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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째주 민언련이 선정한 ‘방송 3사 뉴스 주간 추천보도·유감보도’(2009.4.2)
등록 2013.09.2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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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셋째 주 민언련이 선정한 ‘주간 추천보도’ 

KBS <수사의지 있나>(3/18) <문건언급 4명 고소><“문건 더 있다”><‘사본’나몰라라><문건 알고도 왜?>(3/19)
MBC <유력일간지 대표 포함><눈치보기 수사>(3/19)


 
KBS·MBC, ‘장자연 리스트’ 둘러싼 의혹 적극 보도
 
 
  지난 3월 7일 신인여배우 장자연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우울증’에 의한 자살로 잠정 결론을 지었으나, 장씨가 죽음과 관련된 ‘문건’을 남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궁금증과 의혹이 증폭되어 왔다. 이런 가운데 KBS는 3월 13일 장씨가 남긴 ‘문건’을 입수해 전격 공개했다. 문건에는 장씨가 ‘술접대와 성상납 등을 강요받고 협박과 욕설, 구타를 당했다’는 등 연예계의 치부가 기록되어 있었다. 더욱이 ‘술접대 및 성상납’을 받은 사람들이 사회 유력인사들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장씨 유족들은 3월 19일 문건 내용과 관련해 일간지 대표를 포함한 4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시민사회는 ‘술접대와 성상납’이라는 연예계 병폐가 재발하지 않도록 경찰의 철저하고 투명한 수사를 촉구했다. 하지만, 경찰 수사는 지지부진했고, 경찰이 ‘유력인사’들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KBS와 MBC가 3월 18일과 19일 경찰의 소극적인 수사태도를 비판하고, 장씨 유족들이 문건 내용과 관련해 ‘유력 일간지 대표’를 포함한 4명을 고소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KBS 18일 <수사 의지 있나?>(곽희섭 기자)는 경찰이 일본에 체류 중인 장 씨의 기획사 대표 김 모씨 소재조차 파악하지 못하다가 뒤늦게 인터폴 수사를 요청했다고 경찰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KBS가 ‘성상납’과 관련해 실명이 거론된 문건을 제출했는데도 경찰이 ‘이름이 지워진 채로 문서를 전달받았다’, ‘문건에 거론된 리스트는 없다’며 말을 바꾸고 있다며 “장자연씨 문건에서 거론된 연예계 비리를 파헤치는 본격적인 수사는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19일 <문건 언급 4명 고소>(김기흥 기자)는 유족들이 경찰에 고발한 4명의 인사 중 ‘신문사 유력 인사’가 포함되어 있다고 전했다.
  <“문건 더 있다”>(송명훈 기자)에서는 KBS가 보도한 문건 외에 사람들의 이름이 나열된 ‘리스트’가 따로 존재한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어 <‘사본’ 나몰라라>(임주영 기자)에서는 장씨가 ‘추가사본의 존재 및 외부유출여부’로 “극단적 선택을 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추가사본 존재여부는 핵심적인 문제인데도 경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건 알고도 왜?>(이정민 기자)에서는 문건에 언급된 ‘유력인사’가 소속된 신문사가 문건 내용을 알고도 보도하지 않았을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는 “문건 이름을 지운 사람과 해당 신문사 간에 어떤 조율이 시도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신문사가 문건의 존재와 내용을 KBS 보도이전에 미리 알고 있었을 거란 의혹도 제기된다”고 전했다. 이어 관련한 증언을 전하고 “사실일 경우 자기 회사 유력인사에 대한 내용을 알고도 보도를 덮은 셈”이라고 꼬집었다.
  또 이 신문사의 한 기자가 “장 씨 소속사 전 대표인 김모 씨와 전 매니저 유장호 씨 양측 모두가 자신이 소속된 신문사에 모든 자료를 넘겼다”는 메모를 장씨 유족의 차에 남겼다고 보도했다.
 
 
  MBC 19일 <유력 일간지 대표 포함>(이호찬 기자)은 장씨 유족이 고소한 사람 중에 ‘유력 일간지 대표’가 포함되어 있다고 전했다.
  <눈치보기 수사>(이용주 기자)는 경찰이 문건에 나온 사람들의 명단 확보 여부를 두고 여러 차례 말을 바꾸고, 유족들의 고소에 대해서도 ‘사실 확인이 먼저’라며 몸을 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2002년 여배우 성상납 의혹 사건을 언급하며 “언론계 등 고위급 인사들이 등장하자, 사건을 축소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경찰에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3월 셋째 주 민언련이 선정한 ‘주간 유감보도’

- 방송3사 WBC ‘집중호우식 보도(3/18,3/22)



방송3사, WBC ‘올인보도’ 하면서 주요 의제 외면
 
 
  방송3사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보도에 ‘올인’ 행태를 보이며 다른 주요 의제들을 외면했다.
  방송3사는 한국과 일본이 4강 진출을 놓고 맞붙은 18일 경기를 각각 12~19건 쏟아냈다.
나아가 22일 한국팀이 베네수엘라와 치른 준결승 관련 소식도 각각 12~19건을 보도했다. 메이저리거가 포진한 베네수엘라를 이기고 한국 대표팀이 결승에 올랐다는 것은 보도할만한 뉴스다. 그러나 WBC 관련 소식만 50% 이상 보도한 것은 ‘도’를 넘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보도 내용은 주로 경기내용, 전술, 선수와 감독의 활약상, 응원열기 등이었는데, 22일 보도에서는 한국팀과 베네수엘라팀의 연봉을 비교하거나(KBS<연봉 40배 눌렀다>, MBC<고액연봉 ‘혼쭐’>, SBS<‘메이저군단’의 수모>), 선수 가족들의 집을 찾아가기도 했다(KBS<장하다! 우리 아들>, SBS<윤석민 최고!>).
  반면, 이 시기 방송사들이 꼭 보도해야 할 주요 사회 현안들은 홀대받았다.
  일례로 방송3사는 18일 ‘국방부의 헌법소원 법무관 파면 소식’을 단신으로 보도하는데 그쳤다. 국방부가 ‘불온서적 지정’에 대해 헌법소원을 낸 군 법무관 2명을 파면한 것은 시대착오적일 뿐 아니라 그 자체가 또 한 번의 ‘기본권 침해’라는 비판이 거셌다.
  그러나 방송3사는 국방부의 법무관 파면 결정을 비판하기는커녕 군 당국의 결정 내용을 중심으로 단신 처리했다. 징계를 당한 당사자들의 목소리조차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22일에도 방송3사는 경찰이 YTN 노조 위원장 등 기자4명을 긴급 체포한 사실을 단순 보도했다. 현직 언론인을 형식적인 명분조차 갖추지 않고 체포, 구금한 데 대해 ‘독재정권 시절로 되돌아갔다’, ‘노골적인 언론탄압’이라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또 경찰이 노 위원장 등을 긴급 체포해 23일 시작되는 YTN노조의 파업을 무력화 시키고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탄압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방송3사는 이런 문제점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국방부의 ‘헌법소원 법무관 파면’과 YTN 기자 체포는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권과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중대 사건이었다. 이명박 정부 아래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일들이 잇따르는 가운데 지상파 방송사들이 스포츠 보도에 ‘올인’하면서 이런 중요 의제를 외면한 것은 ‘직무유기’다.

 
<끝>
 
2009년 4월 2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