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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1-12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1.13)
등록 2013.09.2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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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1-12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이명박·박근혜 대선 경선 금품선거 의혹…KBS, 눈 가리고 아웅
 
 

1. 이명박·박근혜 대선 경선 금품선거 의혹…KBS, 눈 가리고 아웅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의 폭로로 불거진 ‘전당대회 돈봉투’ 사태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자금 문제로 번졌다.
2007년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홍준표 전 대표와 원희룡 의원은 지난 10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7년 당내 대선 경선도 돈이 많이 들어가는 조직선거였다”면서 당시 ‘박빙’의 승부를 펼쳤던 이명박․박근혜 후보의 ‘조직동원선거’와 ‘금품선거’의혹을 제기했다. 홍 전 대표는 “경선 당일 날 제주도는 대의원이 5백명도 안 되는 데 이명박 박근혜 후보 양측에서 2천명씩 동원했고, 대의원이 6, 7백명인 강원도에서도 5배에 가까운 3천명씩 동원됐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최소 버스 한 대 당 1백만원 정도 든다고 덧붙였다.
이번 폭로로 박희태 국회의장 뿐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비대위원장까지 ‘돈 봉투’ 문제를 해명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런 가운데 관련 내용을 다룬 방송 3사는 보도에서 차이를 보였다.
KBS는 사안의 본질을 교묘하게 호도하고 나섰다. KBS는 한나라당 대선 경선 금품선거 논란을 정당법 개정문제로 돌리거나 홍 전 대표와 원 의원의 ‘기싸움’으로 몰아갔다. 이 대통령이나 박근혜 위원장이 문제의 핵심이지만, 이를 다루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MBC와 SBS는 10일과 11일 홍준표 전 대표와 원희룡 의원의 문제 제기를 비교적 자세하게 다뤘다.
 
 
KBS <“대선 경선도 돈 봉투”>(곽희섭 기자/1.10)
      <갈등 심화…대책 부심>(곽희섭 기자/1.11)
      <‘보수’ 유지…재창당 거부>(곽희섭 기자/1.12)
 
KBS는 대선 경선자금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이 대통령과 박 비대위원장에 대해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10일 <“대선 경선도 돈 봉투”>는 “지난 대선 경선 때도 돈 봉투를 돌리는 일이 있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홍준표 전 대표도 대선 후보 경선이 조직 선거였던 것은 맞다고 증언했다”고 짧게 언급하는데 그쳤다. 박 비대위장이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일절 하지 않았다. 이어 “한나라당은 ‘돈 봉투’를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선관위가 선거운동부터 투표와 개표 등 전당대회 전 과정을 관리하도록 정당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한나라당 대선 경선 돈봉투 의혹은 제대로 다루지 않은 채 정당법 개정 문제에 초점을 맞추며 마치 한나라당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라도 나선 것인양 보도한 것이다.
 
11일 <갈등 심화…대책 부심>에서는 ‘돈봉투’와 관련해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홍 전 대표와 원 의원의 문제만 집중 부각했다. 보도는 홍 전 대표가 “원 의원이 대선 경선 때 대학생 응원단을 조직해 전국을 돌아다녔고, 수억 원을 썼다”고 공격했고, 원 의원도 “선거 캠프 운영비로 2억 원 정도를 썼고 당 선관위에 신고도 했다며 대표에서 물러나더니 화풀이 하냐고 맞받았다”며 두 의원에게만 초점을 맞췄다. 이어 “대선 경선으로까지 파문이 확산됐지만 당시 후보였던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말을 아꼈다”며 짧게 언급하는 데 그쳤다.
 
 
MBC <대선 후보 경선도 돈봉투 의혹>(노재필 기자/1.10)
       <“대선 경선은 돈판” 추가 폭로>(김세진 기자/1.11)
       <친박 반발 “비대위 흔들기”>(이세옥 기자/1.11)

 
MBC는 홍 전 대표 측의 주장을 자세하게 전했다.
10일 <대선 후보 경선도 돈봉투 의혹>에서 “한나라당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이명박, 박근혜 후보역시 금권선거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밝혔다”면서 “돈 봉투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경선당시 이명박, 박근혜 양측의 지지자들이 탄 수백 대의 버스가 몰려든 건 돈이 들어간 증거 아니겠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지난 2008년 전당대회에서 뿌려진) 선거자금의 출처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면서 “친인척이나 기업들로부터 받은 비공식 후원금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쓰고 남은 자금일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11일 <“대선 경선은 돈판” 추가 폭로>는 “홍준표 전 대표가 오늘 좀 더 구체적인 증언을 했다”면서 “양측 모두 대의원들을 대규모로 동원하면서 엄청난 돈을 썼을 거라는 내용”이라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홍 전 대표가 경선 당일 동원된 인원을 지적하면서 “한대당 최소한 1백만원이 드는 버스 수백 대로 실어 나르면서 이른바 ‘세과시’를 했다고 주장했다”면서 “(자신이) 당시 돈 선거를 방지하기 위한 순회 경선제와 지역투표를 도입하려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또 홍 전 대표와 원희룡 의원과의 날선 공방을 전했다.
 
이어진 <친박 반발 “비대위 흔들기”>에서는 홍 전 대표의 폭로에 대해 친박계가 강하게 반발했다고 보도했다.
 
 
SBS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때도 돈 봉투”>(김정인 기자/1.10)
       <공멸 위기감에 확전 자제>(김지성 기자/1.11)

 
SBS도 10일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때도 돈 봉투”>에서 원희룡 의원이 “이명박, 박근혜 후보가 선두를 다투고 원 의원 자신도 후보로 참여한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때도 대의원 동원을 위해 돈 봉투를 돌리는 일이 있었다”고 폭로했다면서 “SBS와의 전화통화에서 박빙의 경쟁 속에서 이긴 쪽이나 진 쪽이나 모두 조직 동원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말해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동시에 겨냥했다”고 전했다. 또 ‘조직 동원 선거’였다는 홍 전 대표의 주장도 함께 전한 뒤, 친박진영의 반박을 덧붙였다.
 
이어 11일 <공멸 위기감에 확전 자제>는 박근혜 비대위장이 “2007년 대선 경선 때도 돈으로 조직을 동원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면서 “김종인 비대위원도 ‘확증도 없이 2007년 대선 경선까지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경솔하다’며 파문 차단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어 “홍준표 전 대표가 조직 동원 의혹을 거듭 제기하고 쇄신파는 의원총회를 요구해 긴장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인 뒤 민주통합당의 돈 봉투 진상조사 흐름을 전했다.
 
 
2. MB정부 방송장악 부당성 재확인 한 ‘정연주 무죄’ … KBS 침묵, SBS 단신
 
12일 대법원이 ‘국세청과의 세금 소송을 중단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로 기소된 정연주 전 KBS 사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2008년 당시 이명박 정권은 방송장악을 위해 임기가 남은 ‘정 사장 추출’에 전방위적으로 나섰다. KBS 이사회 장악을 위해 야당이사였던 신태섭 교수를 이사회에서 몰아낸 뒤 친여이사를 임명했다. 감사원은 부실경영을 했다며 정 사장 해임을 요구했고, 친여이사들로 장악된 KBS 이사회는 경찰병력까지 투입하며 정 사장 해임 결정을 강행처리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정 사장 해임안에 서명한 다음날 검찰은 정 사장을 배임혐의로 기소했다. 2005년부터 국세청을 상대로 벌이고 있던 세금환급 소송에서 정 사장이 서울고법의 조정권유를 받아들여 556억원을 돌려받음으로써 회사에 1892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검찰의 기소는 법원의 조정결정을 받아들인 것을 꼬투리 잡은 무리한 기소이며 ‘정치검찰’ 행태를 보인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대법원의 이번 무죄 확정 판결로 이명박 정권이 저지른 방송장악, 언론탄압의 부당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정 사장 축출과 방송장악에 앞장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권의 하수인으로 정치검찰 행태를 보인 검찰 개혁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12일 KBS는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정 전 사장이 쫓겨난 이후 ‘정권의 나팔수 방송’으로 전락한 KBS는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부당성이 드러난 법원 판결에 철저하게 침묵했다.
SBS는 뉴스 말미에 법원 판결 사실만 단신으로 전하는데 그쳤다.
MBC는 정 전 사장에 대한 무리한 해임과정 등을 전하고 검찰이 오늘 판결에 침묵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문제는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MBC <무죄..“검찰 사과”>(백승우 기자/1.12)
SBS <대법원, 정연주 전 KBS 사장 ‘무죄’ 확정>(단신/1.12)
 
<무죄..“검찰 사과”>는 정 전 사장에 대한 무리한 해임과정과 검찰의 무리한 기소 상황 등을 설명한 뒤, 대법원이 무죄판결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어 “정연주 전 사장은 ‘정치 권력에 복무한 정치검찰에 대해 법원이 엄중한 심판을 내렸다’며 검찰의 사과를 요구했다”며 “사람이 다른 동물과 다른 것은 부끄러움을 알고 사과하는 것”이라는 정 전 사장 인터뷰를 실었다. 그리고는 “정연주 전 사장 사건을 지난 100년간 검찰의 주요 성과로 기록했던 검찰과 당시 수사팀은 오늘 판결에 침묵했다”고 꼬집었다.
 
SBS는 <대법원, 정연주 전 KBS 사장 ‘무죄’ 확정>에서 대법원의 무죄확정 판결 사실만 단순 짧게 전했다. <끝>
 
 
 
2012년 1월 13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