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방통심위의 채널A <쾌도난마> 1월 7일자 방송 심의결과에 대한 논평(2014.4.16)
등록 2014.04.1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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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관계 확인조차 않은 방심위 명예훼손 심의, 다시 진행하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지난 4월 2일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민언련 공동대표)의 명예를 훼손한 채널A <박종진의 뉴스쇼 쾌도난마 1부>(1월 7일 방송)에 대해 ‘권고’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채널A의 해당 방송내용은 무고한 사람을 ‘죽음을 사주한 범죄자’로 매도한 악질적인 명예훼손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이번 방심위의 솜방망이 처분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 

특히 이번 심의는 진술인들의 증언에 대한 사실 확인 없이, 방송에서 있었던 명예훼손과 동일한 내용을 심의과정에서 반복 재현함으로써 방심위 스스로 박석운 대표의 훼손된 명예에 또 한 번 상처를 주게 되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명예훼손 관련 심의에서 사실 확인은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시켜줄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며 따라서 방심위의 이번 심의는 무효이다. 

 

1월 7일에 방송된 <쾌도난마>에서 변희재 씨는 현장 기자들의 증언이라며 고 이남종 열사의 사망 당시 박석운 대표가 이미 병원 현장에 들어가 있었고 아주 조직적으로 움직였다고 말했다. 변씨는 또 이남종 열사가 사망한 전 날에 목격자들과 좌파운동가들이 병원에 들어가 국민장 논의를 했다고 했다. <쾌도난마> 진행자 또한 “이남종 씨가 자살하기 전에 진보연대나 이런 사람들한테 ‘저 오늘 분신자살 합니다’ 이렇게 통보를 할 수도 있었다 이 말이죠?”라고 묻는 등 ‘진보연대난 이런 사람들’이 마치 분신자살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던 것처럼 몰아갔다.

 

그러나 방심위는 해당 민원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았다. 지난 2일 열린 방송심의소위에서 엄광석 위원은 이기홍 채널A 부본부장에게 “박 대표가 현장 병원에 들어가 있고 아주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것은 현장 기자들이 증언한 것이냐”고 물었고 이 부본부장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엄 위원이 거듭 이 부분을 기자들이 확인했냐고 묻자 이 부본부장은 현장기자가 메이저에게 얘기했다고 대답했다. 또한 권혁부 방송소위위원장은 방송에서 허세욱 씨 분신 때도 박 대표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냐고 물었고, 이 본부장은 별 이견이 제기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 박 대표는 허세욱 열사 분신 당시 영등포 대영빌딩 9층에서 단식농성 중에 있었고, 이남종 열사 때도 이 열사가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되어 중환자실에 들어간 뒤에야 병원에 도착했다. 따라서 1월 7일 쾌도난마1부의 박 대표 관련 방송내용들은 모두 허위일 뿐 아니라 근거 없이 박 대표를 ‘자살방조자’로 몰아간 악질적인 명예훼손이다. 

 

방심위가 명예훼손 금지 조항을 위반했는지 심의할 때에는 당연히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이번 사안의 경우 최소한 박 대표 본인에게 기본적 사실관계는 확인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방심위원들은 가해자인 채널A 측의 입장만 듣고 말았다. 엄광석 위원은 채널A측의 변명만 듣고 정황상 팩트가 틀렸다는 부분을 발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방심위 소위를 지켜본 사람들은 여당 추천 위원들이 마치 박 대표의 분신자살 방조가 기정사실인 것처럼 발언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마디로 명예훼손을 심의하라고 했더니 방심위가 나서서 상처받은 명예에 또 한 번 상처를 준 셈이다. 그래놓고 해당 방송에 대해서는 턱없이 낮은 수위인 ‘권고’를 내렸다. 정보통신망 유통 정보에 대한 ‘명예훼손 분쟁조정 절차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방심위는 당사자의 진술 청취, 당사자로부터의 소명자료 및 입증자료 수집, 사건현장 답사, 영상 촬영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조사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또한 사실 확인 과정에서 당사자에게 증거 및 관련 자료를 제출할 수 있는 공평하고 충분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정보통신망의 경우에도 이처럼 신중한 확인절차를 거치는데, 그보다 훨씬 파급력이 큰 방송의 명예훼손에 대한 심의를 이토록 엉터리로 처리했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이 같은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며 해당 방송에 대한 재심의를 요청한다. 별도로 방송에서 박 대표를 명예 훼손한 변희재 씨와 공식석상에서 박 대표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채널A 이기홍 부본부장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이다. 아울러 타인에 대한 명예훼손과 막말, 허위사실 유포를 일상적으로 행하고 있는 종편 프로그램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보낸다. <끝>  

 


 

2014년 4월 16일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