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0월 30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8.10.31)
등록 2013.09.24 15:29
조회 371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 보도의 공정성 후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이른바 ‘땡전뉴스’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지난 9월 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들이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수구보수신문들의 의제설정에 끌려 다니지 않고 우리 사회 민주적 성숙을 위한 의제설정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등을 집중 모니터 할 예정입니다.

 

10월 30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MBC·SBS, ‘수도권·전경련 시각’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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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BC·SBS, 수도권 규제완화 ‘긍정적 전망’에 초점

 

30일 정부는 제8차 경쟁력강화위원회를 열어 ‘국토이용의 효율화 방안’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 3월부터 수도권 내에 공장 신·증축을 쉽게 할 수 있게 되는 등 수도권 규제가 완화된다. 그러나 수도권 규제 완화는 수도권 과밀화와 지역경제 공동화 현상을 가속화 하는 등 국가 균형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30일 방송3사는 각각 2건씩의 관련 보도를 했는데, 첫 번째 보도에서는 정부 발표를 다루고 두 번째 보도에서는 정부 발표에 대한 반응과 평가를 전했다. MBC와 SBS는 수도권 규제로 공장증설을 못했던 삼성테크윈 사례를 들어 정부정책에 힘을 실었다. 또 SBS는 두 번째 보도의 제목을 <투자 4조원 증가>라고 달아 <지방강력 반발>(MBC), <“지역경제타격” 반발>(KBS) 보다 적극적으로 ‘수도권’과 ‘기업(전경련)’의 시각을 반영했다.

MBC는 <수도권 공장 허용>(김수정 기자)에서 “연구에 필요한 설비를 늘리기 위해 공장을 새로 지어야 하는데 수도권 규제에 묶여 몇 년째 낡은 건물을 그대로 쓰고 있다”며 삼성테크윈 사례부터 언급했다. 이어 “인근의 또 다른 대기업 계열사도 600억 원을 들여 공장을 늘리려고 했지만 역시 규제 때문에 실패”했다며 “내년 3월부터는 수도권 산업단지 안에서 이런 기업들의 공장 증축은 물론이고 신축과 이전이 자유로워진다”고 정부 방침의 필요성을 전했다.
또 “정부가 이렇게 규제를 대폭 풀기로 한 것은 기업의 투자를 늘려 경기를 살리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하고, “여기에 규제를 이유로 외국으로 공장을 옮기려는 기업들을 붙잡아 두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전경련은 이번 수도권 규제 완화로 4조2천억 원의 신규 투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고 수도권 규제 완화에 따른 기대 효과를 전했다.
이어 <지방 강력 반발>(서주석 기자)은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한 지자체 반응을 ‘찬반양론’으로 다뤘다. 보도는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방침에 대해 지역 균형 발전의 근간을 흔드는 결정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지방발전을 위한 구체적 방안이 마련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사실상 지방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고 비수도권 지역의 반발의견을 전했다. 이어 “반면, 경기도와 인천광역시 등 수도권 자치단체들은 정부의 이번 결정은 당연한 결정으로 이제야 투자 유치의 걸림돌이 제거됐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SBS도 <수도권 공장 신설 허용>(김태훈 기자)에서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가 확정한 ‘국토 이용 효율화 방안’의 요점은 수도권 규제를 완화해 투자를 늘린다는 것”이라며 “수도권 산업단지 안에서는 규모와 업종에 상관없이 대기업에도 공장의 신설·증설·이전이 허용”했다고 정부 방침을 단순 전달했다.
<투자 4조원 증가>(남정민 기자)는 수도권 규제로 공장증설을 못했던 삼성테크윈 사례를 들고, “전경련이 119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3개 사는 수도권 투자 계획을 갖고 있고, 규제완화가 시작되면 4조 4천억 원의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부 정책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한 비판 의견으로 “수도권 규제완화는 첨단산업의 수도권 집중 등 부작용도 예상”된다며 시민단체의 비판 인터뷰를 싣기도 했으나,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해 경기도 등 수도권 지자체는 환영하고 나선 반면, 충청남도와 대전 등은 지방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 시행과정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찬반양론을 뭉뚱그려 보도하는데 머물렀다.

KBS는 <공장신축 허용>(박은주 기자)에서 “정부가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거쳐 확정한 ‘국토이용의 효율화 방안’은 사실상 ‘수도권 규제완화’가 핵심”이라며 “공장의 신·증축을 막아온 규제의 빗장을 최대한 풀겠다는 것”이라고 정부 결정내용을 전했다.
이어 “재계는 경제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며 “전경련은 하이닉스가 완화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당초 예상한 20조원대보다 적은 4조원대의 신규투자효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지역경제타격” 반발>(이인수 기자)은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발표에 비수도권 지역은 지역경제가 뿌리 채 흔들리게 됐다며 반발”, “시도지사 등으로 구성된 지역발전협의체는 이번 조치가 지역경제를 고사시킬 우려가 높다며 취소를 촉구”했다고 지방의 반발을 전했다. 이어 “규제 완화로 수도권에 첨단산업만 집적화돼 낙후된 비수도권은 악순환이 고착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라며 “실제로 비수도권 지역은 3년 후인 2011년까지 성장률이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지고 8만 6천여 개의 일자리와 생산액 88조와 부가가치 36조 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구체적인 근거를 덧붙여 MBC, SBS와 다소 차이를 보였다.

2. 방송3사, ‘교과부 역사교과서 수정권고안’ 비판적 분석 없어

 

30일 교육과학기술부가 기어이 ‘뉴라이트’ 단체가 제기한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6종, 253개 항목의 수정요구안 중 55건을 받아들여 수정권고안을 발표했다. 교과부의 수정 권고는 특정 정치세력의 이념을 교과서에 관철시키기 위해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교과서 ‘검인정 체제’까지 흔들었다는 비판이 거세다.
그러나 방송3사는 교과부의 역사 교과서 수정권고안 발표와 이에 대한 반발을 전달하는 데 머물렀다. 교과부의 수정 권고 내용이 얼마나 타당한 것인지 분석하거나, 특정 정치세력의 요구에 따른 기형적인 교과서 수정권고가 어떤 부작용을 낳을지 등에 대한 심층적인 보도를 찾을 수 없었다. 다만 KBS가 교과부의 권고안이 “일부 표현을 고치는 수준”이라며 “좌편향 논란이 무색해졌다”고 지적했고, SBS가 보도 말미에 ‘교과부가 법절차 외에 교과서를 수정하는 안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언급하는 정도였다.

KBS는 <55건 수정 권고>(유광석 기자)에서 “근현대사 교과서 내용 중 정부기관과 민간단체가 수정을 요구한 항목은 253건, 이가운데 교육과학기술부가 55건에 대해 수정권고안을 냈다”, “보수단체 요구 96건에 대해서는 집필진 재량에 맡기기로 했다”며 정부의 수정권고 사실을 전했다. 이어 “권고안 대부분은 일부 표현을 고치는 수준에 그쳐 당초 요란했던 좌편향 논란이 무색해졌다”며 “기술적으로 필자들과 상의해서 충분히 고칠 수 있는 내용들을 과장해서 도리어 학교나 우리 사회 전체에 혼란을 일으켰다고 생각한다”는 전국역사교사모임 윤종배 회장 인터뷰를 실었다.

MBC는 <“55곳 고쳐라”>(금기종 기자)에서 “교육과학기술부는 근현대사 교과서 6종류 가운데 금성출판사 38곳, 법문사와 천재교육 각 4곳 등 4개 교과서 55곳의 수정안을 제시”했다며 교과부의 수정안을 소개했다. 이어 “5개 근현대사 교과서의 대표 저자 5명 등 역사학 교수 9명은 ‘근현대사 필자협의회’를 구성해 공동대응 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했으며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얼마든지 그 정도의 서술은 용인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는 것들이지 역사교육에 치명적인 어떤 잘못이 있다거나 그렇게 판단이 되지는 않는다”는 주진오 상명대 교수 인터뷰를 싣고 “다만, 이들 저자들은 정부의 요구와는 별도로 교과서 내용을 검토해 오류는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SBS는 <“55곳 고쳐라”>(우상욱 기자)에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에서 문제가 된 부분은 모두 253개 항목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집필자들이 스스로 수정안을 내놓은 102건과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 96건을 제외한 55건에 대해 수정권고안을 내놨다”며 교과부 수정안을 전했다. 이어 “교과서 수정 작업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교과서의 저자들에게 요구한다는 것 그 자체는 대단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주진오 상명대 교수 인터뷰를 실었다. 보도 말미에 “교과부가 법에 정한 절차 외의 방법으로 교과서를 고치는 안좋은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기 어려워 보인다”고 언급했다. <끝>



2008년 10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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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