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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추적60분>‧MBC < PD수첩> 제작진 보복징계를 규탄하는 논평(2011.5.17)
등록 2013.09.2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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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충성경쟁’, 얼마 안 남았다
 
 

김인규의 KBS와 김재철의 MBC가 정권에 ‘충성경쟁’ 하듯 보복성 징계를 남발하고 있다.
이우환․한학수 PD를 비제작부서로 발령 내 ‘PD수첩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는 MBC는 이 PD와 함께 ‘남북경협’ 문제를 취재했던 김동희 PD마저 징계위에 회부했다. 사유는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의 취재중단 지시를 어기고 취재를 계속 했다”는 것. 징계위는 오는 20일 열린다고 한다.
그러나 늘 그래왔듯 김PD 징계위 회부도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것이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윤길용 씨는 제작진에게 ‘남북경협’을 다루지 못하도록 압박했고, 이우환 PD를 비제작부서로 쫓아냈다. 이 과정에서 김동희 PD가 사전에 약속된 취재원을 만나러 가다가 ‘남북경협 아이템 방송불가’ 방침을 듣고 되돌아왔는데, 그 조차 ‘취재중단 지시를 어겼다’며 징계위에 회부했다는 것이다.
윤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6일 남북경협 취재는 안된다는 뜻을 전했는데도 9일 이런 지시를 어기고 취재를 나갔다”, “정상적인 조직이라면 국장과 부장이 안된다고 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겠나?” 등등의 주장을 폈다.
그렇다. MBC는 정상적인 조직이 아니다. ‘청와대 쪼인트’ 김재철 씨가 사장 자리에 앉은 것 부터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비정상이고, 윤 씨 같은 사람이 시사교양국장 자리에 앉아 정당한 취재를 저지시키는 것도 비정상이다. 정권에 거슬리는 비판프로그램을 만든다고 역량 있는 PD들을 비제작부서로 쫓아내고 생트집을 잡아 징계를 남발하는 것 또한 이만저만 비정상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김 PD의 징계 이유가 다른 데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지난 4월 5일 방송된 ‘태안기름유출사고, 쥐꼬리 보상의 이유’ 방송 당시 윤 국장이 제목에서 ‘쥐꼬리’라는 표현을 빼라고 했는데도 김PD가 이 지시를 어겨 괘씸죄에 걸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쥐꼬리’가 괘씸죄의 진짜 사유인지 아닌지를 떠나 그런 지시를 했다는 자체가 황당한 일이다. MBC는 이제 ‘쥐’와 관련된 말조차 쓸 수 없는 조직이 됐다는 것 아닌가?
 
MBC에 질세라, KBS는 앞서 16일 오전 <추적60분> ‘사업권 회수 논란, 4대강 사업의 쟁점’편 불방에 항의한 강희중CP에게 지휘책임을 물어 ‘견책’을 통보했다. 당시 불방 책임자의 문책을 요구하는 플랜카드를 걸었던 김범수, 임종윤 PD에게는 경고를 내렸다. 지난 2월 강희중 CP와 김범수 PD, 임종윤 PD는 인사위원회에서 각각 감봉 1개월, 견책 징계를 통보 받고 이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했는데, KBS는 재심에서도 징계를 관철시킨 것이다.
사측은 “업무와 전혀 무관한 불방 책임자 문책을 요구해 근무 질서를 어지럽히고 공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PD들을 징계했다. 사측이 정권의 외압에 굴복해 프로그램을 불방시키더라도 ‘찍소리’ 말고 고분고분 시키는 대로 하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도대체 이런 ‘정권나팔수 방송’에 무슨 명예가 남아있는지 궁금하다.
 
김인규‧김재철을 비롯한 MB 낙하산 세력들은 착각하지 말라.
지금 낙하산 세력들이 앞 다투어 벌이는 보복 징계는 스러져가는 권력을 향한 어리석은 몸부림일 뿐이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MB정권에 불리한 보도를 틀어막고 정권 ‘찬양’에 열을 올린다 한들 이 정권을 연장시킬 수도, 그 권력의 부스러기를 더 나눠가질 수도 없다. 이미 이 정권을 향한 민심의 분노는 너무 뜨겁고, 무너진 공영방송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너무 깊다.
MB정권에 대한 충성 경쟁에 열을 올리면 올릴수록, 치러야 할 대가가 더 크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끝>
 
 
2011년 5월 1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