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부산일보의 '부산시장 보궐선거 관련 여론조사 왜곡보도'에 대한 민언련·부산민언련 공동 논평(2004.5.23)
등록 2013.08.0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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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에 '올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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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가 지난 21일자에 보도한 여론조사결과 부산시민들은 열린우리당 오거돈 후보(39.5%)를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34.3%)보다 더 많이 지지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당지지도를 보면 '한나라-38.7%, 열린우리 33.8%'의 지지도를 보여 한나라당이 앞서고 있으나 지난 총선당시 지지도(한나라당49.4%, 열린우리당 33.7%)에 비해 양당간 지지율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부산일보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과의 지지율격차가 현격히 줄어든 점이라든지, 열린우리당 오거돈 후보가 허남식 후보를 앞서고 있는 여론조사상 '유의미한 결과'에 주목하기 보다는 '당선가능성'을 부각하거나 허남식 후보의 '비리행위'를 물타기하는 방향으로 여론조사결과를 보도해 총선당시의 '한나라당 올인보도'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부산일보는 지역주의 약화를 싫어해?


부산일보가 21일자 보도한 부산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띠는 것은 지지도이다. 지지도를 보면 열린우리당 오거돈 후보 39.5%,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 34.3%로 열린우리당 후보가 앞서고 있다. 무응답자는 26.2%이다.
다음으로 주목할 점은 정당지지도 변화이다. 정당지지도를 보면 한나라당 38.7% 열린우리당 33.8% 민주노동당 14.2% 로 한나라당은 지난 총선지지율에 비해 10%가까이 지지율이 줄어들었고 열린우리당은 5%이상 증가했다. 이는 지역주의적 투표행태 변화가능성을 예고해준 것으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그러나 부산일보는 관련기사 제목을 <소속 정당 보고 찍겠다 55%>기사 아래에 <한나라38.7%, 열린우리 33.8%>를 실어 지지율변화보다는 '소속정당보고 찍겠다'는 점을 강조해 한나라당 지지를 유도하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
또 <소속 정당 보고 찍겠다 55%> 기사에서는 "지지도에서는 열린우리당 오거돈 후보가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나 당선예상 질문에서 오후보가 오차범위를 벗어나 뒤진 것은 부산 민심의 함수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부산 유권자들의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지세가 반영됐기 때문이란 해석"이라고 보도해 속내를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부산일보의 분석은 '당선가능성'에 자의적으로 과다하게 의미를 부여했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부산일보가 "부산유권자들의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지세" 운운하며 지역주의적 투표행태를 기정사실화하고 나섰다는 점으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당선가능성 부각, 변화 '민의 '왜곡


부산일보는 여론조사결과를 보도하면서 1면 머리기사 제목을 "오거돈 39.5 허남식 34.3%지지/당선가능성은 허33.3% 오 19.1%> 나타나"로 달아 '당선가능성'을 부각했다. 또 3면의 분석기사에서 큰 제목을 <"소속정당 보고 찍겠다" 55%>로 달았다. <'인물'최우선 고려사항 29%만 꼽아/ 젊은 층-오거돈 장년층-허남식 강세/ "현 지지후보 바꿀 수 있다" 29%달해>를 부제로 꼽았으나 "인물 최우선 고려사항 29%만 꼽아"식의 표현으로 "오거돈후보가 '인물'면에서 앞서고 있다"는 사실을 희석시키려 한 의혹이 짙다.


기사 본문에서도 부산일보는 "오는 6월 5일 실시되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열린우리당 오거돈 후보(39.5%)가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34.3%)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당선 가능성에서는 허 후보가 33.3%로 오 후보(19.1%)를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된다"고 언급해 불확실하고 모호한 '당선가능성'을 더 부각시키고 있다.
'당선가능성' 조사항목은 지난 2002년 대선당시 여론조사결과 이회창 후보가 노무현 후보에게 지지율에서 뒤지자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언론이 부각시킨 항목으로 '이회창대세론'을 기정사실화하기 위한 '트릭'이었다는 비난을 받았다. 대선결과 지지율에서 앞선 노무현후보가 당선가능성에서 앞선 이회창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것은 '당선가능성' 항목의 '무의미함'을 확인시켜준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럼에도 부산일보가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당선가능성'을 부각시키는 의도는 무엇인가. 게다가 이번 부산일보 여론조사에서 당선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한 무응답률은 47.6%나 되었다. 응답자의 과반수가까이가 답변하지 않은 항목을 부각하는 저의는 너무나 분명해 보인다.
뿐만 아니라 부산일보는 3면에서 그래픽까지 동원해 당선예상후보를 부각해 '허후보 우세'를 기정사실화 하고 나섰다. 물론 이 그래픽에서 무응답 비율 47.6%는 명시되지 않았다.


허남식 후보 '동성게이트'는 미미한 것?


부산시민들은 시장이 갖춰야 할 요건을 묻는 질문에서 행정수행능력에 못지않게 도덕성을 중요한 요건으로 꼽았다. 관련 응답결과를 보면 행정수행 능력 34% 도덕성 27.2% 지역사회 통합능력 21.3%의 순이었다.
그러나 부산일보는 도덕성의 비중을 낮게 보도하고 상대적으로 행정수행능력만 강조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자연스럽게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가 '동성게이트'건으로 도덕성에 흠집이 있는 부분을 가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산일보는 지난 5월 19일 관련보도에서 허 후보를 소개하면서 "동성게이트'관련 건이 미미하다고는 해도"라고 표현한 바 있다. 부산시장후보의 도덕성을 철저하게 검증해야할 언론이 에둘러 나서 '미미하다'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허 후보의 비리관련 의혹을 축소하려는 태도는 비난받아 마땅한 편파왜곡보도이다.


이번 부산일보 여론조사결과는 부산에서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지흐름이 꺾이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그러나 부산일보는 여론조사결과를 왜곡해석, 인용한 편파왜곡보도로 지난 총선에 이어 '한나라당 올인'에 돌입한 감이 짙다. 특별히 부산일보가 '부산은 곧 한나라당'식의 지역주의를 고착시키는 것은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전국민적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반역사적 행위에 다름 아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아니라 열린우리당 후보가 비록 오차범위 내이기는 하지만 앞서가고 있다는 점은 커다란 의미를 가진다. 그럼에도 부산일보가 '당선가능성' 항목을 부각하며 이를 축소보도하는 것은 "우리는 한나라당 허 후보를 지지한다"는 메시지에 다름 아니다. 부산시민들은 부산일보 소유지분의 100%를 박근혜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정수장학회가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2004년 5월 23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