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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총파업에 대한 논평(2010.4.6)
등록 2013.09.2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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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파업 정당하다
 
 
 
MBC 노조가 어제(5일) 총파업에 들어갔다. 김재철 사장 퇴진, ‘MBC장악’ 음모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방문진에 대한 근본적인 제도 개혁 등이 노조의 요구다.
지난해 7월 김우룡 씨를 비롯한 친여인사들이 방문진을 장악한 뒤 지금까지 MBC에서 벌어진 사태들을 돌이켜볼 때 MBC 노조의 요구는 지극히 정당하다.
그동안 방문진의 친여인사들은 이명박 정권의 ‘MBC 장악 행동대’로 나서 < PD수첩>을 비롯한 비판프로그램을 ‘손보고’, 정권의 말을 잘 듣는 인사들로 경영진을 갈아치우는 데 골몰했다. 이들은 올해 2월 기어이 엄기영 사장을 사퇴로 내몰고, 기다렸다는 듯 ‘친MB 인사’로 알려진 김재철 씨를 사장 자리에 앉혔다. 심지어 김우룡 씨는 낙하산 사장의 임명 과정을 무용담 늘어놓듯 자랑하며 ‘큰집 불려가서 조인트 까고 매도 맞고 해서 말 잘 듣는 사람을 앉혔다’고 실토했다.
이른바 ‘큰집 발언’ 파문으로 김우룡 씨가 방문진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MBC 장악의 전모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고, 김 씨는 해외로 도피해버렸다. 게다가 김우룡 씨를 고소하겠다고 큰 소리 쳤던 김재철 사장은 고소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지난 2일에는 노조와의 약속을 깨고 황희만 씨를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황희만 씨가 누구인가? 지난해 엄기영 사장의 반대에도 김우룡 씨가 끝내 임원으로 선임해 보도본부장을 맡겨 ‘낙하산 인사’, ‘MBC 장악’ 논란의 핵심에 있던 인물이다.
김재철 사장은 지난 2월 노조가 자신의 출근저지 투쟁에 나서자 ‘황희만 이사 등을 2선으로 물러나게 하겠다’고 노조와 약속해 놓고, 그를 보도와 제작을 총괄하는 부사장 자리에 앉혔다. 김재철 사장의 이같은 행보는 자신이 이 정권의 ‘말 잘 듣는 사장’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꼴이며, MBC는 이명박 정권에게 갖다 바칠 사람임을 자인한 셈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MBC 노조를 파업으로 내몬 것은 공영방송 장악에 혈안이 된 이명박 정권과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방문진 친여이사들, 그리고 낙하산 사장 김재철 씨다. MBC 노조는 정권 차원에서 벌어진 추악한 방송 장악에 맞서 공영방송 MBC를 지키기 위한 싸움에 나섰을 뿐이며, 이는 공영방송 종사자로서 국민들에게 책임을 다하는 일이다.
우리는 MBC 노조의 파업을 적극 지지하며, 이명박 정권과 김재철 사장이 노조의 정당한 요구를 즉각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 이명박 정권은 MBC 장악의 전모를 낱낱이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그리고 지금이라도 방송에서 손을 떼라. 아울러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고 정권의 MBC 장악에 앞장선 방문진 친여이사들도 모두 물러나라.
낙하산 사장 김재철 씨도 더 이상 구차한 모습을 보이지 말고 깨끗하게 물러나라. 노조와의 약속을 어기고 오히려 ‘정면대응’ 운운하는 김 씨의 모습을 보면 ‘큰집’에서 얼마나 호되게 당했는지 궁금할 정도다.
이 정권의 파렴치한 방송장악을 눈감고 있는 조중동에게도 경고한다. 오늘(6일) 중앙일보는 사설까지 써서 MBC노조의 파업이 “‘노조에 의한, 노조를 위한 MBC’ 시절을 어떻게 하든 연장해 보려는 파업에 불과하다”고 맹비난했다. 정권의 방송장악을 비판하지는 못할망정 방송장악에 맞선 언론인들의 저항을 왜곡하고 비난하는 것은 스스로 언론이기를 포기했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조중동이 이번에도 MBC 노조 파업의 진실을 왜곡하고 ‘불법파업’의 딱지를 붙인다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KBS와 YTN에 이어 MBC마저 정권의 손아귀에 빼앗길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는 MBC 구성원들이 단결된 힘으로 끝까지 투쟁해줄 것이라 믿는다. 다시 한번 MBC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며 연대의 뜻을 밝힌다. <끝>
 
 
 
2010년 4월 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