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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아버지 재혼 막은 박근혜 대통령 지적한 중앙일보 김진
등록 2016.10.26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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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신문보도는 최순실 국정논단으로 도배됐습니다. 그 와중에 오늘의 유감 보도는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의 칼럼이 선정되었습니다. 사상초유의 시선실세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했는데, 고작 ‘아버지의 재혼에 협조적이지 않았던’ 박근혜 대통령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지요. 김진 논설위원의 이런 발상은 기이할 지경입니다. 오늘의 추천 보도는 계속 달리는 경향․한겨레의 최순실 게이트 보도와 김포공항역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짚어본 한겨레 기사가 선정되었습니다. 오늘 가장 비교되는 사안은 역시 최순실 국정논단입니다. 각 신문사가 어떤 논조 차이를 보이고 있는지 <민언련 오늘 신문보도>로 확인해보세요.

 

 

1. 오늘의 유감 보도 ① ‘박정희 전 대통령 재혼 막았다’며 박 대통령 원망한 중앙일보 김진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이 대세에 맞춰 최근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칼럼을 내놨습니다. <중앙시평/아버지, 지지자, 국가에 상처를 준 박근혜>(10/26, https://goo.gl/FY7DxC)라는 제목만 봐서는 오죽하면 중앙일보도 이처럼 시원하게 박 대통령의 실정을 비판하나 싶었습니다.

 

그러나 비판의 구실 중 일부가 황당합니다. 김 위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을 입었음을 강조하다가 뜬금없이 “구름 위 20대 딸은 60대 아버지의 홀아비 사정에 무심했다. 만약 그가 새엄마에게 퍼스트레이디를 양보하려 했다면 아버지는 재혼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 많은 게 달랐을 것이다. 대통령의 허전한 구석을 강경파 경호실장이 차지하지도, 박정희가 궁정동 안가에서 여인들과 어울리지도 않았을 것이다”라는 논리를 펼쳤습니다.

 

사상초유의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한 이 시점에 고작 ‘아버지의 재혼에 협조적이지 않았던 것’을 지적하다니. 게다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궁정동 안가에서의 전횡에 대한 책임을 그 딸에게 돌리다니. 김진 논설위원의 뇌구조가 궁금할 지경입니다.

 

 

 

△ 박근혜 대통령 비판 근거로 박정희 전 대통령 재혼을 막았다는 점을 들고 나온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

 


2. 오늘의 추천 보도 ① 유진룡 인터뷰 등으로 계속 달리는 경향․한겨레의 최순실 게이트
경향신문과 한겨레의 분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먼저 경향신문은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단독 인터뷰기사를 1면에 냈습니다. <김기춘, 차관 불러 문체부 1급 6명 자르라고 했다>(10/26https://goo.gl/e6b826)에서 2014년 10월 문체부 1급 공무원 6명이 일괄 사표를 낸 사안의 배후에 ‘성분검사’를 불사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있었음을 밝혀냈습니다. 

 

한겨레도 1면 기사로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인터뷰 <“최순실, 정호성이 매일 가져온 대통령 자료로 비선모임”>(10/26,  https://goo.gl/nfA8AD)를 실었습니다. 최순실 씨가 대통령 보고자료를 매일 받고, 각계 전문가와 비선모임을 가지는 등, 국정 전반에 간여했음을 폭로한 내용입니다.

 

 

3. 오늘의 강추 보도 ② 김포공항역 사고, 막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한겨레는 <김포공항역 사고 직전 인터폰 한번 더 있었다>(10/26 https://goo.gl/KQQ7RH)에서 “지난 19일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 사망 사고가 나기 25초가량 전 객실에서 누군가 기관사에게 인터폰 연락”을 했음을 알렸습니다. 인터폰이 정말로 두 번이나 울렸다면,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기관사나 관제 쪽의 책임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체 이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4. 오늘의 비교되는 보도 –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6개 신문사의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보도 속 주요한 차이점을 각 신문별 대표 코멘트로 정리해봤습니다.

 

 

①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서는 모두 한 목소리로 분노하며 심각성을 지적했습니다.
경향신문 : “기가 찰 노릇. 개인 회사의 일 처리도 이보다는 나을 것”
동아일보 : “분노가 치밀 정도. 사실상의 국가 비상사태”
조선일보 : “부끄럽다. 단순한 레임덕 아닌, 대통령 국정 운영 권능의 붕괴사태”
중앙일보 : “민주주의 존립을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
한겨레 : “이것을 나라라고 할 수 있는가. 봉건시대만도 못한 부끄러운 나라로 전락”
한국일보 :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보지 못한 비정상적 국정개입. 도저히 믿기 어렵다”

 

 

② 박 대통령 대국민 사과에 대해서도 모두 의혹 해소 실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경향신문 : “핀포인트식 꼬리자르기 사과. 사과로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
동아일보 : “연설문 도움만 인정한 사과로 더 심각한 신뢰 위기 자초”
조선일보 : (익명의 청와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의혹을 해소하기엔 역부족”
중앙일보 : “일방적이고 부실한데다 상식 선에서 납득이 가지 않는다”
한겨레 : “사과가 아닌 변명. JTBC가 확보했다는 컴퓨터 자료에 한정해서 잘못 인정하려는 것 아닌가”
한국일보 : “최순실 게이트의 꼬리자르기”

 

 

③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청와대 참모 물갈이와 특검을 요구했는데요. 그 와중에 조선일보는 엉뚱하게도 야당을 향한 경고를 덧붙였습니다.
경향신문 : “우병우 수석 경질. 국정조사, 특검 도입. 박 대통령은 자신부터 먼저 조사를 받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해외도피중인 최순실씨에 대해서도 귀국하도록 설득해야”
동아일보 : “박 대통령, 특검이든 국정조사든 전적으로 수용해야하며 청와대 비서진은 총사퇴해야 마땅”
조선일보 : “박 대통령은 국내 정치에서 완전히 손 떼고 남은 1년간 북핵 위기 대처에만 전념해야”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 비서관들은 당장 전원 사퇴해야하나, 내각 총사퇴는 반대” “야당도 정치적 이익을 따지지 말고 위기를 넘기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숙고해야”
중앙일보 : “특검 도입 필요. 청와대 참모진은 대통령 보좌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사퇴해야”
한겨레 : “대통령 수사와 청와대 압수수색이 반드시 필요. 역대급 특별검사팀이 꾸려져야 마땅”
한국일보 : “특검 도입 및 청와대 비서실 전면 쇄신”

 

 

④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는 신문사들이 대부분 자체 의견 없이 여론을 전달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다만 조선일보는 탄핵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경향신문 : “시민들은 박 대통령 탄핵을 거론하는 지경에 이를 만큼 분노”
동아일보 :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박근혜 탄핵’과 ‘하야’가 수위에 오를 정도로 국민의 충격은 크다”
조선일보 : “시중에는 대통령 탄핵까지를 요구하는 격앙된 민심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라는 직위 자체까지 공백이 될 경우 국가적 재난을 감당할 수 없다”
중앙일보 :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탄핵’ ‘하야’ 등의 용어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다” (사실상 불가능하더라도 말은 해야 한다는 시민 의견도 소개)
한겨레 : “각종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1위에 ‘탄핵’이 올랐다” (사실상 탄핵은 어렵다는 전문가 의견도 소개)
한국일보 : “이미 국민의 입에선 탄핵, 하야라는 말이 봇물처럼 터져 나온다”

 

 

⑤ 개헌에 대한 입장은 중단되어야 마땅하다는 주장이 주를 이뤘지만, 동아일보와 한국일보는 개헌논의 동력 상실을 강하게 우려했습니다.
경향신문 : “어차피 최씨 게이트를 덮기 위한 국면전환용. 개헌 논의 중단하고 국정농단과 국기문란의 진상부터 밝혀야”
동아일보 : “개헌론도 하루하침에 동력을 잃게 될까봐 개탄스럽다. 역설적으로 제왕적 대통령의 실정으로 국가가 한순간에 마비상태에 빠질 수 있는 5년 단임제를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조선일보 : “최순실 의혹을 덮기 위해 개헌이라는 국가적 사안을 이용한 것. 물 건너갔다”
중앙일보 : “최순실씨의 대통령 연설문 사전 열람 파문이 청와대발 개헌론의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한겨레 : “최순실발 악재가 터져나오면서 조기 개헌론은 한풀 꺾인 분위기”
한국일보 : “개헌 논의에 급제동이 걸린 것은 안타까운 일. 구체적인 개헌 내용에 대한 국민의견 수렴과 논의 절차는 계속 진행되어야 한다”

 

 

5. 오늘의 1면 머리기사 비교
26일자 1면 머리기사는 사실상 최순실 게이트 관련 보도로 모두 채워졌습니다. 먼저 경향신문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자체에 대한 종합적 평가와 함께 각 당의 비판 목소리와 SNS반응, 특검도입 요구 등을 소개했습니다. 동아일보와 한국일보는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에 주목했습니다. 두 매체는 모두 박 대통령의 사과가 미흡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전날 저녁의 계열사 단독보도를 각각 1면 머리기사로 받았습니다. 조선일보는 최순실 씨가 청와대 인사에 개입한 정황을 폭로한 TV조선 단독을, 중앙일보는 최 씨가 연설문 수정 뿐 아니라 국가 기밀 문건까지 취급한 정황을 폭로한 JTBC 단독을 1면 머리기사로 뽑았습니다. 한겨레는 최순실 씨가 거의 매일 청와대로부터 30㎝ 두께의 ‘대통령 보고자료’를 건네받아 검토했다는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증언을 1면 머리기사로 내놨습니다. 한겨레 단독보도입니다.

 

 

 

 

6. 오늘의 1면 사진 비교
조선일보를 제외한 5개 일간지는 26일자 1면 사진에 모두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모습을 담았습니다. 이 중 경향신문은 사과하는 대통령 뒤에 ‘참담해하는’ 청와대 공식 참모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선택했습니다. 동아일보는 사진설명을 통해 사과가 ‘95초’였음을, 한국일보는 ‘질의응답이 없었음’을 부각했습니다. 중앙일보와 한겨레는 사과하는 모습 자체에만 주목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전일 TV조선 단독 보도 내용을 1면 사진기사로 선정했습니다. 해당 사진에는 박 대통령의 의상 제작을 지시하는 최순실 씨와 최 씨와 동행한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의 모습이 담겨있네요.

 

 

 


7. 오늘의 사설 비교
모든 매체가 사설을 통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우려를 표하고, 이에 대한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지적하는 한편, 특검 도입 등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아닌 다른 주제의 사설을 추가적으로 내놓은 곳은 동아일보와 한겨레입니다. 동아일보는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 개막을 앞두고 시진핑 1인 체제가 굳어질 경우에 대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한겨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 사과와 함께 쇄신안을 발표한 것을 두고 "재판 결과와 관계없이 롯데는 뼈를 깎는 노력으로 환골탈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8. 오늘의 미보도 ① 고 백남기 농민 부검영장 당일, 중앙은 계속 단신 행보 
고 백남기 농민에 대한 부검 영장 종료기한인 25일, 영장 집행을 위해 백 씨의 빈소를 찾았던 경찰이 유족과 협의를 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결국 철수했습니다. 해당 사안은 6개 일간지가 모두 지면에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이 중 중앙일보는 유일하게 단신을 내놓는 선에 그쳤습니다.


 


 

9. 오늘의 미보도 ② 조선업종노조연대 기자회견은 한국만 보도 
조선업종노조연대는 25일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조선산업 구조조정저지와 하청노동자 고용보장을 위한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선업종노조연대는 길거리로 내몰린 노동자들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는 한편, 원·하청 구분 없이 공동 대응과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를 지면에 보도한 것은 한국일보 뿐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6년 10월 26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종이신문 지면에 한함)

 

<끝>
문의 신문모니터 배나은 활동가(02-392-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