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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기자들의 제작거부 투쟁을 지지하는 논평(2012.1.25)
등록 2013.09.2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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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보도 쟁취를 위해 나선 MBC 기자들을 지지한다
 
 
 
오늘(25일) 아침 6시부터 MBC 기자들이 MBC 뉴스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추락시킨 전영배 보도본부장과 문철호 보도국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MBC기자회 비상대책위는 “기자들은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훼손된 MBC 뉴스의 공정성 회복과 보도 부문의 인사쇄신을 위해 제작 거부까지 결의했다”고 밝혔다.
MBC 기자들이 지난 2009년 신경민 전 앵커의 강제하차에 반발해 제작거부를 벌인 경우는 있지만 ‘공정보도 쟁취’와 ‘책임자 사퇴 요구’를 전면에 내세우며 제작거부 투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대위가 실시한 제작거부 찬반투표에 137명이 참가해 115명의 압도적인 찬성(84%)으로 제작거부를 결의했고, MBC영상기자회도 동참하고 나섰다. 그만큼 MBC 기자들이 MBC의 불공정 보도행태를 온 몸으로 느끼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아울러 MBC노조도 찬반 투표를 통해 ‘김재철 사장 퇴진’ 등을 요구하는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MBC 구성원들 대다수가 MB정권과 그 하수인들에게 의해 무너진 방송의 공정성을 되찾겠다고 나선 것이다.
 
우리는 MBC 기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MBC 기자들의 제작거부로 불거진 뉴스 차질 등의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청와대 쪼인트’ 사장 김재철 씨와 그 하수인들에게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밝힌다.
이명박 정권이 방문진을 앞세워 MBC를 장악하고 권력에 충직한 자들을 보도책임자로 앉히면서 MBC 뉴스는 처참하게 망가졌다. 정권에 대한 날선 비판은 찾아볼 수 없게 됐고, 정권의 눈치나 살피는 굴욕적인 뉴스를 내놨다. 급기야 취재현장에서 MBC기자들이 시민들의 야유를 받는 사태가 벌어졌고 시청률은 SBS에마저 밀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MBC 기자들이 보도 정상화와 보도부문 책임자 사퇴, 전면적 인사쇄신을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MBC기자회는 보도 책임자 불신임 투표를 실시하는 한편 4·27재보선과 10·26 재보선, 장관 인사청문회,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의혹 등 MBC 뉴스의 불공정보도 사례를 조목조목 정리한 특보를 발표하며 MBC경영진을 향해 공정보도를 주문했다. MBC 기자들이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 내세웠던 공정보도를 다시 꺼내들고 요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MBC 뉴스가 얼마나 심각하게 ‘추락’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그러나 정작 MBC 뉴스 ‘추락’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청와대 쪼인트’ 사장 김 씨와 경영진은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MBC를 살려보겠다고 나선 기자들의 절박한 움직임마저 “심각한 해사행위” 운운하며 짓밟고 나섰다. 박성호 MBC기자회장과 양동암 영상기자회장을 징계위에 회부하고, 기자들의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해서도 불가 방침을 고집했다. 적반하장 이다. 또 기자들의 불공정 보도 지적에 “MBC가 불공정 보도를 했다는 기자회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며 발뺌했다. 참으로 뻔뻔하고 파렴치하다. 기자들의 제작거부 사태를 초래해 놓고도 일말의 책임감은 물론이고 언론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양심마저 보이지 않는다.
 
분명하게 경고한다. 김 씨와 보도책임자들은 구차하게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하루 속히 물러나라. 그것이 정권의 앞잡이가 되어 공영방송 MBC를 망가뜨린 잘못을 조금이라도 사죄하는 길이다. 구성원들의 신뢰마저 못 받는 자가 어떻게 공영방송을 이끌겠는가?
 
아울러 MBC 기자들에게도 당부한다. 공정보도 쟁취를 위해 어떠한 탄압에도 굴하지 말고 끝까지 싸워 달라. 국민들은 MBC를 공영방송으로 바로 세우기 위한 기자들의 의로운 투쟁을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끝>
 
 
 
2012년 1월 25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