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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독자적인 미디어렙 설립 발표에 대한 논평(2011.12.26)
등록 2013.09.2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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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와 김재철 씨, 방송공공성 파괴의 공범이 될텐가
 
 

26일 MBC가 독자적인 미디어렙을 설립하겠다고 나섰다. 
MBC는 “최근 국회가 종합편성채널(종편)은 미디어렙 체제에 묶지 않고 MBC만 공영 미디어렙에 지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그동안 미디어렙 입법을 기다려왔지만 공영방송의 사회적 가치를 훼손시키는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어 미디어렙 설립을 대내외에 알린다”고 밝혔다.
 
지난 11월에도 MBC는 자사 미디어렙 설립 방침을 꺼내들었다. 당시 우리를 비롯한 언론단체들은 미디어 생태계의 공공성을 지키고 강화할 책임이 있는 MBC가 자사 미디어렙 설립에 나선 것은 공영방송의 기본 책무를 내팽개치는 행위라고 강력 비판했다.
또한 우리는 MBC가 자사 미디어렙을 통해 사실상 광고 직접영업을 하게 되면 가뜩이나 위축된 MBC의 비판기능은 더욱 심각하게 훼손돼 국민의 신뢰를 잃고, 결국 ‘무늬만 공영방송’으로 남아 정체성에 대한 끊임없는 공격에 시달릴 것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독자적인 광고영업이 MBC의 경쟁력을 높여주지 못한다는 사실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 시점에 MBC가 “공영방송의 사회적 가치” 운운하며 ‘독자 미디어렙 설립’을 들고 나온 것은 그야말로 제 발등을 찍는 어리석은 일이다.
지금 한나라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미디어렙법안은 명백히 공영방송의 가치를 뒤흔들고 조중동종편에 상상할 수 없는 특혜를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MBC와 사장 김재철 씨는 이 정권과 한나라당에 맞서 이 같은 법안을 막아내고 올바른 미디어렙법이 제정되도록 노력하는 게 정상이다. 그동안 미디어렙법 논의가 파행에 파행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던 공영방송 MBC와 김재철 씨가 이 시점에서 조중동종편도, SBS도 직접영업을 하니 우리도 뛰어들겠다고 나서는 것은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짓이다. 
게다가 한나라당이 조중동종편의 특혜를 보장하는 미디어렙법안을 야당과 시민사회에 던져 놓고 “받기 싫으면 말라”는 겁박을 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런 법을 절대 받을 수 없다며 싸우고 있지만, 어떻게든 미디어렙법의 조속한 처리를 바라는 광고취약매체들은 불안에 떨면서 ‘연내처리’를 바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MBC와 김재철 씨는 ‘우리도 광고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천명함으로써 광고취약매체들을 더더욱 궁지로 몰고, 나아가 한나라당이 던진 악법이라도 ‘연내입법’ 하자는 목소리를 더욱 부추기는 셈이다.
 
MBC는 당장 자사 미디어렙 설립 방침을 철회하라. 그리고 올바른 미디어렙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공영방송의 본분을 다하라. MBC가 기어이 자사 미디어렙을 밀어붙여 광고영업에 나선다면 MBC와 김재철 씨는 방송공공성 훼손의 ‘공범’이 되어 시민사회와 국민의 거센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끝>
 
 
 
2011년 12월 2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