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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3일∼15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7.16)
등록 2013.09.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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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3일∼15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김희중 금품수수 의혹, 청와대‧검찰 수수방관…방송3사도?!
 
 
 

■ 김희중 금품수수 의혹, 청와대‧검찰 수수방관…방송3사도?!
 
지난 13일 김희중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는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당일 오후 사표를 냈다. 그러나 저축은행 금품수수로 대통령 친형 이상득 씨가 구속된 지 이틀 만에 ‘문고리 권력’으로 통하는 청와대 부속실장까지 의혹이 퍼지는 등 끝을 가늠할 수 없는 권력형 비리에 충격이 가시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저축은행 금품수수 의혹이 터지자 “김 실장이 휴가 중인데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면서 “복귀하면 바로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다 김 실장이 사의를 표명하자 청와대는 “본인이 사의를 표명한 이상 우리가 더 조사할 수도 없다”며 입장을 바꿨다. 
그러나 청와대의 입장 바꾸기는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김 실장은 1997년부터 최근까지 15년 동안 이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해온 인물이다. 금품수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청와대로 관련의혹이 번질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한데도, 청와대는 ‘사표’를 이유로 김 실장을 소환해 소명을 듣는 기본적인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또한 김 실장이 대통령 근무 중에 휴가를 간 것도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청와대가 뭔가 알고 있던 게 아니냐’는 등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혼란을 가중시키기는 검찰도 마찬가지다. 저축은행 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 산하 합동수사단은 “단서가 나오면 수사에 나설 것”이라면서도 “현재 김 실장에 대해 검찰에 들어온 내용이 없어 조사하고 있지 않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저축은행 수사가 현재진행 중인데다 현직 대통령의 친형까지 구속됐음에도 검찰이 김 실장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적극적인 수사의지를 보이지 않는 것은 의구심을 제기할 만 한 대목이다.  
 
방송3사는 김 실장이 사표를 제출한 13일 관련 보도를 냈는데, ‘사표’ 운운하며 ‘입장 바꾸기’에 나선 청와대와 진상규명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검찰의 태도는 비판하지 않았다.
MBC는 13일과 14일 2건의 보도를 냈다. 13일에는 김 실장에게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 아님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14일에는 ‘사퇴의 배경에 청와대가 있다’는 의혹을 보도했지만, ‘사실무근’이라며 “사의를 표명했으니 자체조사 않겠다”는 청와대 입장을 검증 없이 전달했다.
KBS와 SBS는 13일에만 1건씩의 보도를 냈다.
KBS는 단독취재를 강조하며 김 실장의 사의표명과 검찰이 저축은행 비리의혹에 연루된 공무원을 추가 수사한 내용을 함께 보도했으나 검찰의 수사내용을 전달하는 수준이었다.
SBS도 김 실장의 사의표명, 청와대 입장, 검찰 입장을 나열하는 데 그쳤다.
 
 
<靑 부속실장 사의>(MBC, 전재홍/13일)
<커지는 의혹..단서 확보 주력>(MBC, 박영일/14일)
<금품수수…靑 실장 사의>(KBS, 김시원/13일)
<‘금품수수설’ 靑 부속실장 사의>(SBS, 박진원/13일)
 
MBC는 김 실장과 청와대, 검찰의 입장을 검증 없이 전달했다.
13일 <청 부속실장 사의>는 “김희중 청와대 제1 부속실장이 저축은행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내사를 받고 있다고 오늘 아침 일부 언론들이 보도했다”면서 관련 내용을 전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검찰 관계자는 김희중 실장을 내사한 적이 없으며 임석 회장으로부터 관련 진술을 받지도 않았다고 공식 확인했다”고 전한 데 이어 “김 실장도 오늘 오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금품수수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강력히 부인했다”는 등 언론 보도를 부정하는 검찰관계자와 김 실장의 입장을 실었다.
보도는 김 실장이 사의를 표명했다면서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김 실장이 ‘자신은 결백하지만 불미스러운 내용으로 이름이 거명된 데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전해왔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런 뒤 보도는 “청와대는 현재 김 실장의 의혹에 대해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청와대의 조사로 단서나 증거가 나오면 김 실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청와대와 검찰이 진상규명에 나선 것으로 전했다.
 
14일 <커지는 의혹..단서 확보 주력>는 김 실장의 사의 표명 배경을 두고 “청와대가 이미 지난주 자체조사를 통해 사실상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고 금품 수수의혹도 일부 확인한 게 아니냐는 분석까지 흘러나왔다”며 의혹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나 곧바로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소설같은 얘기일 뿐 사실무근이라고 각종 의혹을 일축했다”면서 “스스로 사의를 표명한 만큼 더 이상 자체 조사하지 않고 다음주중 사의 수리 절차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청와대 입장을 전했다.
사실상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청와대 차원의 진상규명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셈임에도 이를 지적하지 않았다.
 
KBS는 김 실장의 사의표명에 대해선 짧게 언급한 데 그쳤다. 
<금품수수…靑 실장 사의>는 김 실장의 사의 표명을 전한 뒤, “검찰은 단서가 나오고 증거가 있으면 수사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고 짧게 언급했을 뿐, 즉각적인 수사에 나서지 않는 검찰의 태도에 대해 비판하지 않았다.
그런 뒤 보도는 저축은행 비리와 관련해 검찰의 추가 수사내용을 전달했다. “국세청 세무서장 2명도 검찰에서 고강도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의 고위 간부 2명이 부실 저축은행 퇴출 명단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억대의 금품을 받았다는 단서를 잡고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는 등 단독 취재했다며 관련 내용을 전했다.
그러나 보도는 김 실장이 사의를 표명하자 곧바로 입장 바꾸기에 나선 청와대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없었다.
 
SBS도 다르지 않았다. 
<‘금품수수설’ 靑 부속실장 사의>는 “‘금품수수 내사설’이 언론에 보도되자 당사자인 김희중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사의를 표명했다”면서 “보도된 것처럼 금품을 받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이름이 거론된 데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김 실장의 입장을 전했다.
이어 보도는 “청와대는 오늘 휴가 중인 김 실장을 불러 사실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었지만 김 실장은 청와대에 들어오지 않았다”, “검찰은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하지 못해 김 실장의 혐의는 아직 확인된 게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러나 의혹 규명을 위해 김 실장을 소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청와대와 검찰의 입장에 대해서 나열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SBS도 청와대나 검찰이 당일(13일) 오후 ‘사표’ 운운하며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지적하지 않았다.<끝>
 
 

 


2012년 7월 1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