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기고] 커다란 쉼표, <민언련 30주년 기념사업> 회원사업을 고민하며 (2014년 1호)
등록 2014.01.2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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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쉼표, <민언련 30주년 기념사업> 회원사업을 고민하며


김현식 회원 (3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 기획위원) l bibis@daum.net



대망의 21세기를 여는 2001년, 드디어 나이 서른을 맞이했습니다.

되돌아보면 누구한테나 지나가는 인생 여정 한고비인데, 29살 12월 한 달 내내 ‘서른’에 의미를 두고 안절부절 어쩔 줄 몰랐습니다. 술집에서도 거리에서도 김광석 <서른 즈음에>를 주제곡 삼아 나만의 성스러운 의식을 준비하며 마음 설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13년이 흐른 지금 서른 맞이 때처럼 호기심과 특별한 주제곡은 없지만, 송구영신(送舊迎新)을 곰곰이 따져보는 것으로 가는 해와 오는 해를 잇습니다.

대신 민언련의 서른 맞이가 새로운 궁금증으로 떠올랐습니다.

“언론 개혁 시민의 힘으로!” 를 외치며 구부러진 펜대를 곧게 일으켜 세우는 시민들의 얼굴에 과연 어떤 빛이 스며들 지를요.


지난해 12월 20일 열렸던 민언련 창립 29주년 기념식은 사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보통의 풍경’이었습니다.

다른 말로는 ‘폭풍 속의 고요’였지요. 여기서 ‘폭풍’은 몹시 세차게 부는 바람이 아니라 건강하고 광활하게 펼쳐진 희망의 기운입니다. 모든 일의 시작은 고요로부터 출발하니 자연스러운 광경이었습니다.

이날, 고요를 흔들며 민언련 30주년 맞이를 처음으로 공표했습니다. 

정확히는 《민언련 30주년 기념사업》인데요 기념사업의 커다란 축은 <회원사업>이 차지합니다.

아직은 사업의 얼개를 짜는 단계이지만 이 사실만큼은 변함없습니다.


30년 민언련 역사의 중심에는 항상 민언련 회원이 서 있었고, 기념사업 중심에도 당연히 회원이 있습니다.

생각의 방향은 이렇습니다. “기본에 충실하고 회원들의 일상에 도움이 되는 민언련 프로그램을 만들자.” 

30주년을 기회로 삼아 지금까지 숨 가쁘게 달려온 여정을 되돌아보는 것입니다. 

모양내기 생색내기로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찾기보다는 늘 함께했던 것들에 윤기를 더하자는 겁니다.

잘해온 일들은 아낌없이 ‘칭찬’하고, 부족한 것들은 ‘격려’하며 풍성하게 채우기 위해 커다란 쉼표를 찍을 때입니다. 


○ 회원들이 일상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 민언련의 자랑스러운 얼굴인 분과모임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 누구나 손쉽게 힘과 지혜를 보탤 수 있는 생활밀착형 언론개혁 활동을 펼치며, 

○ 사람의 정을 소중히 여기는 민언련의 장점을 십분 살리는 친근한 이벤트를 개최하는 것.


이것이 <회원사업>의 주요 뼈대이자 가장 새롭고 편안한 쉼표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민언련 언론운동 역사를 총망라하고 회원끼리의 따뜻한 이야기가 넘치는 30주년 기념사업 홈페이지를 꾸미고, 회원이 직접 선정한 강사를 초빙해 30주년 릴레이 강연회와 여름 특별 언론학교 개최, 체육대회, 여름캠프, 등반대회, 일일호프, 역사문화탐방을 두루 진행하며, 노래모임, 인문학모임과 같은 다양한 회원활동도 지원하는 등 겉으로는 평범하지만 알고 보면 특별한 사업을 놓고 의견을 모으고 있습니다. 더불어 회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지도 경청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조금 버거울 수도 있을 것 같아 고민스럽기도 하고요.

일상을 제대로 유지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이를 알차게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 깊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칭찬’과 ‘격려’는 상대를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회원 한사람 한사람 민언련 되돌아보기가 한데로 모아질 때, 민언련 30주년을 맞이하는 회원과 시민들의 얼굴에 맑고 밝은 빛이 스며들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