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종편에는 아직도 ‘막말 패널’이 판을 친다
등록 2018.10.19 17:20
조회 2111

종편 3사 시사 프로그램의 단골 패널들은 줄곧 왜곡‧편파라는 비판을 받아왔으나 여전히 그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TV조선 4개(<김광일의 신통방통>, <보도본부핫라인>, <이것이정치다>, <뉴스현장>(주말)), 채널A 6개(<김진의 돌직구쇼>, <정치데스크>, <뉴스TOP10>, <토요랭킹쇼>(주말), <선데이뉴스쇼>(주말)), MBN 5개(<아침&매일경제>, <뉴스파이터>, <뉴스BIG5>, <뉴스&이슈>, <뉴스와이드>) 등 여전히 편성표의 상당수를 보도 기능을 포함한 시사 대담 프로그램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죠. 꾸준히 ‘패널의 편파성 및 비전문성’이 지적되면서 종편 3사는 패널 구성에 변화를 줬으나 문제점은 사라지지 않았으며 지금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막말 패널’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MBN <뉴스와이드>의 차명진 전 새누리당 의원입니다. 


근본적으로는 종합편성채널임에도 불구하고 뉴스 및 시사프로그램으로 편성표를 채우는 종편 3사에 책임이 있겠으나 보도 및 시사 프로그램의 ‘전문가’로 출연하여 전문성은커녕, 정치적 지향에 따른 일방적 주장만 내놓는다면 패널 역시 ‘언론 공공성 파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습니다. 차명진 씨는 최근에도 MBN에서 그야말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사례들만 모아봤습니다.  

 

‘사법농단 양승태 대법원’ 대신 검찰 비난한 차명진 씨
MBN <뉴스와이드>(10/1)은 <차량만 압수수색 영장에 'USB 두 개' 깜짝 등장, 결정타vs빈 껍데기…내용은?>이라는 제목으로 사법농단의 몸통으로 지목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USB 자진 제출을 다뤘습니다. 판사가 사법농단 관련자들의 압수수색 및 구속영장을 대부분 기각하면서 ‘제식구 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수사 시작 석 달만에 양 전 원장의 차량에만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됐는데 너무 늦었다는 것이 중론이었습니다. 검찰도 별 기대하지 않았으나 양 전 원장이 “퇴직할 때 가지고 나온 USB가 있다”며 자진 제출하면서 이목을 끌었는데요. 그러나 검찰은 ‘자택 압수수색을 방지하기 위한 양 전 원장의 선수치기’라 판단했습니다. 해당 USB에서는 실제로 일부 문서를 삭제한 정황이 발견돼 검찰이 복구를 진행 중입니다. 


대부분의 MBN 패널들은 당시 상황을 전달하는 수준으로 분석을 내놨습니다. 대체적으로 해당 USB에는 재판 거래나 법관 사찰 등을 입증할 스모킹건이 없을 것이라는데 입을 모았죠. 그러나 차명진 씨는 달랐습니다. 차 씨는 느닷없이 ‘검찰의 언론플레이’라며 ‘적폐청산이 지나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대체 무슨 영문일까요? 


차 씨는 먼저 “검찰 이런 식으로 하다가 보면 진짜로 우리나라의 권위 이런 것들은 다 허물어버리고 본인들도 아마 제가 볼 때는 설 자리가 없게 되는 것”이라 검찰을 겨냥하더니 “수사에 영장을 발부해서 마치 USB 2개를 찾아서 사법농단의 결정적인 근거를 찾은 것처럼 언론에 공개를 해서 언론에 다 그렇게 다 나왔잖아요. 결국에 봐봐야 아무것도 없을 거고 증거인멸을 다 양승태 법원장이 마치 증거인멸을 한 것처럼”이라고 분노를 표했습니다. 양 전 원장이 자진 제출한 USB를 두고 ‘검찰이 마치 결정적 근거를 찾은 것처럼 꾸민 것’이라 규정한 겁니다. 심지어 ‘양 전 원장이 증거인멸한 것처럼 검찰이 꾸민 것’이라고도 했죠. 이어서 “그야말로 사법부의 권위를 완전히 땅에 떨어뜨리는 식으로 하면, 이런 식으로 적폐청산을 하면 나중에는 너무너무 깊이 파서 본인들이 못 나오는 상황이 돼버릴 수 있어요. 그래서 검찰이 지금 이 사법 관련해서 하는 거 보면 스스로 이 땅의 권위들을 다 스스로 허물어버리면서 나중에 보세요. 이렇게 되면 국민들이 검찰은 전적으로 정치적으로 수사를 하는 기관이구나. 이렇게 이야기하면 검찰은 또 누가 믿겠습니까?”라고 주장했습니다. 뒤죽박죽 논리이지만 정리하자면 ‘검찰 수사는 사법부 권위 떨어뜨리는 것→따라서 검찰 스스로의 권위도 허무는 것→검찰은 정치적 수사 기관’이라는 겁니다. 양 전 원장이 스스로 제출한 USB에서 어떻게 이런 결론이 나오는지, ‘막말 패널’의 대표자답습니다. ‘사법농단’의 실체를 은폐하기 위해 검찰은 겨냥한 ‘물타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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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법농단 수사 중인 검찰 향해 ‘무덤 판다’고 엄포 놓은 MBN(10/1)

 

“북한은 퍼레이드 하는데 왜 우린 안 하나”
같은 날 MBN <뉴스와이드>(10/1)는 국군의날 기념식도 다뤘는데요. 정부는 장병들을 배려해 이번 국군의날 행사를 축제 형식으로 치러 화제가 된 바 있습니가. 그러나 조선일보와 자유한국당 등 이른바 보수세력은 ‘김정은도 하는 군사 퍼레이드, 열병식을 안 했다’며 반발했죠. 차명진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차 씨는 “하여튼 문재인 대통령 파격이 참 대단하십니다”라고 잔뜩 비꼬더니 “우리가 국군의 날 열병식을 하고 퍼레이드를 하는 이유가 뭡니까? 이게 다 그걸 통해서 우리 국방력을 국민들이 볼 수 있고 안심을 할 수 있게 하는 건데 이거를 저런 식으로 그냥 제가 싸이가 싫다는 게 아니에요. 저런 식으로 노는 게 싫다는 거 아니고 저녁에 하면 돼요. 낮에 왜 열병식을 안 했는지, 그거는 김정은 위원장을 의식한다는 건데 이것은 되로 받고 말로 주는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안 한 게 뭐 있어요? 딱 연설만 안 했죠. 퍼레이드 다 했잖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아예 퍼레이드를 안 합니까? 국민들은 불안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북한도 하는데 왜 우린 안 하냐’는 프레임은 이미 많은 비판이 제기되어 식상한 감이 있으나 다시 따져보겠습니다. 일단 원래부터 우리나라는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매번 군사 퍼레이드를 하진 않았습니다. 군사 퍼레이드는 군사독재 시절에는 매년 진행되었습니다. 민주화 이후 3년에 한 번 꼴로 줄어들었고 김영삼 정부 이후에는 대통령 취임 첫 해에 하는 것으로 다시 축소됐습니다. ‘5년 주기로는 꼭 해야 한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 내용이 국방부 훈령있을 뿐, 관행일 뿐입니다. 또한 ‘북한도 하는데 왜 안 하냐’는 것은 합리적인 비평의 태도가 아닙니다. 차명진 씨와 자유한국당이 늘 ‘비정상 독재국가’로 비난하는 북한이 하는 모든 것을 우리도 할 필요는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MBN에게는 ‘장난의 대상’일뿐
차명진 씨가 아예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가 뒤늦게 정정한 경우도 있습니다. 심지어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을 왜곡하여 큰 사고를 친 사례입니다. MBN <뉴스와이드>(10/8)은 바로 전날(7일)있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다뤘는데요. 당시 방북 결과로 2차 북미회담의 조속한 개최 및 국제 시찰 하 영변 핵시설 폐기에 북미 양국이 합의했는데요. 반가운 소식이지만 아직 구체적 일정이 나오지 않아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특히 트럼프 미 대통령이 2차 북미회담 시기를 ‘11월 중간선거 이후’로 못박으면서 미국도 속도전보다는 숨고르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논하던 중 차명진 씨는 갑자기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엉뚱하게 해석했습니다. 차 씨는 “트럼프가 이제 20년 걸린다고 그랬잖아요? 그때부터 저는 아, 이게 좀 어렵겠다. 실제 미국이 여태까지 핵 가진 국가를 상대할 때처럼 가겠다. 핵 가진 국가를 상대할 때 미국은 핵을 폐기하기 보다는 자기 편으로 만들었거든요? 그래서 아마 미국은 장기적으로 북한을 아마 중국한테서 어떻게든 떼어내는 식으로 해서 유야무야하는 식으로 갈 겁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일단 7일 폼페이오 방북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에 20년 걸린다’고 발언한 바가 없습니다. 하지도 않은 발언으로 ‘비핵화 유야무야’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죠. 이에 함께 방송을 하던 김광덕 전 한국일보 정치부장은 “20년 걸린다는 발언은 어디에 근거가 있나”라고 되묻기도 했죠. 결국 차명진 씨는 이틀 뒤 이 발언을 정정해야 했습니다. MBN <뉴스와이드>(10/10)에서 MBN 제작진은 8일 방송 영상을 다시 보여줬고 송지헌 앵커는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차 씨는 “제가 본 것은 트럼프가 여태까지 20년이 걸렸는데 앞으로 서두르지 않겠다고 한 것은 저는 이제 제가 좀 착각을 해가지고 앞으로 오래 걸리겠다는 것은 앞으로 20년 걸리겠다고 생각한 건데 제가 좀 표현에서 과한 것은 있어요”라고 답했습니다. 이어서 장난스러운 말투로 “근데 이야, 이건 방송 PD까지 전부 다 제 편이 아니네”라고 덧붙였습니다. 

 

‘허위 발언’에 사과 대신 ‘PD 타박’?
결과적으로 차 씨는 허위사실을 주장하고도 사과는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제작진에 ‘내 편이 아니다’라며 농담을 건넸습니다. 정상적인 정정 보도 형태가 아니라 진행자의 주선 하에 장난스럽게 해명 기회를 준 MBN 제작진 역시 책임을 피하긴 어렵습니다. 


또한 차 씨의 해명 역시 사실관계가 분명치 않습니다. 차 씨는 ‘트럼프가 여태 20년 걸렸는데 앞으로 서두르지 않겠다고 한 것을 착각했다’고 했는데 폼페이오 방북 이후 보도된 트럼프 대통령 발언 중 ‘20년 걸렸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MBN은 대체 어떤 근거로 이런 발언을 방송에 내보냈는지 해명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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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발언 왜곡하고 장난스럽게 정정한 MBN(10/10)

 

돈 없어 변호인 접견 못하는 시민들 향해 “많이 하면 되지 뭐가 문제냐”
MBN <뉴스와이드>(10/10)에서 국정농단의 주범 최순실 씨가 변호인 접견을 과도하게 한다는 내용을 다룰 때도 차명진 씨는 단연 튀었습니다. 차 씨는 “저는 최순실 씨가 변호사 접견을 많이 해서 좀 이상하다고 이야기하는 분들한테 되묻고 싶어요. 그 분들은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변호사도 접견을 안 한다고 또 그걸 갖고 또 문제 삼았어요. 그러니까 기준이 좀 일치하지 않는다. 제가 볼 때는 뭐 최순실 씨가 변호사 접견은 자기가 20년 받은 걸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든 면하기 위해서. 오히려 다른 분들이 변호사 접견을 저렇게 자주 할 만큼 여유가 안 되는 게 문제지. 최순실 씨가 변호사 접견을 자주 하는 걸 왜 문제 삼습니까? 아니, 자기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하는 거죠. 그러니까 저 사람이 지금도 그것도 일정하게 선입견이 있는 거예요. 너 돈 많으니까 변호사 접견 자주하는 거냐? 이렇게 생각하는 거랑 똑같은 거예요. 그러니까 다른 분들이 변호사 접견을 자주 할 수 있도록 그런 조건을 우리가 허용해줘야지. 저 사람(최순실)이 변호사 접견을 자주 하는 것을 제안해야 한다. 저는 이게 참 적반하장이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라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돈이 많아 ‘집사 변호인’을 고용할 수 있는 재벌‧정치인들이 수감 중에 ‘변호인 특별접견’을 과도하게 이용한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이는 최순실, 박근혜 등 국정농단 피의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차명진 씨는 오히려 ‘다른 사람들도 최순실처럼 많이 하면 되는 것이지 뭐가 문제냐’라고 따져 물은 것이죠. 심지어 박근혜 씨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왜곡했습니다. ‘사람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은 변호사 접견을 안 한다고 문제 삼는다’고 했는데 박근혜 씨 역시 변호인 특별접견을 상당히 많이 했습니다. 시사인 <국정농단 피고인들의 ‘슬기로운’ 감방 생활?>(9/21 https://bit.ly/2JbHNvP )에 따르면 올해 9월 6일 기준으로 박근혜 씨는 구속 기간 525일 중 258 차례 변호사를 만났습니다. 주말, 공휴일 등 변호인 접견이 금지된 날을 제외하면 355일 중 258번입니다. 최순실 씨는 673일의 구속 기간 중에 무려 554번이나 변호인을 접견했죠. 이는 2016년 국감 당시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밝힌 “일반인 한 명당 변호인 접견실을 이용하는 평균 횟수가 2014년 6.77회, 2015년 6.82회, 2016년 8월 현재 5.84회”에 비하면 턱없이 높은 겁니다. 차명진 씨를 이런 현실을 두고 ‘일반인도 많이 하면 되지 뭐가 문제냐’고 한 겁니다. 일반인들은 최순실이나 박근혜처럼 돈이 많지 않음을 모르는 모양입니다. 

 

 최소한의 패널 자질을 갖추길
시사 프로그램의 패널은 기본적인 소양을 갖춰야 합니다. 근거가 없으면 말하지 말고 최대한 합리적인 비평과 분석을 준비해야 하죠. 아무리 편파와 왜곡이 판친다 해도 종편 3사 시사 프로그램 역시 보도 기능을 포함하고 있으니 최소한의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이렇게 제멋대로 발언을 쏟아내는 패널을 방치한다면 영원히 시청자의 신뢰를 얻을 수 없으며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10월 1일(월) ~ 10일(수) MBN <뉴스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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