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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2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브리핑(2013.3.13)
등록 2013.09.26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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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브리핑
김병관 “사퇴불가” 대국민 통보 논란…KBS·MBC 침묵
 

 
12일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진사퇴 불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김 후보자가 무기중개를 비롯해 무려 30여 가지의 의혹으로 국회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지 하루 만에 기자회견을 연 데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자는 “안보가 위중한 상황에서 국방부 장관 내정자로서 대통령께서 저에게 중책을 맡겨주신 데 대해 감사히 생각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감사표현으로 운을 뗐다. 이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의 이런저런 논란이 제기되면서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국방이 위기이고 나라가 위태롭다”, “지금은 안보공백 속의 위급한 상황”이라는 등 시종일관 국가 안보 위기를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답답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러웠다”며 “앞으로는 의혹들이 생기지 않도록 제 자신을 철저히 관리하고 나라를 위해 헌신하겠다”며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두고 김 후보자가 박 대통령의 신임과 남북 긴장상황을 위시해 국민에게 ‘국회의 부적격 판단’을 뒤집어 달라 호소한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이미 장관이 된 것처럼 국방부 브리핑룸에 설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질타한 뒤 “국방부 장관은 꼭 하고 싶다고 간청하면 시켜주는 가벼운 자리가 아니다”고 일갈했다. 또한 “앞으로 관리하겠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지나온 의혹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물러나야 한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진보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연평도 포격, 천안함 사태가 터져도 여행가고 골프치는 군인이 ‘나라의 안보가 어느 때보다 위중하니 자신에게 장관직을 맡겨 달라’고 한다”면서 “나라 안보를 송두리째 망칠 일이 있냐”고 되물으며, 김 후보자 사퇴를 촉구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 무산에도 박 대통령이 임명할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김 후보자가 일방적으로 기자회견문만 읽은 뒤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은 채 자리를 뜨자, “청와대가 지시하지 않았다면 이런 회견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냉소적 반응도 흘러나왔고 한다. 심지어 여당에서도 박 대통령을 의식해 몸조심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11일 MBC<손석희 시선집중>은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결과와 관련해 국방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 전원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모두 고사한 사실이 알려지자 ‘여당의 대통령 눈치보기’에 대한 의구심은 더 짙어졌다.
 
 
공영방송도 ‘청와대 눈치보기’…김병관 ‘사퇴거부’ 보도 안 해

이 가운데 KBS와 MBC도 김병관 후보자 관련 논란을 최소화시키며 ‘청와대 눈치보기’에 가세하는 모양새를 보여 우려가 제기된다. 12일 김 후보자가 ‘안보공백’을 강조하며 ‘대국민 겁박’ 수준에 가까운 “사퇴불가 기자회견”을 벌여 비판을 받고 있음에도, KBS와 MBC는 12일 보도에서 이를 누락시켰다. 안보인식과 도덕성에 하자를 드러낸 김 후보자에 대한 비판여론이 고조된 가운데, 김 후보자가 기자회견을 통해 ‘도덕불감증’을 스스로 재확인시켰음에도 공영방송이 관련보도를 내놓지 않은 것은 사안을 축소‧은폐한 것과 다름없다.
 
앞서 KBS와 MBC는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진행된 지난 8일에만 청문회 ‘중계식 보도’를 1건씩 내놨을 뿐, 연일 제기된 △국방부 청탁성 질문지 배포 논란 △자료 제출 거부 및 원본 편집 논란 △김 후보자의 청문회 태도 논란 등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서 철저히 함구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또 박 대통령이 인사청문회 결과와 무관하게 김 후보자를 임명할 뜻을 내비쳐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우려를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침묵했다.
오히려 KBS는 ‘김병관 임명 도우미’를 자처한 듯한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11일 KBS는 “북한의 위협 속에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새 정부는 여전히 틀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안보위기와 국정공백을 한껏 강조하고는 “(박 대통령이)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와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도 이번 주 내에 임명할 것으로 알려져 국정운영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며 사실상 ‘부적격자’ 임명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나서기도 했다(*3월 11일자 신문방송모니터 보고서 참조).

한편, 12일 SBS는 16번째 <“헌신 기회 달라” 김병관 사퇴 거부>(남승모)에서 유일하게 김병관 후보자 기자회견 사실을 보도했다. 그러나 비판의 목소리는 여야의 이견을 전하며 “민주통합당이 청문보고서 채택도 무산된 김 내정자가 염치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한 사실을 전한 데 그쳤다. 보도는 새누리당이 “김 내정자가 결정적 하자가 없는데다 안보 비상 상황인 만큼 임명을 미뤄선 안된다”고 두둔한 것을 정치권 의견 중 하나로 비판 없이 전했다.
 

 



2013년 3월 13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