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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부정, 명예훼손, 박근혜 향한 측은지심’ 차명진의 삼단 콤보
등록 2017.08.1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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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친일 잔재 청산을 강조함과 동시에, “2년 후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 “내년 8·15는 정부 수립 70주년이기도 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이명박 정권에서 시작되어 10년 가까이 이어진 건국절 논란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2008년 이후 뉴라이트 계열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온 ‘1948년 건국설’을 대통령이 직접 반박한 겁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1948년에 건국이 된 건 논란의 여지없는 사실”이라 반발했고 바른정당도 “대통령이 건국절 논란으로 국민 분열을 자초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언론에서도 ‘문 대통령이 논란을 야기했다’는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이에 헌법 전문에도 명시된 ‘1919년 건국’을 논란으로 비화시킨 것은 애초에 자유한국당을 위시한 뉴라이트였으며, 뉴라이트의 ‘1948년 건국설’이야말로 독립운동 폄훼, 친일 옹호를 위한 ‘논란의 사관’이라는 반론이 나옵니다. 
종편 시사프로그램에서도 ‘건국절’이 거론됐습니다. 특히 단골 패널인 차명진 자유한국당 전 의원은 다른 출연진에게 인신공격을 하면서까지 ‘1948년 건국설’의 정당성을 설파했습니다.

 

차명진 “그런 식으로 얘길 하니까 자꾸 주사파 아니냐고 욕을 듣는 거에요” 
MBN <뉴스와이드>(8/16)에 출연한 차명진 씨가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에게 “그런 식으로 얘길 하니까 자꾸 주사파 아니냐고 욕을 듣는 거에요”라고 말했습니다. 사적 대화에서도 하지 말아야 할 이런 명예훼손성 발언을 방송에서 버젓이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화의 주제는 건국절. 차명진 씨는 이 주제와 관련해서 대화가 시작되자마자 흥분했습니다. 일단 차 씨는 “1919년에 주권을 선언합니다. 하지만 이제 그것이 실제 국민과 영토까지다 되려면 1948년 8월 15일”, “건국이 완성된 게 1948년 8월 15일”이라며 1948년 건국설을 지지하는 뉴라이트와 똑같은 주장을 펼쳤습니다. 


차명진 씨는 뉴라이트와 ‘다른 소리’도 했습니다. 1948년 건국설을 주장하는 뉴라이트는 상해 임시정부에 ‘북한 편을 드는 좌파가 있었다’는 이유로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1919년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1948년 건국설 주창하는 대표적 인물인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은 MBC <뉴스데스크>(6/14)에서 “상해 임시정부는 좌파와 우파가 같이 있었어요. 좌파들은 나중에 대한민국 건국에 방해를 하고 북한 편을 들어요. 그 북한의 핵심인물들을 다 우리가 건국인사로 하겠다는 게 말이 안 되는 얘기잖아요”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차 씨가 보기에 이 논리는 좀 진부해보였는지 다르게 해석했습니다. “정치인들이 지금도 좌냐 우냐 가르는 것 자체가 별로 의미가 없잖아요. 북한과 차별하기 위해서 1948년을 이야기한 것이지 1919년과 차별하기 위해서 48년을 얘기한 건 아니에요. 1919년도 우파 정부였으니까 거기서는 좌우 정부가 차이가 없다”는 것이죠. 


결론적으로 차명진 씨는 뉴라이트의 주장을 읊으면서도 “우파에서 얘기하듯이 꼭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또 기념해야 한다는 건 아니에요”라며 짐짓 거리를 두었습니다. 차명진은 ‘뉴라이트 같은데 뉴라이트 같지 않은 뉴라이트론’을 풀어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흥분한 차명진, 동료 출연자에게 ‘주사파’ 윽박
그래도 이대로 끝났으면 괜찮습니다. 그러나 차 씨가 늘 그려서 내놓는 만평은 제목부터 ‘문교수님의 등장’이었습니다. 그러니 차 씨의 비난 대상은 애초부터 문재인 대통령이었습니다. 차 씨는 “이거는 정치인들이 말하지 말하고 역사학계가 얘기하면 된다. 왜 문재인 대통령이 하필 이 시점에 교수님도 아니신데 건국일을 탁 찍어 가지고, 논란을 시작하느냐 이거에요”라고 비판했습니다. 헌법에도 명시된 ‘1919년 건국’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말했을 뿐인 문 대통령을 느닷없이 ‘건국일을 탁 찍어서 논란을 만든 사람’으로 몰아버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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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8년 건국설 정당화하며 문 대통령 비난한 차명진 씨
MBN <뉴스와이드>(8/16) 화면 갈무리

 

차 씨는 여기서도 “물론 우파에서 48년을 건국절이라도 하자, 이렇게 했다면 그것은 잘못된 거에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또 다시 문 대통령을 향하면서 “그러니까 잘못했다고 자기도 따라하지 말”라고 주장했습니다. 2008년 전까지는 개념조차 존재하지도 않던 ‘1948년 건국설’을 만들어 낸 ‘뉴라이트’는 두둔하면서 이 논란을 정리한 문 대통령을 비난한 것이죠.

 

명예훼손성 막말 정정도 안 하고 코미디로 만들어버린 MBN이 책임져야 
이렇게 논쟁이 산으로 가다보니 결국 패널 간의 감정싸움으로 번졌습니다. 차 씨의 긴 설명에 서양호 씨는 ‘1948년 건국설은 식민사관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문 대통령이)1919년 4월 13일 임시 정부시립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하는 것이 바른 역사관이라는 것을 이야기한 것”이라 반박했습니다. 이에 발끈한 차명진 씨는 대뜸 “아니 내가 미국하고 친하다고 내가 식민 사관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서 씨는 곧바로 “본인이 그런 사관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겠죠. 그런데 오랫동안 그렇게 생각을 갖게 된 것”이라 응수했죠. 순간 스튜디오엔 냉기가 흘렀고 제작진은 어색해진 스튜디오의 공기를 표현하려는 듯 까마귀 울음소리로 음향 효과를 넣었습니다. 


그러자 차명진 씨는 서 씨의 말을 끊으며 “그런 식으로 얘길 하니까 자꾸 주사파 아니냐고 욕을 듣는 거에요”라고 쏘아붙였습니다. 서 씨는 황당한 듯 크게 웃었고 옆에 있던 다른 패널들 역시 허탈하게 웃었습니다. 보다 못한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그렇게 인신공격적인 발언은 하지 마시고요”라고 차 씨를 타박했죠. 이때 제작진은 다시 까마귀 소리를 넣었습니다. 결국 진행자는 “분위기가 싸해지네요. 다음 주제로 가겠습니다”라며 급하게 해당 주제 관련 논의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아직 분이 풀리지 않은 차명진 씨는 끝까지 “나보고 식민사관이라니까…”라고 중얼거렸습니다. 


민언련이 모니터한 결과, 차명진 씨는 이전에도 서양호 씨에게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낸 적이 있습니다. MBN <시사스페셜>(7/2)에서도 본인의 주장을 반박한 서양호 씨에게 나이를 운운하며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이번 MBN <뉴스와이드>(8/16)에서는 서 씨에게 ‘주사파’라며 노골적으로 색깔론을 덧씌웠습니다. 이는 명백한 명예훼손입니다. 본인의 말에 반박했다는 이유로 수준 이하의 인신공격을 일삼는 차 씨는 방송을 보는 시청자의 불쾌감은 생각하지 않는 걸까요? 패널들 간의 말싸움, 심지어 ‘주사파’라는 인신공격을 정정조차 하지 않은 MBN의 행태는 명예훼손‧품위유지‧방송언어 위반으로 법정제재가 필요합니다. 

 

헌법 부정하는 ‘1948년 건국설’…객관성 조항도 위반 
1919년 4월 23일 임시정부 수립이 건국이라는 사실은 이미 역사적 근거가 산재해 있고 대다수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상식입니다. 당시 임시정부는 “우리는 대한민국이 독자적이고 독립적인 주권국가임을 공식 인정해 주기를 바라며 이에 부합하지 않는 모든 조약상의 약속들은 무효로 간주될 것이다”라는 ‘건국 통보문’을 일왕에게 보냈는데요. 이 문건을 일왕에게 전달한 주체는 이승만 당시 임정 대통령이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광복 이후 1948년 7월 열린 취임식에서도 ‘대한민국 30년’이라 밝혔습니다. 즉 1919년이 건국의 해라는 것이죠. 놀랍게도 이승만 전 대통령은 1919년 건국을 부정하는 뉴라이트가 국부로 떠받드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뉴라이트, 그리고 MBN에 출연한 차명진 씨는 ‘1948년이 되어서야 국민과 영토가 갖춰졌으니 그때 건국이 완성됐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요. 그러나 이는 그들의 주관에 불과합니다. 국제법 전문가들은 식민지배 하에서 독립을 선언하고 투쟁하거나 자체적으로 정통성을 밝힌다면 국제법적 건국의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합니다. 우리 헌법 역시 국가의 정통성을 독립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919년 건국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역사적, 법적 정당성이 너무도 명확한 1919년 건국을 부정하다 보니 뉴라이트 등 ‘1948년 건국절’ 세력에게는 갖은 의혹이 쏟아집니다. 독립운동의 역사를 지우고 친일파 등 반민족 세력을 옹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반민족 세력은 광복 후 반공투사가 되어 정부 요직을 차지하기도 했는데요. 이 때문에 반공과 친미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현 보수세력이 자신의 뿌리를 정당화하기 위해 1919년 임시정부의 가치를 부정한다는 겁니다. 놀랍게도 이렇게 중대한 사안을 다루면서 구체적 사실관계나 ‘팩트체크’는 외면한 채 논란거리로만 정리한 MBN 행태는 방송심의규정 객관성 조항도 위반했습니다.

 

다른 패널들도 문제적 발언, 문 대통령이 논란의 시작?
‘건국절 논란’의 책임을 뉴라이트가 아닌 문 대통령에게 전가한 것은 비단 차명진 씨뿐이 아닙니다. 종편의 다른 패널들도 두 개의 진실이 동등하게 존재하는 듯 말하거나 혹은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가 국론 분열을 일으켰다고 주장했습니다. 


MBN <아침&매일경제>(8/16)에서 이수희 변호사는 ‘1948년부터 대한민국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면서도 “이게 이렇게 날카롭게 대립되어 있는 상황에서 굳이 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그 얘기를 해서 눈앞에 뻔히 예상되는 갈등을 부추기냐, 대립을 부추기느냐, 저는 그 논평도 나름 일리가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라며 바른정당의 논평을 옹호했습니다.


 MBN <뉴스와이드>(8/16)에서 이종근 데일리안 논설실장은 백범 김구 선생,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도 건국이라는 용어를 썼다며 마치 세 사람도 ‘1948년 건국설’에 동의한 것처럼 묘사했습니다. 


이는 모두 왜곡이자 역사에 대한 모독에 가깝습니다. 일단 문 대통령의 발언을 ‘분열을 부추긴 논란’으로 다루는 태도 자체가 모순입니다. 존재하지도 않던 ‘1948년 건국절’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분열과 논란을 일으킨 주체는 자유한국당 등 뉴라이트 계열이기 때문입니다. 백범 김구 선생이나 김대중‧노무현 두 전임 대통령이 생존할 당시에는 ‘1948년 건국설’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건국’이라는 용어는 1948년 8월 15일 ‘정부수립’과 혼용됐습니다. 당연히 1919년이 건국이자 대한민국의 시작이라는 사실은 전제되어 있었죠. 

 

건국절 이유로 문 대통령 비판한 차명진, 세월호 당시 박근혜는 괜찮다?
MBN <뉴스와이드>(8/16)에서 건국절 논란을 이유로 문 대통령을 비난했던 차명진 씨, 국정농단의 주인공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철저히 옹호하면서 빈축을 샀습니다. 차 씨는 박근혜와 유가족 사이의 깊은 골을 그림으로 표현하더니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그들에게 줄 수 없는 결함이 있었어요. 실제 그 세월호 순간에”라고 설명했습니다. 


차 씨가 말하는 결함은 무엇일까요? 조금 더 들어보았습니다. 차 씨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뛰어다니지 못했던 그런 부분에 대한 회한, 미안함, 어떤 그런 것들이 있었을 거고, 유가족 입장에서는 시간만이 해결해 줄 수 있는 깊은 한이 있었단 말이에요”라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차 씨의 결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유가족에 해줄 게 없었다’는 겁니다. 그는 “아마 제가 볼 때는 그때가 다시 돌아와도 아마 박근혜 대통령이 유가족에게 가까이 가기도 어렵고 유가족이 사실은 박근혜 대통령한테 요구하는 것도 정말로 사실은 박근혜 대통령으로써는 감당하기 힘든 그런 것이 아니었나”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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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와 블랙리스트, 박근혜 전 대통령은 책임 없다는 차명진 씨
MBN <뉴스와이드>(8/16) 화면 갈무리

 

그런데 여기서 느닷없이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혐의들이 튀어나왔습니다. 차 씨는 대뜸 “지금 뭐 많이 생각하시는 무슨 블랙리스트고 뭐 어쩌고저쩌고 무슨 ‘좌빨’이고 이런 거 없었어요 대통령으로서 기본 임무에 관한 문제와 또 그들이 당한 세월호 희생자들이 당한 처참한 그런 현실, 그거 사이에 골이 깊었던 거지”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것 가지고 자꾸 이념적으로 이야기하지 마세요”라고 다른 패널들을 타박하기도 했죠. 세월호 참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특별히 할 일이 없었고, 심지어는 이미 검찰 수사로 사실이 드러난 ‘블랙리스트’도 사실이 아니라는 황당한 주장입니다.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와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완전히 별개의 사안인데도 하나로 뭉뚱그려 ‘박 전 대통령에겐 책임이 없다’고 어깃장을 놓은 겁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다수의 국민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을 때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그토록 없을까요? 가족을 잃은 사람들보다 대통령의 회한이 더 마음에 사무쳤던걸까요?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인정한 사법부는 거짓말을 한 걸까요? 무엇보다 횡설수설, 사실관계도 멋대로 왜곡하는 차명진 씨의 주장을 시청자들이 계속 봐야만 하는 걸까요? MBM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게 묻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8월 16일 MBN <아침&매일경제>, <뉴스와이드>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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