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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5∼16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2013.1.17)
등록 2013.09.26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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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5∼16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브리핑
KBS, '이마트의 노동탄압·감시' 보도…MBC·SBS, 침묵
 

■ KBS, 이마트의 노동탄압·감시 보도…MBC·SBS, 침묵

‘무노조 경영’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노조결성을 막기 위해 직원들을 조직적으로 감시·탄압한 사실이 밝혀졌다.
16일 민주통합당 노웅래·장하나 의원이 공개한 이마트 내부문건에 의하면, 이마트는 2012년 노조를 설립했다가 해고된 전수찬 위원장을 비롯해 34명의 직원을 ‘MJ(문제) 인력’으로 분류하고 개인이 소지한 책 인터넷 게시글, 술자리, 교우관계, 결혼문제 등 사생활을 망라한 사찰을 벌여온 것으로 드러난다. 이마트는 감시 내용을 ‘동향문서’로 작성해 노무담당자들끼리 공유했는데, “향후 어떤 시점에서 세력을 결집한다고 하면 징계나 해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는 대응지침이 담긴 이메일까지 발견됐다. 특히 첨부된 ‘MJ 3인 친밀관계도’라는 제목의 액셀문서는 ‘2010년 11월 버전’이라고 지칭되어 있어, 이마트의 조직적 감시가 적어도 노조가 결성되기 2년 전인 2010년 하반기부터 이뤄져왔을 것으로 짐작된다.

심지어 지점 및 협력사 계약직원까지 감시한 정황도 드러났다. 문건에 따르면, 2010년 10월 12일 이마트 부천점은 협력사가 관리하는 박스에서 <전태일 평전>이 발견되자 ‘부천점 불온서적 적발 관련’이란 내부문건을 작성하고, “향후 문제 발생 소지를 없애기 위해 협력사원 3명에 대해 퇴점 및 순환근무 조치가 필요하다”고 적혀있다. 2011년 3월에는 이마트 용인점 수습사원이 ‘일이 힘들다’는 인터넷 게시글을 올리자 본사 인사담당자가 해당 지점 인사총무에게 ‘지각 3회를 빌미로 (수습탈락) 사유서를 받으라’며 불합격을 종용하는 이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또 2011년 9월 구미점에서 <노동자 권리찾기 안내 수첩>이 발견되자 이마트는 문건에 “배포자로 추정되는 단기 협력 사원에 대한 밀착 관리와 퇴점관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적고, 실제 협력사원 647명을 상대로 민주노총 가입여부를 확인하는 등 색출작업을 벌였다.

뿐만 아니라 이마트가 본사 직원 및 각 지점에 입점한 협력업체 직원 1만 5000여명의 개인정보를 사용해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한국노총 등 노동단체 누리집 가입여부를 조회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실제 민주노총 누리집에 가입한 것으로 드러난 협력사 직원이 징계를 받았는데, 내부문건에는 ‘근무하기 어려운 상황을 지속적으로 발생시켜 퇴사를 유도할 예정’이라고 적혀있다.

이마트 내부문건을 두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권영국 변호사는 “이마트 행위는 사생활 비밀이라는 기본권을 침해하고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을 뿐 아니라 조직적 상시적 관리시스템으로 노조 결성을 방해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마트는 내부문건 유출을 시인하면서도 “기업문화팀 담당자가 자의적 판단으로 과도한 업무를 진행한 부분도 있다”며 일부 직원의 과잉대응으로 치부하고 있다.

KBS는 15일 민주통합당 노웅래·장하나 의원이 공개한 이마트 내부문건을 소개하고, 이마트가 노조 설립을 방해하는 조직을 운영한 사실을 고발하는 단독 보도를 냈다. 이어 16일에는 이마트가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조직적으로 감시했다는 점을 추가보도한 뒤 이마트의 노동조합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노조와 시민단체의 입장을 보도했다.
 
반면, MBCSBS는 관련 내용을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미행·해고…노조설립 방해>(KBS, 정다원/15일) 
<협력업체 직원까지…>(KBS, 유호윤/16일)

KBS는 15일 <미행·해고…노조설립 방해>에서 “복수노조 시행을 앞둔 지난 2011년 3월, 이마트 본사에서 작성한 문건”이라며 입수한 내부문건의 내용을 공개했다. 보도는 “촉매자와 동조자를 사전에 파악해 노조를 원천 봉쇄해야 한다며 본부와 지점별로 대응 조직 150여 명을 지정”했고, “노조설립에 동조한 직원들의 계보를 작성하고 일거수 일투족을 기록했다”며 조직적 노조봉쇄 정황을 폭로했다. 이어 감시 대상자로 지목된 일부는 해고된 점, 2011년 사측이 모든 직원들의 민주노총 가입여부를 확인해 단계적 해고절차를 지시한 점 등을 덧붙여 계획의 일부가 실행된 정황을 전했다. 이어 “시나리오만 썼을 뿐”이라는 이마트 관계자의 해명을 실은 뒤 “2004년부터 작성한 900여 건에 이르는 단계별 행동 지침이 단지 시나리오였을 뿐이었다는 주장”이라고 설명한 뒤 “그러면서도 KBS가 확인한 실제 실행 사례에 대해서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16일 <협력업체 직원까지…>는 “이마트가 노동운동에 관련됐다고 판단되면 자사직원과 협력업체 직원을 가리지 않고 압력을 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마트 노동탄압 사례를 추가보도했다. 보도는 부천지점에서는 “전태일 평전이 발견되자 '불온 서적'이 발견되었다며 직원들에 대한 면담과 조사를 시작”했고, 구미지점에서는 “노총 수첩이 발견되자 CCTV를 분석하며 직원들의 출입기록을 모두 확인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마트 노조와 시민단체들이 “해바라기팀이라고 불리는 노조 설립 방해 조직을 운영한 것은 노동조합법을, 전직원의 개인정보로 노총 가입 여부를 조회한 것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소지가 있다는 것”이라며 처벌을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 이마트 냉매질식사고 책임회피 도운 고용노동부…MBC 보도
 
한편, 16일 공개된 이마트 내부문건 중에는 고용노동부가 지난 2011년 발생한 이마트 탄현점 냉매질식사고의 산재처리에 조언하고 나선 정황도 기록돼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2011년 7월 11일 '탄현점 관련 고용노동부 동향'이라는 문건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고양지청 담당 과정이 “이마트가 유가족과 직접 협상에 나서면 안 되며, 트레인코리아를 앞세워 보상케 하라”, “최소 3차례 정도는 실망감을 안겨주고, 마지막에 도의적으로나마 장례식 비용 정도는 해주겠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등 협상전략을 조언했다고 기록돼 있다. 뿐만 아니라 3일 뒤인 13일자 문건에는 고용노동부에서 “노동부 본청 소속 전문 노무사를 소개”했으며, “이분을 선임하면 백전백승이라고 장담했다”고 기록돼 있다.
특히 이마트 내부문건 중 2011년 추석 선물 배송 목록에는 이마트가 고용노동부와 경찰, 국정원 소속 공무원들에게 명절 선물을 보내 관리해온 기록도 남아 있다. 
 
2011년 7월 2일 발생한 이마트 탄현점 냉매질식사고는 당시 사망한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안전장비조차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법적 안전조치를 위반한 이마트에 대한 비난여론이 쏟아졌다. 특히 피해자 4인 중 대학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휴학 중이던 서울시립대 학생이 포함돼 있어 대학등록금‧하도급 노동자 안전 문제‧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한 상징적 사건으로 떠오르면서 정부에 철저한 조사와 이마트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았다. 이번 이마트 내부문건은 사건을 조사해야 할 고용노동부가 이마트의 책임회피를 도운 정황을 드러낸 것이다.
 
 
이 가운데 MBC는 16일 고용노동부와 이마트의 ‘부적절한 거래’를 지적한 단독보도를 냈다. MBC <[집중취재] 이마트 산재처리 노동부가 훈수>(오현석)은 “대기업인 이마트의 산재처리 과정에서 이마트 측에 유리한 조언을 해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이마트 내부문건의 일부를 공개했다. 보도는 “고양노동청 감독관들이 이마트 직원에게 유족과 직접 협상에 나서면 안 된다, 장례식 비용 정도만 챙겨주라는 내용과 함께, 유족 측에 최소한 3차례 실망감을 안겨주라며 조언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보도는 해당 노동청 관계자들은 ‘기억이 안 난다’고 답한 반면, 이마트 측은 사실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보도는 이마트가 노동부 공무원들을 관리한 정황도 드러났다면서, 문건 중 고액 선물 배송자 명단에 이름이 오른 공무원과 이마트 관계자를 인터뷰했다. 인터뷰에서 노동부 공무원은 이마트로부터 고액 선물을 받은 사실을 인정한 반면, 이마트 관계자는 선물을 보내지 않고 단지 리스트만 작성했었다고 그 사실을 부인하는 모습을 방영했다. 그리고, 곧 이어 그 이마트 관계자가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위해 마이크를 착용한 채 “그거에 속지 말고 버텨. 우린 모른다고”(간부), “저도 계속 잡아 뗐죠, 강하게. 없다고”(직원)라고 다른 간부와 대화한 방영해 이마트측이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보도했다.
 
 


2013년 1월 1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