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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연대 논평] 이완구는 사퇴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사죄하라(2015.02.07)
등록 2015.02.0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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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이완구는 사퇴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사죄하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언론에 개입해 자신에 관한 검증보도를 막았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KBS는 6일 <9시 뉴스>에서 이 후보자의 기자간담회 발언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000하고, ***한테 ‘야 우선 저 패널부터 막아 임마, 빨리 시간없어’ 그랬더니, 지금 메모 즉시 넣었다고 그래 가지고 빼고 이러더라고. 내가 보니까 빼더라.”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의 전화와 압력에 의해 보도내용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 후보자는 또 기자들에게 “윗사람들하고 다 내가 말은 안 꺼내지만 다 관계가 있어요. 어이 이국장, 걔 안 돼, 해 안해? 야, 김부장 걔 안 돼, 지가 죽는 것도 몰라요 어떻게 죽는지도 몰라.”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언론사 간부를 통해 기자를 손볼 수 있다는 공갈협박도 사실이었던 것이다.

 

이완구 후보자는 이어 “좀 흠이 있더라도 덮어주시고, 오늘 이 김치찌개를 계기로 해서 도와주소”라며 회유성 발언을 던지기도 했다. KBS는 이 모든 발언을 이 후보자의 육성으로 공개했다.

 

녹취가 공개되자 이 후보자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기자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는 사적인 자리에서 사실과 다른 보도를 접하면서 답답한 마음에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얼토당토않은 말이다. 이 후보자의 발언은 “다소 거칠고 정제되지 못한 표현” 정도가 아니라 보도개입을 자랑하고, 기자들을 협박한 것이다. 언론연대가 이미 지적했듯이 기자들 앞에서 자신의 힘을 과시함으로써 검증보도를 못 하도록 위협을 가한 것이다. 아주 파렴치하고 악질적인 작태다.

 

이완구 후보자는 “부덕의 소치”라며 “국민 여러분께 불편함을 드린 데 대해 대오각성하는 마음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꼼수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지 마라. 쏟아지는 의혹을 더 해명할 방도가 없으니 기자들을 협박하고 나선 것 아닌가? 착각하지 말기 바란다. 이번 사태는 사과하는 시늉으로 대충 넘어갈 일이 아니다.

 

이 후보자는 부당한 언론개입으로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언론의 자유를 훼손했다. 민주적 절차인 공직후보자에 대한 언론 검증을 부당하게 방해했다. 재차 강조하건대 이완구는 민주적 질서를 파괴한 범죄자다. 국회는 이제 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아니라 언론개입 진상 규명을 위한 청문회를 준비해야 한다.

 

이완구 후보자에게 요구한다. 진정 대오각성 한다면 즉각 사퇴하기 바란다. 그리고 언론개입의 진상을 이실직고하라. 국민에게 사과해야 할 사람은 따로 있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다. 국민들은 박 대통령의 무능한 인사에 이제 신물이 날 지경이다. 대체 언제까지 국민들을 능멸하려는 것인가? 박근혜 대통령은 이완구 총리후보 지명을 철회하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 해야 한다. 만약 이번에도 불통과 독선을 고집한다면 등 돌린 민심은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2015년 2월 7일

언론개혁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