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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이사장 김우룡 씨의 MBC 장악 ‘고백’ 발언에 대한 논평(2010.3.18)
등록 2013.09.2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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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권 스스로 폭로한 MBC장악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 김우룡 씨가 MBC장악 과정을 스스로 폭로했다.
김 씨는「신동아」 4월호와의 인터뷰에서 MBC 사장 선임의 첫 번째 기준이 “말 잘듣는 사람”이었으며, 김재철 씨가 MBC 사장으로 선임된 후 8일 단행한 지역사·자회사 임원 인사는 “큰 집”에 불려가 “쪼인트까고 매도 맞고 해서” 이뤄진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재철 씨의 역할이 MBC 내의 “좌파 청소부”였다며 첫 인사를 통해 “70∼80%는 좌파를 청소했다”고 주장했다. 김재철 씨가 사장으로 선임된 직후 그를 불러서 자신이 “대체적인 그림을 그려줬다”고 자랑인 양 말하기도 했다.
나아가 엄기영 사장의 사퇴에 대해 “어차피 내보내려 했는데 자기 발로 걸어나갔으니 120% 목표 달성” 운운하며 엄 사장을 강제 해임할 계획이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쪼인트”, “좌빨” 등등 온갖 품위 없는 표현이 등장하는 김우룡 씨의 인터뷰 내용을 다 언급할 필요는 없다. 한마디로 그의 발언은 △엄기영 사장은 처음부터 쫓아낼 계획이었고, △‘말 잘 듣는 사람’을 사장에 앉혔으며, △‘말 잘 듣는 사장’을 통해 MBC 내부의 못마땅한 사람들을 몰아냈는데 △이 과정에서 자신은 물론 정권 차원의 개입이 있었다는 얘기다.
김우룡 씨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발언의 내용은 ‘MBC장악 양심선언’이 되고 말았다. 특히 “큰 집” 운운한 대목은 사실상의 청와대가 MBC 장악에 직접 개입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폭탄발언이다.
 
복잡하게 얘기할 것이 없다.
김우룡 씨는 당장 방문진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나라.
방문진 이사장은 정권의 방송장악에 하수인 노릇을 하는 자리가 아니다. 게다가 김 씨는 자신이 MBC 장악에 앞장섰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자랑삼아 떠들고 있다. 이런 사람이 방문진 이사장 자리에 앉아있을 수는 없다.
김재철 씨도 깨끗하게 물러나라.
모든 것을 떠나 정권과 그 하수인으로부터 “말 잘 듣는 사람”, “좌파 청소부”, “쪼인트 까이고 매를 맞은 사장”이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자리에 연연할 것인가? 김우룡 씨가 말한 “큰 집”이 어디였으며, 정권과 김우룡 씨로부터 어떤 ‘지시’를 어떻게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고 물러나는 것이 그나마 자존심을 지키는 길이다.
 
이명박 정권에 강력히 촉구한다.
MBC 장악의 전모를 밝히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 그리고 방송에서 손을 떼라.
김우룡 씨의 발언으로 MBC 장악의 핵심 과정은 다 드러났다. 공영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이 정권 사람들의 추태는 국민들에게 분노를 넘어 모멸감을 느끼게 한다. 말 잘 듣는 사람을 공영방송 사장에 앉혀놓고 “쪼인트 까고 매를 때린” 정권이 독재정권과 다를 바가 무엇인가?
집권 직후부터 방송장악에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명박 정권의 행태는 국정운영에 대한 무능과 불안감을 보여줄 뿐이다. 이명박 정권이 ‘방송장악과 공권력 남용으로 지탱한 정권’으로 역사에 남고 싶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방송에서 손을 떼고 정상적인 국정운영을 해보라. 21세기에 다시 이런 정권을 맞았다는 사실이 너무 부끄럽다. <끝>

 
2010년 3월 18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