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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제주에서 열렸던 한미FTA 4차협상이 끝났다. 이번 협상은 미국의 강경한 태도로 큰 진전이 없었고, 미국의 의도와 전략이 여러 분야에서 드러났다.
4차협상 기간 동안 방송보도는 한미 양측의 입장을 무비판적으로 전달하거나 협상내용을 중계하는데 그쳤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신문들은 미국측 요구에 대한 최소한의 분석도 내놓지 않고 협상 전망이 밝다고 전하는가 하면 안보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미FTA 체결로 한미동맹을 강화해야한다는 엉뚱한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KBS의 몇몇 프로그램을 제외한 방송 3사의 나머지 시사프로그램들은 FTA 4차협상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협상과정에서 드러난 미국측의 의도나 전략 등 FTA 협상의 문제점과 전망 등을 알 수 있는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이번 한미FTA 4차협상과 관련해 도움이 될 만한 시사프로그램은 모두 KBS 프로그램이었다. <생방송 시사투나잇>(이하 시사투나잇)은 'FTA협상 4차…첫날 협상 파행'(10.23), '제약업계도 FTA 반대, 속사정은?'(10.24) 2건과 영상편집물 1건을 방영했고, <미디어포커스>는 '미디어속으로-FTA 방송분야 쟁점은'(10.28)을 내보냈다.
또 이 '얼굴 없는 공포, 광우병-미국 쇠고기 보고서'(10.29)를 협상이 마무리된 시점에 방영했다.
<시사투나잇>은 24일 '제약업계도 FTA 반대, 속사정은?'(10.24)을 통해 한국제약협회의 한미FTA 반대 기자회견과 그 이유를 분석해 방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그동안 FTA에 찬성했던 한국제약협회가 입장을 바꾼 것이 정부가 선별등재방식을 미국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미국측의 특허권 연장 요구를 받아들였다는 제약업계의 주장을 보여주며, 이들이 선별등재방식과 특허권 연장을 모두 반대한다고 전했다.
<시사투나잇>은 "특허권연장을 반대하며 선별등재방식까지 넣어 반대해 약값하락을 막아보겠다"는 제약업계의 이기적인 태도라는 목소리를 전하고, "특허권 연장은 저지하고, 선별등재방식은 빨리 시행해야만 국민건강권을 지켜낼 수 있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을 다뤘다.
그러나 그 외의 <시사투나잇> FTA 관련 방영분은 협상이 난항이라거나 반FTA 시위를 전하는데 그쳤다. 'FTA협상 4차...첫날협상 파행'(10.23)은 첫날 협상을 전하며 농산물, 섬유, 상품 등 한미간 의견차가 크다며 양측의 입장을 소개했다. 또 대기량 세제 문제, 개성공단 등도 강경해 협상의 난항이라고 보여줬고, 해상시위, 집회, 대치상황 등 반FTA 시위의 활동을 소개했다.
24일 <시사투나잇>은 '제주, 격렬했던 FTA 반대시위'(10.24)라는 제목의 영상편집물을 통해 시위가 격렬해져 부상자 속출했다며 시위대와 경찰의 대치과정과, 경찰의 추격전, 유혈사태 등의 영상을 내보냈다.
28일 방영된 <미디어포커스> '미디어속으로-FTA 방송분야 쟁점은'은 한미FTA 협상과정에서 드러난 방송 분야의 협상내용을 정리·분석하고, 한국 정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프로그램은 "한미 FTA 방송 분야 쟁점은 지상파, 케이블 등을 포함한 방송과 IPTV, VOD 등을 포함하는 이른바 방송통신융합서비스로 나뉜다"며 미국은 방송영역을 통신영역으로 분류해 개방압력을 넣고 있다고 보도했다. 덧붙여 방송이 개방될 경우의 벌어질 문제들을 지적하며 여러 가지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또 "한국측은 방송통신융합서비스를 포함한 방송영역에 대해 '미래유보'안을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측은 '현재유보'로 요구하고 있다"는 미국의 전략을 전하고, 특히 미국의 관심분야는 '융합서비스' 부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이 한국의 방송통신융합서비스 시장을 노리는 이유가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망과 인터넷 사용도 등을 꼽으며, "온라인콘텐츠를 개방할 경우 방송시장이 잠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덧붙여 OECD 국가들도 미국과 멕시코를 제외한 28개국이 융합서비스를 방송분야로 넣고 있다고 보여줘 미국의 무리한 요구를 지적했다.
<미디어포커스>는 "융합서비스 분야를 방송위원회는 방송분야로 정보통신부는 융합서비스통신부로 규정해 우리정부는 단일안도 갖지 못하고 협상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의 협상전략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얼굴 없는 공포, 광우병-미국 쇠고기 보고서'(10.29)는 미국 공장형축산농가의 사육실태와 광우병 발생의 위험성, 한국정부의 굴욕적 대응 등을 심층 분석해 쇠고기 수입 재개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 프로그램은 한미FTA 협상의 선결조건 중 하나인 '쇠고기 수입재개'를 다룸으로써 FTA협상이 국민의 건강과도 직결된 문제임을 설득력있게 보여주었다.
은 미국의 네브래스카주 '아담스 농장'(공장형축산농가)을 직접 취재해 분뇨와 오물더미가 가득한 좁은 우리 안에서 85,000마리가 사육되는 현장을 보여줬다. 또 공장형축산농가가 소들의 운동량을 줄이고 사료만 먹여 살을 찌우는 식으로 사육을 하고 있고, 항생제와 성장호르몬도 다량 주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취재팀은 공장형축산반대 시민단체들의 목소리를 통해 이런 공장형축산농가가 미국의 90%이고 대기업들이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은 미국의 렌더링 공장(소와 다른 가축의 부산물을 원료로 사용하여 가축용 사료를 만드는 공장)의 실태를 직접 취재했는데, "대농장 목축업자들이 (동물성)사료를 애용하고 있고 이는 열량이 높고 가격이 낮기 때문이라"는 직원의 인터뷰를 통해 광우병의 원인이 되는 공장형축산농가의 동물성사료 사용 실태를 고발했다. 취재팀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동물성 사료로 인해 광우병이 발생한다는 점, 이 사료는 닭, 소, 돼지 간 광우병 교차오염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밝혔다.
나아가 "10만마리의 소가 도축되고 그중 0.1%인 100마리만 광우병 검사를 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현 미국 농무부검사관 게리달 씨의 인터뷰를 통해 전했고, 기계톱을 사용한 도축은 뼛조각이 살코기에 들어갈 수 있다고 지적해 뼈없는 고기만 수입한다는 한국 정부의 주장이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다.
은 미국이 쇠고기 개방 압력을 넣은 구조적인 원인도 다뤘다. 미국이 광우병으로 미국내 쇠고기 수요가 1/4 정도 줄자, 남는 쇠고기를 처리하기 위해 일본이나 한국에 개방압력을 넣는다는 것. 취재팀은 미농무부 고위급 간부의 대다수가 쇠고기업계 인사라는 점과 축산도시의 부시에 대한 높은 지지율, 선거자금 지원 등을 근거로 제시하며 쇠고기 개방압력의 실질적인 배후는 거대 축산자본과 이들이 지지하는 부시라고 지적했다.
한미FTA 6월 4일, 은 FTA협상의 허와 실을 다루며 FTA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켜 좋은 평가를 받았고, 이번에 '광우병-미국 쇠고기보고서'를 통해서 FTA협상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른 시사프로그램들도 도움이 될 만한 정보들과 객관적이고 심층적인 분석들로 한미FTA 협상을 다뤄주길 촉구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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