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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5주기’에도 달라지지 않은 방송사는 여전히 있었다
등록 2019.04.2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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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그 날은 어느덧 5년이 흘렀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300명이 넘는 희생자가 차가운 바닷속에서 죽음을 맞이한 이유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희생자들을 구하지 않은 책임자에 대한 처벌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외면해 온 보수언론들 역시 변하지 않았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세월호 참사의 명확한 진상규명과 엄중한 책임자 처벌을 바라며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8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의 세월호 참사 5주기 관련 보도를 살펴봤습니다.

 

어김없이 세월호 참사 외면한 TV조선

8개 방송사의 보도량을 확인한 결과에서부터 차이점이 확실하게 보였습니다. MBC는 3일간 20.5건을 보도하며 8개 방송사 중 가장 많은 보도량을 보였습니다. 이어 SBS 19.5건, YTN 14건, JTBC 12.5건, KBS 12건, MBN 8건, 채널A 4건, TV조선 2건순이었습니다.

 

눈에 띄는 방송사는 TV조선이었습니다. TV조선은 참사 당일에만 단 2건의 보도를 진행하며 사실상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외면했습니다. 보도순서에서도 타방송사들은 참사 5주기인 16일 모두 톱보도로 진행한 반면 TV조선은 사실상 가장 끝 순서인 18번째로 배치한 모습이었습니다. 채널A 역시 4건으로 타 방송사에 비해 적은 보도량을 보였습니다.

 

반면 MBC는 가장 적극적으로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보도했습니다. MBC는 15일부터 5.5건을 보도했고, 16일에는 13.5건을 보도하며 SBS와 함께 가장 많은 보도를 진행한 방송사였습니다. SBS 역시 3일간 19.5건을 보도하며 많은 보도량을 보였습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YTN

4/15

4건

(9번째)

5.5건

(3번째)

4건

(6번째)

4건

(톱보도)

-

1건

(21번째)

4건

(톱보도)

4.5건

(20번째)

4/16

7건

(톱보도)

13.5건

(톱보도)

13.5건

(톱보도)

8.5건

(톱보도)

2건

(18번째)

3건

(톱보도)

4건

(톱보도)

9건

(톱보도)

4/17

1건

(21번째)

1.5건

(4번째)

2건

(19번째)

0건

(12번째)

-

-

-

0.5건

(9번째)

합계

12건

20.5건

19.5건

12.5건

2건

4건

8건

14건

△‘세월호 참사’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량(4/15~17), 괄호 안은 첫 보도 순서 ©민주언론시민연합

 

진상규명 관련 보도 양상

 

TV조선의 세월호 참사 5주기 보도에는 ‘진상규명’이 없었다

지난 5년의 시간동안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들이 가장 많이 언급했던 단어는 ‘진상규명’이었습니다. 진상규명은 304명의 국민이 죽은 사회적 참사의 원인을 밝혀달라는 아주 당연한 요구입니다. 또한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요구 이전에 정부가 했어야할 역할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월호 참사 보도에서 ‘진상규명’ 관련 보도는 당연한 수순입니다.

 

그럼에도 TV조선은 세월호 참사 5주기 보도에서 ‘진상규명’을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TV조선의 2건 보도 중 <세월호 참사 5주기…전국에 추모 물결>(4/16 김승돈 기자)는 참사 5주기를 추모하는 국민적 분위기를 다뤘고, <막말 논란…한국“사죄”↔민주“제명”>(4/16 윤태윤 기자)에서는 자유한국당 전현직 의원들의 망언을 다뤘습니다. 심지어 TV조선은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에 참석한 장훈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으나 사고의 원인과 관련된 진상규명 발언은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TV조선이 세월호 참사의 본질로 볼 수 있는 진상규명을 철저히 외면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진상규명’ 언급만 한 채널A‧MBN

채널A‧MBN는 TV조선과 달리 진상규명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이나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진행된 진상규명의 문제점 등은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채널A <“주현아, 하루도 잊은 적 없다”>(4/16 유주은 기자)는 “참사 5년이 지났지만 진상규명은 아직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라면서 진상규명을 언급한 뒤 고 안주현 군의 어머니 김정해 씨의 “정권이 바뀌었는데 정말 바뀐 건 아무것도 없거든요. 진실에 다가가기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게 아닌가 싶어서 두려울 때도 있는데…”라는 발언을 보여준 것이 전부였습니다.

 

MBN <아픔 싣고서…세월호 ‘다섯 번째 봄’>(4/15 손하늘 기자)도 “침몰 원인 규명을 두고 세월호는 우리 사회 갈등의 최전선이자 안전한 세상을 지향하는 상징이 됐”다며 세월호를 찾은 일반인의 “저 안에서 아이들이 얼마나 무서웠을까, 엄마의 입장에서 그런 생각이 들었고요. 5년이 된 지금까지 아직도 제대로 된 진상이…”라는 인터뷰를 보여준 것이 전부였습니다.

 

‘수상한 DVR 수거 영상’ 공개한 KBS

반면 진상규명과 관련해 가장 적극적인 보도를 진행한 방송사는 KBS였습니다. KBS <단독/DVR 수색 영상 입수…“사라진 20분”>(4/15 강나루 기자)는 지난 3월 28일 세월호 참사 특조위가 발표한 DVR 조작의 구체적 증거를 찾아냈습니다. KBS는 해경이 제출한 2개의 DVR 인양 영상을 입수해 보여주며 26분짜리 영상에서 “어딘가를 수색하는 장면만 있고 DVR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고 8분짜리 영상에서는 “중간쯤 DVR이 등장하는데 이미 수거해 바지선으로 올라가는 장면”만 담겨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두 영상 어디에도 안내 데스크에서 DVR을 떼는 장면은 없”었던 것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영상에서 DVR을 수거한 인물이 “하나는 하얀 목장갑인데 다른 하나는 검은색 장갑”을 착용하고 있다는 점을 통해 서로 다른 사람이라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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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DVR 조작 증거 찾아낸 KBS <뉴스9>(4/15)

 

같은 날 KBS <단독/서로 다른 두 장의 인수인계서…“재수사해야”>(4/15 최형원 기자)는 수상한 영상에 이어 인수인계서에서도 조작의 정황이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KBS는 “DVR은 하나인데, 이걸 인수인계했다는 서류가 2장이고, 인수인계 시간도 사람도 필체도 전부 달랐”다며 “DVR 인양이 두 번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MBC <2장의 DVR 인수인계서…도재체 ‘진짜’는 뭔가>(4/16 신광하 기자), SBS <“세월호 CCTV 녹화장치, 원본 아닌 재촬영본 의심”>(4/16 김수영 기자)는 KBS의 보도를 하루 뒤 전달했습니다. 세 방송사는 해당 내용과 함께 통해 세월호 특별수사단 구성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YTN <“자식 잃은 아픔…치유 시작은 진상규명”>(4/16 차유정 기자)은 KBS의 보도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유가족들의 인터뷰를 통해 진상규명이 최우선 과제라는 점을 짚었습니다. JTBC <희생의 상처, 녹슬고 찢긴 그 배…보존장소 못 정해>(4/16 이상엽 기자)는 진상조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한 뒤 선체 훼손 가능성과 향후 세월호 보존 방향 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책임자 처벌 관련 보도 양상

 

‘세월호 참사 처벌 대상 명단 발표’ 보도하지 않은 TV조선‧채널A

4‧16연대와 유가족들은 참사 5주기 하루 전인 15일 광화문에서 ‘세월호 참사 처벌 대상 1차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해당 명단에는 박근혜 씨를 비롯해 참사의 책임자 13명과 관련기관 5곳이 포함됐습니다. 이와 같은 발표가 진행된 배경에는 참사 후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현실이 있습니다. 당시 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해 선원들을 구조한 해경의 김경일 123정장을 제외한다면 사실상 제대로 처벌을 받은 책임자는 단 1명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TV조선‧채널A는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4‧16연대와 유가족들의 처벌 대상 명단 발표를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15일 TV조선은 세월호 참사 관련 보도가 없었고 채널A는 <벌써 5년… 내일 팽목항 추모식>(4/15 공국진 기자)를 통해 목포신항과 팽목항을 찾은 추모객들을 다룬 보도가 전부였습니다. 또한 두 방송사는 전체 보도에서 ‘책임자 처벌’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현장까지 취재했는데도 명단은 언급하지 않은 MBN

MBN은 명단 발표를 보도했지만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MBN <“책임자 처벌하라”>(4/15 이현재 기자)는 “광화문광장에 모인 세월호 유가족들은 책임자를 처벌하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라며 현장의 화면을 보여줬지만 명단 발표와 관련된 정보를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MBN은 “검찰은 세월호 유가족을 감시한 혐의로 전 기무사 참모장 지 모 씨를 불구속 기소”,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정무수석 등은 설립단계부터 특조위 축소를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와 같이 특정 인물들에 대해서만 검찰의 조사와 재판 진행을 언급할 뿐 책임자 명단에 등장하는 박근혜 씨 등의 인물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책임자 처벌의 중요성 지적한 지상파 3사와 JTBC‧YTN

반면 지상파 3사와 JTBC‧YTN은 명단을 전달하고 책임자 처벌의 중요성을 지적했습니다. 대표적으로 YTN <세월호 참사 책임자 18명 발표…처벌 요구>(4/15 김우준 기자)는 “청와대 관계자로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 당시 국가안보실장이던 김장수, 그리고 우병우 민정수석 비서관 등 5명”과 같이 구체적인 인물을 언급하고 “4.16연대는 정부의 핵심 책임자들에 대한 공소시효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조속한 조사와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명단을 공개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어 YTN <참사 국가 책임은 단 1명…“끝나지 않았다”>(4/16 이형원 기자)는 “5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책임자 처벌은 제자리걸음”이라며 “세월호 참사의 국가 잘못은 4년이 지나서 겨우 인정됐”고 “책임자는 당시 현장지휘함을 맡았던 김경일 전 목포해경 123 정장, 단 1명에 불과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YTN은 5년간 우리 사회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외면해왔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지난 정부는 세월호 참사를 원활한 국정 운영의 방해물 정도로 여겼습니다.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유족을 보듬어주기는커녕 불법 사찰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정부가 얼마나 무능했는지 여실히 드러났지만,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고 책임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또다시 나선 건 유족들입니다. 304명이 수장됐지만 5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진상 규명도, 처벌도 없는 현실. 세월호 참사에 투영된 대한민국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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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자 처벌의 필요성 강조한 YTN <뉴스Q>(4/16)

 

YTN뿐만 아니라 KBS <“책임자 처벌하라”…18명 실명 공개>(4/15 김혜주 기자), MBC <생명 앞게 ‘국가’ 멈췄던 그날…책임을 묻습니다>(4/15 이지수 기자), SBS <세월호 참사 책임자 18명 공개…고소고발인단 구성>(4/15 배정훈 기자), JTBC <참사 책임자 17명 지목…처벌 촉구>(4/15 이수진 기자) 역시 참사 책임자 명단을 전하고 처벌의 중요성을 지적했습니다.

 

세월호 망언 관련 보도 양상

 

차명진 키워준 MBN은 ‘세월호 막말’을 숨겨줬다

4월 16일 자유한국당 차명진 전 의원은 개인 SNS를 통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수준의 망언을 세월호 유가족에게 퍼부었습니다. 심지어는 유튜브 김문수TV를 통해 해당 글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차 전 의원의 망언이 인터넷을 통해서 빠르게 퍼져나가자 결국 “후회하지 않는다”는 발언 한 시간 뒤 망언이 담긴 글을 삭제하고 사과의 글을 SNS에 게재했습니다.

 

앞서 민언련이 보고서를 통해 지적한 바와 같이 차 씨를 지속적으로 방송에 출연시킨 방송사들 역시 이번 망언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특히 MBN은 시사대담프로그램 <뉴스와이드>에서 차 씨의 발언으로 수차례 방송통심심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음에도 그를 지속적으로 출연시킨 방송사입니다. 그 의미는 차 씨의 망언에 MBN도 큰 책임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MBN은 반성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3일간 저녁종합뉴스에서 ‘차명진 망언’을 단 1건도 보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8개 방송사 중 관련 보도를 진행하지 않은 방송사는 MBN이 유일했습니다. MBN은 차 씨뿐만 아니라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SNS에 게재한 망언 역시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즉, MBN에서는 ‘차명진’, ‘정진석’, ‘세월호 망언’은 없는 존재였던 것입니다. 물론 보도의 주제를 선정하는 것은 언론사의 권한입니다. 하지만 국민의 대다수를 분노케 한 차 씨의 망언을 보도하지 않은 MBN의 선택은 논란의 책임자인 스스로에 대한 책임회피로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황교안 대표 사과’에 초점을 맞춘 채널A, ‘정치권 공방’으로 보도한 TV조선

차 씨의 막말에 입을 다문 MBN과 달리 TV조선‧채널A는 1건의 관련 보도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두 방송사 역시 제대로 된 보도는 아니었습니다. 두 방송사는 망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대신 이를 정치권 공방으로 다루거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사과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먼저 TV조선 <막말 논란…한국“사죄”↔민주“제명”>(4/16 윤태윤 기자)는 차 씨의 막말이 정치권 공방인 듯 보도를 구성했습니다. 오현주 앵커는 “자유한국당 전현직 의원들이 유가족에게 상처가 되는 막말성 글을 올려 논란”이라더니 “한국당은 곧바로 사과했지만 민주당은 제명을 요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윤태윤 기자는 차 씨와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의 망언을 설명한 뒤 “차 전 의원은 논란이 된 글을 내리고 사과했고, 정 의원도 유가족이 아닌 정치권을 향한 얘기였다고 해명하며 글을 내렸”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제명을 촉구한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의 주장을 언급한 뒤 “한국당은 오는 19일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정 의원과 차 전 의원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기로 했습니다”라며 보도를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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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망언’을 정치적 공방으로 치부한 TV조선 <뉴스9>(4/16)

 

채널A <‘징글징글’ 막말 파문… 황교안 사과>(4/16 이민찬 기자)는 망언 내용을 언급한 뒤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차 전 의원은 글을 지운 뒤 사과했고, 정 의원은 유가족에게 한 얘기가 아니라고 해명에 나섰”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인천에서 열린 일반인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한 황교안 대표는 항의를 받았”고 “막말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는 점과 “한국당은 윤리위를 소집해 두 사람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설명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즉, 채널A가 주목한 것은 ‘차명진‧정진석의 망언’이 아니라 ‘황교안의 사과’였던 셈입니다.

 

두 방송사의 보도는 기계적 중립을 가장한 무비판적 보도였습니다. 자유한국당의 망언과 같은 명백히 비판받아야 마땅한 발언들에 중립적 보도는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두 방송사는 단순히 사실만을 전달하며 어물쩡 넘어간 것입니다. 두 방송사 외에도 YTN 역시 <한국당 ‘막말’ 차명진‧정진석 윤리위 회부>(4/16 단신), <세월호 유족 “차명진 막말 법적 대응 방침”>(4/16 단신)으로 같은 보도양상을 보였습니다.

 

반복되는 악의적 망언을 지적한 KBS‧MBC‧SBS‧JTBC

반면 지상파 3사와 JTBC는 자유한국당을 통해 이어지고 있는 망언을 지적했습니다. 대표적으로 MBC는 2건의 리포트를 통해 자유한국당에서 나온 망언과 대응을 보도한 뒤 <‘막말하고 사과하고’ 끝없는 반복…진정성 어디에>(4/16 오현석 기자)에서 망언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사고 당시 집권여당이던 새누리당, 지금의 한국당 일부 의원들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국가의 책임을 과도하게 묻고있다는 주장을 펴왔습니다. 그러면서 단원고 유가족을 향해 여러차례 막말을 이어왔습니다. 급기야 '시체 장사' 발언을 했던 김순례 당시 대한약사회 부회장을 지난 총선 비례 후보로 공천해 당선시켰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가의 책임의식과 반성이 한국당 내에서 공유되지 않다보니 유가족을 향한 막말이 반복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결국 이번에도 해당 인사들에 대한 징계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304분 전체 희생자를 추모한다"던 황 대표의 진정성도 의심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줌인/차명진님이 나갔습니다.>(4/17 정윤섭 기자) 역시 차 씨의 과거 망언들을 설명하며 정윤섭 기자가 “결국 막말이나 잘못된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우지 않으니까 반복되는 것”이라 지적했고 SBS <반복된 피해자 향한 망언…사과 뒤엔 ‘정치적 계산’>(4/16 권지윤 기자)도 “한국당 지도부도 일단 고개를 숙이기는 했는데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런 극단적인 표현으로 다른 사람의 슬픔을 통해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는 나쁜 행태를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JTBC <‘막말’ 던져놓고 징계 논의…반복된 5년의 ‘패턴’>(4/16 박소연 기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에 문제가 된 발언은 한두번이 아니었지요. 논란을 일으키고 이를 다시 수습하기 위해서 징계를 논의하고, 그러나 결론은 나지 않고 이 과정만 반복되고 있습니다”라며 상황을 비판했습니다. 이어 “한국당은 세월호 참사 뿐 아니라 다른 논란이 된 사안에 대해서도 막말 - 사과 - 징계 절차 논의의 단계를 반복했”지만 “관련 이슈가 잠잠해지면 흐지부지 되고는 합니다”라며 자유한국당의 연이은 망언의 배경을 짚었습니다.

 

기타 보도 양상

 

‘소외된 의인’ 동거차도 주민들의 세월호 참사 후 5년을 전달한 KBS

KBS는 8개 방송사 중 유일하게 동거차도 주민들의 피해를 보도했습니다. KBS <구조에 앞장섰지만…치료도 보상도 없다>(4/16 박상훈 기자)는 세월호 참사 당시 가장 먼저 접근해 구조를 도왔던 동거차도 주민들을 찾아 지난 5년간 주민들이 “엄청난 사고를 눈앞에서 목격하면서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고, 생계에도 타격이 컸지만 아직도 제대로 된 치료나 보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동거차도 주민들은 참사에 대해 “내 아까운 새끼들 어쩔까 하고 얼마나 운 줄 알아요? 늙은 우리들이 죽으면 죽어야지 어린아이들이 죽었다는게...”라며 회상했고, 당시 여학생의 시신을 수습한 이옥영 씨는 “(치료) 한 번 받았어요. 한 번 오라고 하니까 가서 약먹고 이것 저것했는데 그 뒤로는 약 좀 보내주라고 전화를 했더니 돈을 보내야 약을 보내 준다는 거예요”라며 외상후스트레스에 대한 정부의 치료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증언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동거차도 주민들은 “세월호 침몰과 인양과정에서 발생한 시커먼 기름띠에 어장이 황폐화됐지만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했”고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5년을 보내야 했습니다. KBS 보도 말미에 한 동거차도 주민은 “안 겪어본 사람은 몰라요”라며 지난 5년을 회상했습니다.

 

‘참사 후 대책마련’을 점검한 MBC

MBC는 참사 직후 신설된 해양특수구조단의 운영실태를 점검했습니다. MBC <참사 다시 벌어진다면…지금의 ‘해경’ 준비돼있나>(4/16 윤수한 기자)는 특수구조단이 “고난도의 해양 사고에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대응해 초기 피해를 줄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정부의 계획과는 달리 “현재 구조대가 있는 곳은 본단이 있는 부산과 동해, 목포 3곳 뿐”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MBC는 이미 만들어진 특수구조대 역시 인원, 예산의 부족으로 제대로 된 운영이 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공개했습니다. 실제 특수구조단은 “교대근무까지 고려하면 한 지역에 최소 36명의 전문구조인력이 필요”하지만 “부산과 목포 32명, 동해는 20명”뿐이었고 “부산에 있는 구조단 본단은 아직까지 청사가 없어 부산해경 별관에 더부살이를 하고 있”는 현실이었습니다. MBC는 보도 말미에서 “특수구조단이 전문구조인력으로서 제 역할을 하려면 과감한 예산, 인력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며 참사 이후 마련된 대책이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서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어떻게 참사를 기억할 것인가’ 고민한 SBS

SBS <‘반복된 참사’,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4/16 김민정 기자)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공간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SBS는 그간 사회적 참사의 희생자를 기억하는 것이 부족했다는 점부터 지적했습니다. 삼풍백화점 붕괴 희생자를 기리는 위령탑은 “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양재 시민의 숲 귀퉁이에 세워졌”고 성수대교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위령탑은 “강변북로와 옆 도로 사이 외진 곳”에 설치됐다는 점을 현장을 찾아가 보여줬습니다.

 

이어 안산 화랑유원지에 세워질 세월호 추모공원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이 “한두 번 (추모)했으면 그만해야 하는데 그거 볼 때마다 생각이 날 건데”, “왜 시내 한복판에다 합니까. 그게 안 좋죠”라는 주장을 보여준 뒤 “9·11테러 희생자를 기리는 미국의 그라운드 제로,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을 기억하는 독일 홀로코스트 추모관은 각각 뉴욕과 베를린 도심 한복판에 설치됐”다며 해외에서 사례를 설명했습니다.

 

한성훈 연세대 국학연구원 연구교수는 SBS에 “(추모 공간이) 우리 곁에 있어야지 사람들이 계속해서 생각을 하게 되고. 아 우리가 이것으로부터 바뀌어야 되는구나. (그렇게) 정치규범을 바꿈으로써 달라질 수 있는 거죠”라며 추모공간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SBS는 보도 말미에 “아픈 역사는 지우는 게 아니라 기억하는 것이다,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추모공간의 의미를 되짚어볼 때”라며 참사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한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년 4월 15~17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YTN <뉴스Q>(1부)

 

<끝>

문의 임동준 활동가 (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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