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경찰의 울산 건설플랜트 노조원 700여명 강제연행 관련 신문방송 보도」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5.5.25)
등록 2013.08.1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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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플랜트파업'의 진실을 알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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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23일 단체협상을 요구하며 대학로에서 3보1배 행진을 하려던 울산건설플랜트 노동자 700여명을 강제 연행했다. 경찰은 이들의 집회를 '불법'이라고 규정했으나, 이날 집회는 같은 건설연맹에 속한 덤프연맹이 집회신고를 했고 플랜트 노조가 함께 연대해 집회를 진행한 것으로 불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에 전국민중연대 소속 시민사회단체와 민주노총 등은 경찰의 강제연행을 규탄하며 경찰청 앞에서 밤샘농성을 진행했다.


그러나 수백명의 노동자가 경찰에 끌려가는 사태가 빚어졌음에도 대부분의 언론은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특히 "누구 아들한테 쇠파이프 휘두르나" 운운하며 건설플랜트 노동자들의 '폭력성', '과격성'을 부각하는데 앞장섰던 조선일보는 노동자들의 대량 연행을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 동아일보가 A10면에 관련 사진을 실은 것을 제외하면 다른 주요 신문들도 노동자들의 강제연행을 보도하지 않았다. 동아일보는 이 사진에 '삼보일배 시위 노동자들이 강제 해산됐다'고만 설명, 노동자들이 강제 연행된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한겨레신문 정도가 24일자 11면에 <건설플랜트 삼보일배 모두 연행>이라는 2단기사로 이 사실을 보도했다. 한겨레신문은 건설플랜트 노조의 주장을 빌어 그 동안에도 경찰의 무분별한 강경진압이 계속되어 왔음을 지적했다.


방송은 KBS와 MBC가 저녁종합뉴스에서 이번 사태를 앵커단신으로 보도했다. KBS와 MBC는 각각 <5백명 전원연행>(24초), <3보1배 연행>(23초)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KBS와 MBC가 단신으로라도 이번 사태를 보도한 것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하지만 '과격시위'가 벌어졌던 지난 17일자 보도에 비하면 그 비중이 적었다. 당시 KBS는 <또 충돌…수십명 부상>(17일,1분27초), MBC는 <격렬시위>(17일,1분20초)와 <"가담자 사법처리">(18일,1분46초)에서 격렬한 시위현장을 보도하며 건설플랜트 노조의 과격성을 부각한 바 있다. 다만, 방송3사는 SBS<장기파업 왜?>(18일), MBC<교섭평행선>(19일), KBS<"단체교섭""개별교섭">(23일)에서 건설플랜트 노동자들의 파업이 장기화되는 이유와 이번 사태의 쟁점을 보도해 신문보도와는 차이를 보였다.


경찰이 연이은 강경진압에 이어 3보1배에 나선 노동자 수백명을 전원 연행하는 '무리수'를 둔 것은 건설플랜트 노조 파업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방해할 뿐이다.
따라서 언론은 노동자들의 교섭요구에 응하지 않는 사업주들과 사태해결에 소극적인 울산시청, 노동부 등이 사태해결에 나서도록 촉구하고, 경찰의 강경진압이야말로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지적했어야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 특히 주요 신문들은 노동자들 수백명이 강제연행되는 사태에 침묵했다.
언론들이 정녕 건설플랜트노조 파업의 해결을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파업을 초래한 열악한 노동조건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를 차분하게, 제대로 보도하라. '폭력사태가 벌어져야 카메라가 몰려온다'는 노동자들의 비판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끝>


 

2005년 5월 25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