요. 당시 대학 등록금 문제를 다룬 KBS <추적60분>을 비평했는데요. 등록금 책정과 사학재단 비리 등에 대해선 말하지 않고 등록금 문제를 다루다니, KBS의 고발정신이 무뎌진 게 아니냐는 내용이었어요. 암튼 당시 연말 시상식에 참석해서 상을 받고 나가는데, 민언련 활동가 분들이 ‘회원가입하세요’하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땐 제가 20대 초반이라 왠지 부담이 돼서 못했어요.

그리곤 졸업 후 미오에 입사했죠. 그때 민언련의 도움을 엄청 받았어요. 민언련 보고서를 바탕으로 기사를 쓰기도 하고, 그걸 보곤 다른 문제의식을 갖고 취재해서 기사를 쓰기도 하고요. 미디어 비평지 기자가 됐기도 하고, 제가 도움을 많이 받는 언론 단체라 꼭 후원하잔 생각이 들었어요. 입사 2년 차 쯤, 여유가 왔을 때 바로 회원가입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후원한 첫 시민단체이기도 하네요.

 

조선희 금준경 기자와의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알게 됐는데요. 주변 후배들에게 민언련 회원 활동, 즉 ‘모니터 위원회(분과)’를 많이 추천했다고 들었어요. 금준경 기자의 추천을 받고 들어온 분들이 모니터 위원회에서 활약했다고도 하던데, 왜 주변에 민언련 활동을 추천해주셨나요?

 

금준경 물론 제가 추천했다고 해서 한 건 아닐 거예요. 당시 제가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는 후배들 공부를 봐주고 있었는데요. 개인적으로 취재할 때 민언련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언론사 준비생들도 민언련 활동을 하면 도움이 많이 되겠단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후배들이 분과 활동을 참 열심히 했죠. ‘김주리’란 후배는 ‘프로듀스 101’이란 오디션 프로그램을 비평하면서 화면에 얼마나 노출되느냐, 즉 방송사의 편집에 따라 우승자가 결정된다고 비평한 보고서를 썼고요. ‘이정진’이란 후배는 가짜뉴스를 잡아내는 활동을 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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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지만 보람찬 미디어 비평 기자의 삶

김언경 처음부터 미디어 비평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은데요. 미디어 비평지 기자가 된 건 어떤 계기가 있을까요?

 

금준경 대학생 때 오마이뉴스에서 시민 기자 활동을 오래했습니다. 그때 미디어 비평 기사를 많이 썼어요. 특히 2008년 촛불집회가 있었잖아요. 저는 지방 출신이고 또 당시엔 보수적인 편이었어요. 근데 서울로 대학을 와서 집회나 사회 돌아가는 걸 보니 문제는 언론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당시 ‘안티 조중동’ 운동이 크게 일었어요. ‘리얼조중동’이란 사이트도 있었는데요. 민언련에서 조중동이 어떤 왜곡보도를 해왔는지 모아놓은 아카이빙 사이트였어요. 그때 과거 조중동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알게 된 것 같아요. 미오랑 민언련을 알게 된 것도 그때죠. 대학 졸업 후 대학원에 가서 언론사 입사를 준비했는데, 미오의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해서 지금까지 잘 다니고 있습니다.

 

김언경 미오 기자로서의 생활은 좀 어떤가요? 자신이 쓴 기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다면요?

 

금준경 하나만 해야 하나요? 하하. 종합편성채널과 관련된 기사를 많이 썼어요. 방통위를 오래 출입하기도 했고, 종편 관련 이슈가 워낙 많아서요. 종편 재승인 심사 당시 TV조선이 점수가 미달된다는 기사를 가장 먼저 썼던 게 기억에 남네요. 2017년 재승인 심사가 있었는데 1000점 만점에 합격선이 650점인 걸 TV조선이 못 넘겼거든요. 당시 TV조선이 탈락점수를 받고도 방통위가 ‘조건부 재승인’이라며 눈 감아줬죠. 동시에 TV조선 재승인 심사에서 ‘선거방송심의’가 빠졌다는 기사를 썼는데 그걸로 1년 동안 방통위랑 싸웠던 것도 있어요. 아, 종편과 홈쇼핑의 연계편성 기사도 있네요. 방통위가 종편과 홈쇼핑의 연계 작업(종편에서 특정 제품이 방송된 후 홈쇼핑이 해당 제품을 곧이어 편성해 판매하는 행위)을 조사해놓고도 묵혀둔 일이 있었는데 그 보고서를 밝혀서 대체 방통위가 종편을 얼마나 봐주고 있냐 문제 삼았던 게 기억나요.

 

김언경 선거보도심의 결과가 종편 재승인에 반영되지 않는 건 저희도 놓칠 뻔 했던 거예요. 그걸 금준경 기자가 캐치해서 알려줬죠. 밤에 갑자기 전화가 와서 ‘처장님, 이게 이상합니다!’라고 했던 기억이 나요. 그럼 미오, 이게 힘들다! 하는 것도 있을까요?

 

금준경 언론이라는 특수 영역을 취재하는 그 자체가 힘든 것 같아요. 일단 나름의 엘리트 영역이잖아요. 그래서 첫째론 비판을 잘 안 받아들여요. 두 번째론 그래서인지 비판하기가 쉽지 않고, 항의를 받을 때가 많죠. 저는 비평할 때 정책과 관련된 걸 주로 쓰는데 그들보다 더 잘 알아야 해요. 조금만 잘못 써도 많은 비판을 받을 수 있거든요. 소송을 거는 일도 많죠. 저는 방통위를 출입해서 그나마 덜 당하는 편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정부 때 MBC 보도를 비평했다가 소송을 받은 적 있어요. 종편 재승인 심사에서 TV조선이 탈락 점수라고 했던 그 기사에도 내용증명이 오기도 했고요. 탈락 안 됐는데 왜 탈락이라고 하느냐는 항의였죠.

사실 우리나라는 표현의 자유가 법적으로 잘 보장돼 있어서 취재한 결과물이면 소송에서 지기 어려운 구조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송을 건다는 건 기자를 괴롭히겠다는 거잖아요. 경찰서나 검찰에 다녀온 선후배 기자들이 스트레스를 엄청 받더라고요.

 

조선희 혹시 특별히 취재하기 어려운 기관이 있나요? 언론사나 공공기관 중에?

 

금준경 전 언론사를 자주 출입하진 않아서요. 개인적으로 공무원 분들이 가장 힘들어요. 물론 그들을 하나로 규정할 순 없겠지만, 방통위 관계자분들이 저희가 갈 땐 발뺌하다가 나중에 의원실을 통해서 자료 요청하면 과장이나 국장이 달려가서 의원실에 해명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럼 사실로 드러나는 것들이 자주 있어요. 하지만 방통위는 좀 나은 편에 속해요. 문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인데요. 과기정통부가 미디어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지만 독임제 부처라 회의가 비공개고 폐쇄적인 분위기에요. 1년 내내 출석 도장을 찍어야 출입이 가능하죠.

언론사 중에선 의외로 지상파 분들이 취재하기 힘들어요. 배경이나 CG를 잘못 써서 문제가 된 지상파가 있었는데, 이건 분명 방송사가 잘못한 사안이잖아요. 그런데 심의에 반발한다거나 비판 기사를 쓰는 거에 전화해서 과도하게 항의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김언경 미오에 다니면서 뿌듯한 점도 있을 것 같아요.

 

금준경 한국에 수많은 언론사가 있는데, 매체 비평이란 특수 분야를 취재하다보니 거기서 오는 만족감이 기본적으로 있는 것 같아요. 방통위 기자단만 100여명 되는데요. 다들 같은 내용을 써요. 보도자료를 긁어서 쓴다던가 하는 거요. 그런 기자를 탓하고 싶은 건 아니고요. 이런 상황에서 저희 데스크는 늘 다른 걸 주문하세요. 지금 이정환 대표가 제 부장이셨는데요. ‘이건 왜 이래?’, ‘문제가 없는지 더 파봐’ 같이 주문하셨죠. 그러다보니 ‘내가 받아쓰긴 하지 않는구나’ 하는 자부심이 있어요. 그리고 언론계 관행을 바꿔 나갈 때 뿌듯하죠. 비단 제가 아니더라도 최근에 손가영 기자가 쓴 기자 단톡방 내 불법 촬영물 유포 문제는 큰 화제가 됐고, 박서연 기자가 쓴 저연차 기자들의 노동 환경 문제 기사도 있고요. 불편해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조금씩 바꿔나가고 있단 피드백이 오면 기분이 좋아요.

 

바뀌는 언론 환경,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조선희 금준경 기자는 뉴미디어와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해서 책을 쓰기도 했는데요. 언론 환경이 많이 또 빠르게 변화하고 있잖아요. 레거시 미디어에서 뉴미디어로 바뀌는 과정에서 언론이 지니고 있는 문제는 무엇이 있을까요.

 

금준경 저널리즘의 기반 자체가 붕괴되면서 뉴미디어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강박이 있는 것 같아요. 1020을 사로잡을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이요. 하지만 정규재TV나 신의 한수 같은 게 1020을 겨냥한 콘텐츠는 아니잖아요.

뉴미디어 전략에 대해 제가 무릎을 친 일이 있었는데요. ‘뉴스민’이라는 지역 언론사에 뉴미디어 혁신의 방향에 대해 기고를 부탁드린 적이 있어요. 근데 그 분들이 해주신 말씀이 뭐냐면, 뉴스민이 생각하는 ‘디지털 혁신’은 ‘독자에게 다가가는 것’이라고 하셨어요. 성주 사드 사태를 취재할 때 성주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뉴스를 어떻게 더 많이 전달할까 고민했대요. 근데 인터넷 기사는 아무리 잘 써도 읽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글씨를 크게 출력해서 가져다 드렸대요. 그랬더니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종이 신문은 안 읽어도 뉴스민 기사는 읽더라는 거죠. 꼭 젊은 세대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디지털 혁신이 아니라고 봐요. 다양한 독자의 기호와 요구에 맞게 변할 줄 알면, 그게 혁신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조선희 지금 뉴미디어에 뛰어드는 대부분 언론사는 ‘뉴미디어 전략’을 짠다고 생각해요. 독자나 시청자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요. 그래서 유튜브나 포털에 많이 걸리는 기사를 쓰는 거죠. 플랫폼만 따지다 독자를 도외시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렇다면 현재 상황에서 시민들의 미디어 리터러시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금준경 한국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가짜뉴스 감별법’이란 기술적인 교육으로 오해받고 있단 생각이 들어요. 가짜뉴스를 찾아내고, 팩트체크를 하는 게 완전한 대안은 아니잖아요. 미디어는 원래 모든 현실을 담을 수 없고, 왜곡이 일어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해요. 원래 있던 ‘미디어 비평’이라는 영역과 함께 가는 교육이 필요해요.

그리고 한국의 많은 시민들이 뉴스를 비판적으로만 보시는 것도 있는데요. 가끔은 너무 비판적으로만 보시는 게 아닐까 싶어요. 문제 있는 기사를 찾는 것보다, 좋은 기사를 알아주는 접근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요? 포털 사이트에서도 민언련에서 상 받은 기사나, 이달의 기자상 같은 걸 받은 기사를 위로 올려주면 좋을 것 같아요. 좋은 기사를 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는 게 미디어 리터러시로 이어지는 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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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로서의 고민

김언경 하지만 바뀌는 언론 환경에서 중심 잡기가 쉽진 않습니다. 미디어를 비평하는 매체에 다니는 기자로서, 이건 절대 하지말자고 다짐한 것이 있나요?

 

금준경 저희 회사가 가진 두 가지 원칙이 있는데요. 첫째론 연예 기사를 안 씁니다. 연예 분야도 뉴스거리죠. 하지만 한국에선 대부분 가십으로 소모되고 말아요. 진보 언론에서도 그렇게 다루고요. 물론 종종 비평을 할 때 연예를 다룰 순 있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실시간 검색어에서 내려간 다음에야 씁니다. 이전에 고 김주혁 씨와 관련해서 비평 기사를 쓴 적 있는데요. 댓글에 ‘너희도 연예인 키워드 따라 어뷰징하는 거 아니냐?’는 내용이 있었어요. 의도는 전혀 그렇지 않았지만 오해를 받는 거죠. 그래서 순위에서 내려가면 써요.

두 번째는 기사 거래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저는 입사하고 제 의도와 다르게 기사가 고쳐진 적이 없어요. 팩트를 틀리거나 오탈자가 있었으면 몰라도요.(웃음) 물론 기사 때문에 광고가 빠진 일이 있겠죠. 하지만 기자들은 잘 몰라요. 전에 제가 어떤 기업을 비판하는 기사를 쓴 적 있는데요. 그 비판 기사 때문에 광고가 빠진 거 같더라고요. 당시엔 모르고 있다가 경영기획실 직원이랑 얘기하다 우연히 알게 됐어요. 다른 회사였다면 기사를 건드리려고 했겠죠. 하지만 저희 회사에선 기자에게 말하지 않아요. 대신 광고 담당 직원 분들의 표정이 안 좋아진다거나 회사 분위기가 어두워진다 싶으면 ‘뭔가 있겠구나’ 싶죠. 하지만 직접 연락 오진 않아요.

 

조선희 내부에선 ‘거래하지 말자’고 해도 외부에서 뭔가 주는 경우는 없나요?

 

금준경 김영란법 도입 이전엔 기자에게 선물 주는 문화가 흔했어요. 전에 지금은 ‘딜라이브’로 사명을 바꾼 씨앤앰이란 케이블방송사가 있는데요. 노동자들이 투쟁하고 나서 이미지가 안 좋아지니까 사명을 바꾸는 기자회견을 했거든요. 그때 기자들한테 13만원짜리 가방을 줬어요. 물론 전 안 받았습니다. 근데 안 받으니까 황당해 하더라고요.

그리고 미디어오늘 기자가 받으면 다 쳐다봅니다.(웃음) 옛날에 다른 기자가 SBS에서 송년회 할 때 출입기자로 갔거든요. 근데 경품 추첨식에서 1등에 걸린 거예요. 몇 십만 원짜리 기계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돌려줬대요. 근데 다른 기자가 와서 말하기를, ‘미오 기자가 받는지 아닌지 지켜보고 있었어요’라고 했다는 거예요. 암튼 저는 저희 뿐만 아니라 기자들이 뭘 받는 거에 익숙해지는 건 문제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하는 비평이 변해야 할 시기”

 

김언경 미디어 비평지 기자로서 민언련 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금준경 저는 위협을 느껴요. 제가 기자가 되고 나서 민언련이 많이 바뀌었어요. 옛날에는 시민단체의 역할과 언론의 역할이 분리돼 있었어요. 시민단체에서 언론을 모니터하고 성명을 내고, 무엇인가를 주장하면 기자가 대신 전해주거나 검증하는 역할을 했잖아요. 근데 요즘은 민언련에서 직접 콘텐츠를 만듭니다. 모니터 보고서가 기사처럼 완결이 돼서 언론에 배포된 지 오래됐고요. 지금도 팟캐스트 녹음 중이죠. 최근 유튜브에 올린 울산 현대중공업 영상 등도 보면서, 미디어 비평지인 저희가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쟁자죠.

 

김언경 왠지 좋은데요?(웃음) 혹시 다른 기자들은 민언련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금준경 매체마다 다른데요. 비판 받는 매체와 아닌 매체로 나뉘는 것 같아요. 비판 받는 매체는 ‘비판이 과하다’고 생각하더라고요. 너무 때린다, 왜 우리한테만 그러냐 같은 생각이죠. 그런 점에선 미오도 같은 고민을 해요. 저희는 다 때리는데 여러분이 그 중 하나인 거예요!(하하) 민언련도 같은 생각이겠죠. 그 외의 매체들은 민언련을 ‘상 주는 단체’라고 생각할 거 같아요.

 

김언경 그럼 기자말고, 회원으로서의 이야기도 들어봅시다. 민언련 회원으로서 저희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금준경 먼저, 회원으로서 느끼기엔 젊은 회원들이 좀 더 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지금도 고민이 엿보이는 행사가 많은데요. 전에 민언련 분과 했던 한 후배가 있는데, 그 후배가 회원캠프를 가자고 한 적이 있어요. 근데 그때 제가 개인적으로 우리 나이 또래가 많이 없을 것 같아서 거절한 적이 있거든요. 젊은 회원들을 위한 행사가 좀 있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광주순례는 다녀온 적 있습니다!

그리고 민언련 활동가 분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같은 고민을 하고 있겠지만 이젠 우리가 하는 비평이 변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해요. 여전히 조선일보 1면과 KBS 저녁뉴스의 첫 리포트의 영향은 큽니다. 정치하는 사람들과 어르신들이 그걸 보기 때문이죠. 하지만 나날이 커져가는 포털이나 유튜브에 대해서 대응이 필요하다고 봐요. 사실 조선일보 1면은 비판하기 쉬워요. 눈에 보이니까요. 근데 포털이랑 유튜브는 무엇을 비판할 수 있을지 안 보이더라고요. 미국 탐사보도 기자들의 사례가 있는데요. 사실 페이스북도 모든 알고리즘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시민들에게 페이스북 광고 받은 내역을 수집해달라고 요청해서 크라우드 펀딩처럼 받았어요. 그걸 다시 분석했죠. 그랬더니 어떤 지역은 흑인에게, 또 어떤 지역은 여성에게 광고를 안 하는 등 특정한 사람들을 차별하고 있던 거예요.

포털과 유튜브를 따져보면 유튜브가 더 문제에요. 네이버는 제가 지금 당장 전화를 하면 담당자가 그 문제에 대해 알아 봐줍니다. 근데 구글 코리아에 문의하면 오래 걸려요. 한국 지사에 물어보면 그들은 권한이 없기 때문에 싱가포르 지사에 문의하죠. 그럼 싱가포르 지사가 2주 뒤쯤 연락을 줘요. 하지만 답변은 대부분 ‘유튜브는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습니다’란 내용이에요. 소통이 안 되는 거죠. 막강한 기술 플랫폼인 데다가 외국 기업이다 보니 견제가 안 되는 상황이에요. 개인적으론 이걸 어떻게 취재해야 하나 고민입니다.

민언련에서도 유튜브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렇게 가짜뉴스를 걸러내는 게 큰 의미가 있죠. 하지만 그걸 넘어서서 플랫폼 기업이 어떤 기준으로 콘텐츠를 배열하고 알고리즘을 사용하는지 큰 그림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언련에게도 비평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인터뷰_김언경 사무처장, 정리_조선희 활동가, 사진_고은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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