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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장 김재철 씨 연임에 대한 논평(2011.2.16)
등록 2013.09.2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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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장악’으로 버티는 무능정권, 심판 머지않았다
 

16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재우)가 정기이사회에서 김재철 씨를 MBC 사장으로 연임했다. 새삼 놀랄 일은 아니다. 이미 언론계에는 ‘김재철 연임설’이 파다했다.
‘김재철 연임’을 방문진 이사들의 선택이라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김 씨의 연임은 이명박 정권이 끝까지 ‘낙하산 사장’을 통해 공영방송을 장악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김재철 씨가 어떤 인물인가?
지난해 4월 방문진 이사장이었던 김우룡 씨는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MBC 사장 선임의 첫 번째 기준이 “말 잘 듣는 사람”이었다며, 이른바 ‘큰집조인트’ 발언으로 김재철 씨의 실체를 실토하고 말았다. 당시 김재철 씨는 ‘김우룡 씨를 고소하겠다’고 큰소리 쳤으나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고소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송사에 휘말리지 말라는 선친의 권유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어 빈축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송사에 휘말리지 않겠다던 그는 파업 중인 노조에 대해서는 해고와 대량징계로도 모자라 ‘업무방해’ 등으로 고소했다. 뿐만 아니라 취임 직후 ‘황희만 이사 등을 2선으로 물러나게 하겠다’는 약속도, 노조와 맺은 단체협약도 제 멋대로 파기해 버렸다. 김 씨는 취임 직후 “남자의 약속은, 문서보다 강하다”며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사원들이 (나를) 한강에 내다 버리라”며 호언했는데, 지금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무엇보다 김 씨는 ‘큰집에서 조인트 까이고 매도 맞았다’는 사람답게, 이 정권의 뜻에 따라 MBC를 망가뜨리고 있다. 그가 사장자리에 앉은 뒤 MBC의 비판 기능은 더욱 무뎌졌고, ‘시청률 경쟁'으로 내몰린 뉴스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으로 흘렀다. 이 정권에 미운 털이 박힌 < PD수첩>은 4대강 사업을 다뤘다는 이유로 ‘불방’이라는 진통을 겪었고, 그나마 ‘공영방송’으로서 MBC의 정체성을 유지해주고 있던 시사교양프로그램들은 폐지됐다.
그러고도 부족했는지 지난해 연말에는 연기대상 시상식에까지 나타나 입에 올리기 민망한 처신으로 시청자들을 불쾌하게 하고 MBC 구성원들의 체면을 구겼다.
 
우리는 ‘MB낙하산’ 김재철 씨를 공영방송 MBC의 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
아울러 MBC 구성원들이 ‘MB낙하산’에 맞서 무너지고 있는 MBC의 정체성과 위상을 찾는데 앞장서 줄 것을 촉구한다.
김재철 씨에게도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더 이상 구차한 모습을 보이지 말고 깨끗하게 물러나라. 그것이 김 씨에게 ‘최선’의 선택이다.
 
이명박 정권에 경고한다.
이 정권은 김재철 씨 같은 무자격자를 공영방송 사장에 앉히고, 연임시킴으로써 ‘방송장악 없이 하루도 버티지 못하는 정권’임을 스스로 폭로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장 최시중 씨까지 연임이 유력하다고 하니 설상가상이다.
그러나 아무리 ‘방송장악’에 열을 올려도 이 정권의 위기는 이미 시작됐다. 파탄 지경에 이른 서민경제, 최악의 전세 대란, 극도의 안보무능, 잡힐 줄 모르는 구제역 등등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이 정권이 자신의 실정을 인정하기는커녕 ‘방송장악’으로 버티려하면 할수록 국민의 심판이 가혹해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끝>
 
 
2011년 2월 1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