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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후+’ ‘김혜수의 W’ 폐지, 주말 ‘뉴스데스크’ 시간 변경 등 가을개편에 대한 논평(2010.9.28)
등록 2013.09.2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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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정체성 잃고 무슨 ‘경쟁력’인가?
 
 

27일 MBC ‘낙하산 사장’ 김재철 씨가 끝내 <후플러스>, <김혜수의 W>를 폐지하고 주말 <뉴스데스크>를 9시에서 8시로 한 시간 앞당기는 가을개편을 확정했다.
우리는 이미 <후플러스>, <김혜수의 W>를 ‘시청률’ 잣대로만 평가해서 안 되는 이유를 제시하며 두 프로그램의 폐지를 반대했다. 시청자들의 폐지 반대 여론도 거셌다. 주말 <뉴스데스크>의 시간을 앞당겼을 때 우려되는 파행적인 편성의 문제도 지적했다.(※우리단체 9월 2일 논평 참조) 그러나 MBC는 이 같은 시민사회의 여론을 외면한 채, 공영방송 MBC의 공익성을 훼손시키는 개편안을 밀어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앞으로 MBC는 <여배우의 집사>, <스타오디션> 등의 오락프로그램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한다. <스타오디션>은 케이블 방송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을 본뜬 것인데, 김재철 씨의 제안이었다고 알려졌다. 또 주말 <뉴스데스크>의 시간대를 앞당기고 이후 드라마 두 편을 연속 편성할 것이라고 한다. 공영방송이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케이블방송 프로그램을 따라하고, 상업방송의 드라마 연속 편성을 쫓아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MBC노조에 따르면 이번 가을개편안으로 평일 프라임타임대(저녁7시∼밤12시) 오락프로그램의 편성비율이 기존 53%에서 57.6%로 높아진다고 한다. 이 같은 오락프로그램 편성비율은 상업방송인 SBS(56.3%)보다도 높다. 그런데도 MBC는 이런 행태를 부끄러워하기는커녕 “특정 형태 프로그램의 시간이 축소된 것으로 공영성이 축소됐다고 비난하는 것은 정량 분석의 전형적 오류”라며 이번 개편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있다.
 
MBC가 케이블채널의 오락프로그램을 따라하고, 더 많은 드라마를 내보낸다고 해서 MBC의 경쟁력이 강화되지는 않는다. 그동안 MBC가 누려왔던 사회적 영향력과 경쟁력은 비판과 감시기능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공영방송 MBC의 비판·감시기능을 축소시키고 케이블채널, 상업방송 등과 시청률 경쟁이나 벌이겠다고 선언한 ‘낙하산 사장’ 김재철 씨는 반드시 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MBC 구성원에게 촉구한다. 국민에게 더 이상 공영방송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 낙하산 사장에 맞서 MBC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지키는 일에 나서달라. 그것이 ‘공영방송 MBC’를 아끼고 지지해왔던 시청자들에 대한 도리다. <끝>
 
 
 
2010년 9월 28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