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SBS 8시뉴스 세계 여성의 날 관련 보도’에 대한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논평(2005.3.11)
등록 2013.08.1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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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보도의 '변화'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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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8일 SBS 8시뉴스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 절반의 외침 아직은…"이라는 기획을 보도했다.
SBS는 이날 관련 보도에서 한국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와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실태, 프랑스의 가정폭력 예방 홍보방송 등을 소재로 다뤘다.
첫 번째로 다뤄진 <아직 멀었다>에서는 여성들의 지위가 많이 향상되고는 있으나 우리나라 여성의 지위가 전반적으로 '세계 평균에도 한참 미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SBS 보도에 따르면 "가부장적인 문화 속에서 매맞는 아내가 전체의 12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으며,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여성은 전체 여성의 50퍼센트를 겨우 넘어 최하위권"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SBS는 여성들의 경제활동에 장애가 되는 출산과 육아문제의 대책으로 정부가 예산을 50%나 늘렸으나 "아직 효과가 피부에 닿기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17대 여성의원의 비율도 13%로 이전 국회에 비해서는 획기적으로 늘었으나 전세계 평균인 15%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하며 SBS는 "여성의 지위 향상이 기본권 확보 차원을 넘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요소라는 의식의 전환과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70%가 비정규직>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해고와 임금 등에서 차별받고 있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실태를 보도했다. SBS는 최저임금을 겨우 넘는 여성 용역 노동자, 해고된 여성 경찰 고용직 노동자들의 실태를 보여주며, 여성노동자들의 69.2%가 비정규직이며 임금수준은 남성 정규직의 42.6%이고, 비정규직 노동자와 비교해도 65.6%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또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은 노동법의 보호도 받지 못한다. SBS는 "전체 여성노동자의 70퍼센트가 비정규직이라는 현실부터 바꾸지 못하면 양성 평등은 먼 나라 얘기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국가가 나선다>에서는 가정폭력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해외 사례를 통해 지적했다. 보도는 가정폭력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홍보영상을 소개하며 "정부가 가정 폭력을 숨기지 말고 늦기 전에 신고하라면서 공론화하고 나선 것"이라고 평가하고 "프랑스에서 가정폭력은 집안 일이 아니라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중요한 사회문제로 여겨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SBS는 그동안 '여성문제'로 제기되어왔던 사안들을 비교적 다각적으로 보도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같은 날 KBS와 MBC가 각각 <'여성시대' 그 리더십을 말한다>와 <양성평등 아직은…>에서 여성문제를 한 꼭지씩 보도한 것과도 비교할 만했다. 아울러 그동안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던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실태에 주목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 했다. 다만 보도 내에서 문제로 제기된 '육아문제'나 '가정폭력' 등에 있어 제도적 보완책과 여성계 등에서 제시하는 대안까지 함께 보도되었다면 내용이 보다 풍부했을 것이다.
'세계 여성의 날' 관련 보도 외에도 최근 SBS 보도가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8일에도 검찰이 노조설립 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를 당한 삼성전자 관련 수사에 있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비판했으며, 노무현 대통령의 '주한미군의 광역기동군화' 발언에 대해서도 그 의미와 앞으로의 과제 등을 비교적 상세하게 보도했다는 평가다. 3일 '행정도시특별법'의 국회 통과와 관련한 보도의 경우에도 법안심의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다른 상임위의 옥상옥 노릇을 하는 법사위 운영 문제, 당론을 토대로 여야가 합의한 합의안마저 뒤엎은 일부 의원들의 행태 등을 분명하게 지적했다.
그동안 SBS 보도는 깊이있는 분석이 부족하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기계적 중립에 머물러 있다는 등의 비판을 계속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몇몇 보도에서 SBS의 이 같은 보도태도에 변화가 엿보이고 있다.
우리는 이 같은 변화가 SBS 보도 전반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끝>

 


2005년 3월 11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