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9월 6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1.9.6)
등록 2013.09.25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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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6일 조중동 1면, 온통 “안철수는 반한나라” 부각
 
 
 
“안철수는 우리편 아냐” … 조중동, 보수세력에 메시지
 
 
 

■ 6일 조중동 1면, 온통 “안철수는 반한나라” 부각
<조선> 안 원장에 대한 ‘부정적 반응’ 강조하며 견제
<동아> “서울대 구성원들도 당혹”
 
최근 ‘서울시장 출마 검토’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6일 박원순 변호사와 단일화 협상을 거친 후 후보직을 양보했다.
그러나 안 원장은 ‘출마 검토’만으로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4-50%의 지지율을 얻으며 서울시장 선거 판도를 흔들어 놓았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보여주는 것’,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낸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특정 이념을 표방하지 않은 안 원장에 대한 지지가 ‘가치 지향 자체를 거부하는 경향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그동안 안 원장은 정치적 지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 ‘진보’, ‘보수’의 이분법을 부정하는 발언을 해왔다. 정치권에서도 여야 모두 안 원장 영입에 공을 들였기 때문에 그의 이념 성향은 한마디로 규정되지 않았다. 다만 서울시장 출마설이 돌면서 보수 진영의 대표적 인사인 윤여준 씨가 안 원장과의 각별한 관계를 스스로 부각함으로써 안 원장이 보수세력과 손잡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는 했다.
이처럼 안 원장의 정치적 색깔이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가 서울시장 출마를 검토하겠다고 나서자 정치권은 손익 계산을 따지고 나섰고, 언론들은 그의 정치적 행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추측을 쏟아냈다.
그런데 5일 안 원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생각할 때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것은 현재의 집권세력”, “현 집권세력이 한국사회에서 그 어떤 정치적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한다”는 등 ‘반한나라당’ 노선을 분명히 했다. 또 “역사의 흐름에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지 저를 희생할 각오와 준비가 돼 있다”면서 그 ‘희생’이 본인 출마가 될지 양보가 될지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안철수 효과’가 서울시장 선거에 미칠 파장을 조심스럽게 저울질하고 있던 조중동은 수구보수세력들을 향해 “안철수는 우리 쪽 인물이 아니었다”는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보냈다. 6일 조중동은 일제히 안 원장의 ‘반한나라당’ 발언을 1면에 부각했다.
 
 

<안철수 “한나라 응징”…박원순과 곧 단일화 회동>(조선, 1면)
<‘반 한나라’ 안철수>(중앙, 1면)
<안-박 손잡고 ‘反한나라’로>(동아, 1면)
<안철수-박원순 선거연대 모색>(한겨레, 1면)
<안철수․박원순, 다 나올까 한 명만 나올까>(경향, 1면)
 
이날 5개 신문 모두 1면 안 원장 관련 기사를 1면에 실었지만 제목에서부터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이 안 원장과 박 상임이사의 연대 가능성에 무게를 둔 제목을 뽑은 반면 조중동은 안 원장이 ‘반 한나라’를 선언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조중동의 이 같은 보도 태도는 보수적 또는 중도적인 성향의 유권자들마저 안 원장에 대한 지지가 높다는 사실에 놀라, ‘보수층 표 단속’을 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지난 원장 출마설이 불거진 후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의 지지층의 상당수가 안 원장에게 투표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온바 있다.
조중동은 다른 기사에서도 안 원장에 대한 보수 진영의 비판 목소리를 부각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3면에 실린 모든 기사 제목이 안 원장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安 “한나라는 역사 거슬러”…李 “간이 배 밖에 나와”>(조선, 3면)
<한나라당의 반격 “본인이 영웅인 줄로 착각”>(조선, 3면)
<이회창 “正常心으로 돌아가 나라 위해서 하는 일 해줬으면”>(조선, 3면)
 
조선일보 3면 <安 “한나라는 역사 거슬러”…李 “간이 배 밖에 나와”>는 안 원장이 “자신의 정치적 입장이 ‘반한나라당’ 임을 명확히 했다”면서 “안 원장은 기존 여야 정당을 비판하며 무소속을 표방했지만 결국 무게중심은 ‘반한나라’ 쪽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 조선일보 3면 기사
 

<한나라당의 반격 “본인이 영웅인 줄로 착각”>에서는 “본인이 영웅인 줄로 착각하고 있다”, “오만함의 극치”라고 맹비난하는 한나라당의 목소리를 그대로 실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이 안 원장의 사생활 등을 ‘혹독히 검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회창 “正常心으로 돌아가 나라 위해서 하는 일 해줬으면”>에서도 안 원장이 정상심을 잃은 거 같다며 “이름이 났다고 해서 정치권으로 들어오고 하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되겠냐”, “(안 원장) 본인도 간이 배 밖으로 나오고 있다”고 비판하는 이회창 전 대표의 발언을 실었다.
 
 
<이회창 “안철수, 간이 배 밖으로 나오고 있다”>(중앙, 8면)
<“안철수, 간이 배 밖으로”>(동아, 4면)
 
이회창 전 대표의 이런 ‘막말성 비난’에 대해서는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도 제목으로 부각하고 나섰다.
뿐만 아니라 동아일보는 4면 <서울대 “부임 석 달만에 떠나나” 당혹>이라는 기사를 통해 서울대 측에서 안 원장의 출마소식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융합과학이라는 새 학문 분야를 이끌어가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해 안 교수를 삼고초려 끝에 스카우트”했는데 “출마 검토 소식을 들은 학내 구성원의 실망이 크다”는 서울대 교무처장의 인터뷰를 덧붙였다.
 
한편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안 원장이 알려진 바와 달리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는 것처럼 다루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1면 <팔면봉>에서 안 원장의 한나라당 비판 발언을 언급하며 “기성 정치인 뺨치는 의대 출신 IT 전문가의 정치 일성”이라고 비꼬았다.
동아일보는 칼럼 [횡설수설]에서 안 원장이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멘토’라고 해놓고, 나중에 “제 멘토는 300명 정도라고 했다”면서 이를 “반한나라당 선언을 위한 ‘팽’이거나 일시적 전략적 거리두기일 수도 있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도 “세계사에 남은 뛰어난 책사들은 우선 대사를 성공시켰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묘한 여운을 남겼다.
안 원장이 윤여준 씨를 비롯한 한나라당 쪽과 정치적으로 함께 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 데 대해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면서도 여전히 윤여준 씨가 보수진영의 ‘책사’ 역할을 해주기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으로 읽힌다. <끝>
 

2011년 9월 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