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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MBC기자회장 <뉴스투데이> 앵커 경질에 대한 논평(2012.1.10)
등록 2013.09.2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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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씨, MBC 망쳐놓고 누구를 징계한단 말인가
- MBC 기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
 
 
MBC뉴스의 신뢰도와 시청률 추락에 책임을 묻는 보도책임자 불신임 투표를 주도해온 박성호 MBC기자회장이 <뉴스투데이> 앵커에서 경질됐다. 9일 사측은 저녁 5시쯤 박 회장에게 “아침뉴스 진행을 그만두라”고 통보하는 한편, 불신임 투표에 대해 “회사 내 편을 가르고 경영 방침을 뒤흔드는 심각한 해사행위”라며 박 회장과 양동암 영상기자회장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 절차를 밟기로 했다. 
앞서 6∼8일 MBC기자회는 보도책임자 불신임 투표를 진행했다. 해외특파원과 휴직자 등 10여명을 제외한 125명 기자 전원이 투표에 참여해 86.4%인 108명이 전영배 보도본부장과 문철호 보도국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찬성했다. 기자들은 전 본부장과 문 국장이 뉴스 파행의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하며 사퇴하지 않을 시 제작 거부 등의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MBC 뉴스의 ‘추락’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명박 정권의 방문진 장악과 방문진을 통한 MBC 장악은 파행 인사로 이어지면서 MBC 뉴스의 정체성 상실, 신뢰 상실을 초래했다. 날카로운 비판보도를 찾아보기 어렵게 됐고 시청률도 SBS에 밀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도 ‘청와대 쪼인트’ 사장 김재철 씨와 사측은 그 돌파구를 ‘연성화’에서 찾았고, MBC는 공영방송의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때로 MBC 뉴스는 ‘MB정권 나팔수’라는 KBS 보다 더 노골적으로 정권의 눈치를 살피는 보도, MB정권에 편향적인 보도를 내놓고 있다. 어디 이뿐인가. <PD수첩> 광우병 보도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판결을 스스로 부정하며 메인뉴스의 첫 꼭지로 ‘사과방송’을 내보내는 자해적 행태는 ‘공영방송 MBC’를 지키기 위해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에게 크나큰 배신감을 안겨주었다.
기자 전원이 보도책임자 불신임 투표에 참여했다는 사실은 MBC 내부 기자들의 위기감이 어느 정도인지 말해준다. 기자들이 취재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MBC에 대한 비판여론이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감을 키웠을 것이다.
MBC 기자들이 보도책임자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공영방송 MBC를 살리기 위한 절박한 움직임이다. 이를 두고 “편 가르기” 운운하며 징계에 칼날을 휘두르는 김재철 씨와 경영진이야 말로 MBC를 망치는 세력이다. 국민의 ‘징계’를 받고 MBC를 영원히 떠나야 할 사람은 김재철과 그 하수인들이다. 지금 누가 누구를 징계한단 말인가.
우리는 MBC 기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다시 한번 당부한다. 사측의 부당한 탄압에 굴하지 말고 공영방송 MBC를 바로 세우는 일에 끝까지 나서달라. 국민들은 이런 기자들을 보면서 MBC에 대한 희망을 꺾지 않고 있으며, MBC의 보도가 언젠가는 공영방송다운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끝>
 
2012년 1월 10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