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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종편 시민 제보체크

‘지방선거 결과 끔찍하다’는 TV조선, 본성 드러냈다
등록 2018.07.12 19:06
조회 1137

6‧13 지방선거가 치러진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사실 이번 지방선거는 바로 전날(12일) 있었던 북미정상회담으로 인해 언론의 관심이 크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선거 당일 개표 방송과 그 이후 보도 및 시사 프로그램에서는 선거 결과보다 북미회담 결과 등 한반도 평화 이슈가 더 비중있게 다뤄졌습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6/14)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TV조선 <이것이 정치다>(6/14)에서는 진행자가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국민의 선택을 ‘끔찍하다’고 평했다는 제보가 있어 확인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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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선거 결과가 ‘끔찍하다’고 평한 TV조선 윤정호 앵커(6/14)

 

“선거 결과 끔찍”…본심 못 숨긴 TV조선
제보는 사실이었습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 진행자 윤정호 앵커는 전국 시도지사 선거 결과를 지도로 보여주며 “예, 그림 한 번 보시면 참 끔찍하죠 어떤 의미에서는”이라고 말했고 심지어 너털웃음까지 지었습니다. 너무 당황한 김종래 충남대 특임교수,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유창선 평론가 등 다른 출연자들도 일제히 말문이 막혔고, 생방송에서 무려 5초 간 정적이 흘렀습니다. 자유한국당에 빙의한 듯한 윤정호 앵커의 편파적 발언이 방송 사고로 이어진 겁니다. ‘베테랑 패널’인 이현종 씨가 “대구, 경북만 제외하고 민주당 지역이 됐죠”라며 임기응변으로 대처해 가까스로 방송은 이어졌습니다. 

 

선거 후 첫 방송인데 ‘이재명 스캔들’ 및 ‘김정은 사기극’ 먼저
그뿐이 아닙니다. 우선 이날 지방선거 결과를 다룬 대담의 제목부터 편파적입니다. TV조선은 “나라를 통째로…”라는 제목을 뽑았고 이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선거 결과를 평한 발언을 그대로 따온 것입니다. 말 그대로 ‘나라가 통째로 민주당에 넘어갔다’는 의미로서 아무리 인용했다고 해도 보도 성격 프로그램의 제목으로 쓰기엔 부적절합니다. 


또한 TV조선 <이것이 정치다>(6/14)는 선거 직후 첫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선거 결과를 먼저 전달하지 않고 경기도지사로 당선된 이재명 현 경기지사를 비판했습니다. “안 해! 끊어버릴거야!”라는 제목으로 이재명 지사의 ‘김부선 스캔들’ 및 ‘당선 인터뷰 태도 논란’만 무려 18분 간 다룬 겁니다. MBC와의 인터뷰를 갑작스레 중단한 장면을 보여주며 “이게 과연 민주주의 국가에서 언론을 대하는 태도인가” 등 성토를 쏟아냈고 스캔들과 관련해서도 “아직 끝난 일이 아니다”라며 논란을 이어갔습니다. 


이재명 지사 비판이 끝난 후에도 ‘지방선거 결과’가 보도되기 까지는 한참을 더 기다려야 했습니다. 이후 TV조선은 북미회담 결과만 45분 간 다뤘습니다. 이 부분도 그 관점이 상당히 편향적입니다. TV조선은 “8월 한미훈련 중단 위기”라는 제목으로 북미회담 결과 북미 정상이 합의한 ‘상호 적대행위 중지’를 “위기”로 규정했습니다. ‘평화 의제’를 ‘안보 불안’으로 뒤트는 TV조선의 오래된 습관입니다. 다음 대담은 “김정은에게 속지 마라”라는 제목으로 10분 간 이어졌는데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북미회담은 전세계를 상대로 한 김정은의 사기극’이라는 주장이 요지입니다. TV조선은 탈북자 박연미 씨가 “김정은은 영악하다. 그는 지금 이 순간(미·북 정상회담)을 자신의 국제적 이미지를 깨끗하게 하는 것”이라며 북미회담을 비판한 영상을 중심으로 대담을 나눴습니다. 곧바로 “북, 미북회담 첫 영상 보도” 제하의 대담에서 북한의 북미회담 선전을 18분이나 다룬 TV조선은 그제서야 마지막 순서로 6.13 지방선거 결과를 전했습니다. 

 

‘민심이 끔찍하다’는 TV조선, 이번엔 어떤 변명 준비할까
TV조선 <이것이 정치다>(6/14)은 그들 표현을 빌리자면 매우 ‘끔찍한’ 방송이었습니다. 시청자는 보도‧시사프로그램의 진행자가 국민의 선택을 ‘끔찍하다’고 폄훼하는 장면을 목도해야 했습니다. 물론 ‘어떤 의미에서는’이라고 말했지만, 도대체 어떤 의미인지 설명조차 하지 않았고 설명했다 해도 이는 변명이 될 수 없습니다. 선거로 나타난 민심을 분석하고 그 결과로부터 도출되는 정계의 변화나 난맥상을 비판할 수는 있으나, 민심 자체가 끔찍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TV조선이 얼마나 편파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는지, 특히 자유한국당 등 보수 진영에 매몰되어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의견진술’로 넘어간 방심위 심의, 법정제재 나올까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현재 TV조선의 이 방송에 대해 심의를 진행 중입니다. 지난 5일 있었던 39차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심의 위원들은 ‘의견 진술’을 결정했습니다. ‘의견 진술’은 법정제재를 전제로 전체 회의에 안건을 상정하는 절차입니다. TV조선은 제재 의결에 앞서 해명을 할 수도 있습니다. 국민을 ‘끔찍’하게 여긴 TV조선에 과연 방송통신심의위가 어떤 제재를 내릴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시민 여러분들의 제보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6월 14일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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