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채널A ‘전여옥 작가’의 ‘막말 클라스’
등록 2019.03.15 19:07
조회 2303

‘또’ 막말입니다. 채널A <정치데스크>의 목요일 고정 패널인 전여옥 작가는 3월 7일에도 어김없이 막말을 쏟아냈습니다. 전여옥 씨가 하루 방송에서 얼마나 다양한 이슈를 ‘막말’로 변질시키고 있는지 그 실체를 전해드리겠습니다.

 

1) 김학의 사건이 다시 불거진 이유는 문다혜 공격한 곽상도 의원에 대한 압력?

 

‘항간의 소문’? 도 넘은 ‘김학의 사건’ 왜곡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은 지난 4일 ‘김학의 전 차관 성 접대 의혹 사건’ 조사 당시 경찰이 3만 건 이상의 디지털 증거를 누락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진상조사단은 최근 박관천 전 경정이 최순실 씨와 김 전 차관의 부인이 친분관계였다고 진술했다는 점도 언급했죠. 2013년에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판결을 받은 이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은 이유입니다.

 

14KBS <뉴스9>에는 ‘김학의 성접대 사건’의 피해 당사자가 출연해 2014년 당시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폭로하고 ‘살려달라’는 호소를 보내기도 했죠. 공소시효가 임박한 만큼 참담한 범죄의 진상이 하루 빨리 밝혀져야 합니다.

 

그러나 ‘김학의 성접대 사건’을 바라보는 채널A 전여옥 씨의 시선은 심각하게 뒤틀려 있었습니다. 채널A <정치데스크>(3/7)에서 전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여옥 : 2013년부터 불거진 사건을 왜 2019년에 또 다시 나오느냐. 여기에는 최근에 문다혜 씨 문제에 대해서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곽상도 민정수석하고 또 줄긋기를 하는 항간의 의문도 있습니다. (중략) 문다혜 씨에 대해서 의료 보험을 먹튀했다, 이렇게 곽상도 수석이 주장을 하니까. 말하자면 곽상도 수석에 대해서 일종의 보이지 않는 압력 수준 아니냐. (중략) 이 정부가 그동안에 이렇게 막대한 또는 이렇게 상당히 중요한 거라면 왜 이걸 빨리 수사를 안 했습니까? 그리고 박관천 경정도 가만히 있다가 또 지금 인터뷰도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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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의 재조사’를 ‘곽상도 압력’으로 해석한 채널A 전여옥 패널

 

‘김학의 성접대 사건 재조사’가 ‘곽상도 압력’? 저급한 가짜뉴스

전여옥 씨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를 공격한 곽상도 의원에게 압력을 행사하기 위해 정부가 김학의 성접대 사건을 의도적으로, ‘갑자기’ 수사한다고 주장한 셈입니다.

 

그러나 이는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인 동시에 김학의 사건 피해자에 대한 모욕이나 다름없습니다. 김학의 성접대 사건이 다시 주목 받은 이유는 사건을 재수사하던 대검 진상조사단이 2013년 경찰의 수사에서 핵심 증거 대부분이 누락되는 등 부실수사 정황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대검 진상조사단은 검찰의 불명예스러운 과거사를 청산하기 위해 지난해 2월 출범해, 수사 과정에서 검찰권 남용, 인권 침해가 있었던 사건 17개를 재조사했습니다. 여기에는 김학의 성접대 사건은 물론, 용산참사, 고 장자연 성접대 사건, 낙동강변 2인조 살인사건 등 진상이 밝혀지지 않은 많은 사건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여옥 씨의 주장은 바로 이 사실에서부터 아주 저급한 모순입니다. 곽상도 의원이 문다혜 씨를 공격한 시점은 2019년 1월부터인데, 문재인 정부가 이 공격을 미리 예상하고 무려 1년 전인 2018년 2월 출범한 대검 진상조사단에 ‘김학의 사건 재수사’ 압력을 넣었다는 황당한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대검 진상조사단은 1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17개 과거사를 재조사하다보니 시간이 부족했고 3월 11일, 활동 기한 연장을 요청했으나 법무부로부터 거부되어 이달 31일 활동을 마칠 예정입니다. 바로 그 1년의 짧은 기한 끝에, 가해자들이 면죄부를 받은 ‘김학의 성접대 사건’의 진상 일부가 가까스로 드러난 겁니다. 이마저도 문재인 대통령의 ‘정략’으로 해석하려는 채널A 전여옥 씨의 발언은 개탄스러운 지경입니다. 사건의 피해자들이 이런 발언으로 입게 될 상처는 안중에도 없는 반인륜적인 가짜뉴스입니다.

 

조중동도 외면한 ‘곽상도 의혹 제기’

‘김학의 성접대 사건’을 두고 느닷없이 문다혜 씨를 동원한 전여옥 패널이야말로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전여옥 씨가 콕 집어 언급한 ‘문다혜 씨 건강보험 부정 수급 의혹’은 3월 5일 곽상도 의원이 제기했는데 1월부터 끈질기게 이어진 이 공세는 너무도 터무니없는 내용, 한마디로 덮을 것도 없는 수준의 이슈였습니다. 오죽하면 보수신문 조중동도 지면에서 이 의혹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전여옥 씨만 진지하게 받아들였고 이를 ‘김학의 성접대 사건’과 연결짓는 망상을 하는 것이고, 채널A는 이런 헛소리를 아무런 제지 없이 방송한 것이죠.

 

2) 옷 많은 이언주가 빨간 외투를 입은 것은 자유한국당에 옮기겠다는 뜻이다?

 

‘옷 색깔=당적’? 채널A에게는 ‘주요 뉴스’

전여옥 씨의 황당한 막말, 또 하나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6일 ‘기업의 족쇄를 풀어라’라는 세미나가 있었습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도 참석했는데요. 채널A <정치데스크>(3/7)는 황교안 대표가 이언주 의원에 악수를 청하며 ‘아이고’라는 추임새로 반가움을 표한 것, 이언주 의원이 입은 ‘빨간 외투’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를 ‘주요 뉴스’로 선정한 것 자체가 우스운 상황입니다. 더 황당한 것은 이언주 의원의 ‘빨간 옷’을 둘러싼 해석이었습니다. 

이용환 앵커 : (이언주 의원)코트 색깔이 자유한국당 상징인 빨간색입니다. 참고로 이언주 의원의 당은 바른미래당입니다. 여러 가지로 여의도 정치권의 해석이 지금 난무하고 있습니다, 전 작가님.

 

전여옥 : 그렇죠, 그런데 정치인에게 있어서 어떤 옷을 입느냐는 그것도 또 정치적인 행동 입니다, 사실. 그래서 이언주 의원이 그 옷도 참 많더라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저렇게 빨간 코트를 입고 왔다는 것은 빨간색이 바로 자유한국당의 색깔이고요. (중략) 이언주 의원의 저 빨간 그 코트는 뭐라고 할까요. 우리가 요즘 집에서 음식 많이 시켜먹는데 배달앱으로 시켜먹지 않습니까? 배달앱이 이제 설치가 됐고 주문만 하면 된다, 이렇게 봐도 되겠죠.

 

이용환 앵커 : 앱은 설치가 됐고 이제 버튼만 누르면 이언주 의원은 바른미래당을 나와서 한국당으로 자리를 옮길 준비가 거의 다 됐다?

  물론 정치인의 의상과 제스처 하나하나가 세간의 여러 소문의 근원이 되기도 하지만 그런 가십성 추정을 보도‧시사 프로그램이 하나의 주요 이슈로 다루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하물며 이언주 의원이 추후 자유한국당으로 간다고 해도 ‘옷 색깔’이 근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채널A는 이를 이른바 ‘전문가 패널’의 ‘분석’으로 보도했고 진행자의 질문부터 ‘이언주 의원의 빨간 옷=자유한국당’이라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심지어 전여옥 씨는 한 술 더 떠, ‘배달앱 설치가 끝났다’라는 표현을 덧붙였죠. 곧바로 당적을 이동할 것을 암시한 비유이지만 이언주 의원이 공식적으로 자유한국당 입당 가능성을 표명한 적이 없습니다. 바른미래당은 물론 다른 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있어 오히려 저어하고 있는 모양새죠. 현실적으로 당을 옮기는 일은 매우 번거로운 일입니다. 단지 빨간색 옷을 입는 것만으로 준비를 끝냈다고 ‘논평’할 수는 없는 겁니다. 오로지 흥미를 위한, 시청률 장사를 위한 선정적 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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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언주 의원의 ‘빨간 옷’ 주목한 채널A <정치데스크>(3/7)

 

‘옷 색깔=당적, 하지만 나는 아니다’? 황당한 ‘내로남불’

정치 뉴스를 중점적으로 다룬다면서도 여러 ‘카더라’와 ‘가십’을 버리지 못한 채널A <정치데스크>(3/7)의 우스갯소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빨간 옷’으로 ‘자유한국당 당적’을 점친 전여옥 씨는 이날 더불어민주당의 당색인 ‘파란색’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그런 전 씨가 이언주 의원의 당적에 왈가왈부하자 상대 패널로 출연한 유종필 전 민주당 대변인은 “(옷)색깔은 전 작가님 민주당 아니시죠. 그런데 지금 오늘 드레스코드가 민주당입니다. 파란색”이라며 에둘러 전 작가를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전여옥 씨는 황급히 “민주당 색하고는 다르고요. 원래 당적이 없는 사람입니다”라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이때 진행자와 패널 모두가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는데요. 전여옥 씨와 채널A 스스로 이언주 의원의 당적을 논했던 본인들의 논리가 얼마나 우스운 것인지 인정한 셈입니다. 아무리 시청자에게 유쾌함을 선사한다고 해도, ‘정치 비평’을 빙자해 가십성 방송을 남발해서는 안 됩니다. ‘옷 색깔=당적’과 같은 황당한 논리가 아니어도 충분히 유의미하고 흥미로운 ‘정치 비평’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3월 7일 채널A <정치데스크>

 

 

<끝>

문의 이봉우 활동가(02-392-0181) 정리 정선화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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