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열린우리당 배후설」에 관한 민언련 논평(2004.3.22)
등록 2013.08.0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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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사태를 파악하지 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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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민당의 척박한 상황인식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아직도 사태파악을 못하고 있는 것인가. 우리는 20만명이상이 모인 '촛불집회'의 배후로 양당이 열린우리당을 지목하고 나선데 대해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우리당 배후'운운하는 음모설은 '탄핵의 동굴'에 갇힌 양당 지도부의 시대착오적 인식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며 우리는 추악한 음모설로 국민의 민주수호의지를 폄하하는 양당에 다시한번 국민적 사망선고를 내리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이들의 '우리당 배후설'은 '국민행동'에 참여한 931개 시민사회단체의 명예를 짓밟는 행태이기도 하다. 931개 시민단체는 그 누구의 지시나 압박으로 움직이는 단체들이 아니다. 탄핵에 반대하는 단체들이 자발적으로 함께 모여 국민적 탄핵반대의사를 수렴하고 있을 뿐이다.


다른 한편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배후음모론은 국민을 두 번 죽이는 폭거에 다름아니다. 만일 어떤 정당의 배후조종으로 촛불이 밝혀진 것이라면 어떻게 일주일 이상 지속적으로 촛불시위가 이루어질 수 있었겠는가. 금력에 의한 동원아니면 수많은 사람을 동원해본 일이 없는 한 . 민당 수뇌부들에게 자발적으로 모인 '20만 촛불'은 이해할 수 없는 '난제'이리라. '돼지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눈에는 부처만 보이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우리는 다시한번 한나라당과 민주당에게 충고한다. 탄핵을 지지하는 20%속에 숨어 자위하지 말고 70%가 넘는 국민들의 민주수호열망속으로 걸어들어와 보라. 그리고 양당의 대통령탄핵결의가 국민들에게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똑똑히 목도하라.


다시 가동되는 한나라 - 수구언론 커넥션


민주당 장전형 수석부대변인은 지난 21일 "열린우리당이 수도권 지구당별로 1천명씩을 동원하기 위해 참석 독려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보낼 뿐 아니라 차량까지 제공하고 있다는 증거를 확보했?quot;며 '조직적 동원설'을 주장하고 나섰다. 장 부대변인은 열린우리당 중앙당 당직자인 것으로 가장해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지구당 당직자와 전화통화를 한 내용의 테이프와 비디오테이프 등을 증거로 내놓았다. 한나라당도 21일 성명에서 "작금의 '촛불시위'가 과연 배후지원 세력이 없는 개인들의 순수 자발적 집회로 보는지…열우당이 '불법시위'의 배후가 아닌지 등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즉각 밝혀라"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주장에 따르면 지구당에서 '동원'했다는 인원은 신기남 의원 지구당 '10여명', 유시민 의원 지구당 '12명', 천정배 의원 지구당 '60여명', 송영길 의원 '40여명' 수준이었으며, 이례적으로 김영춘 의원 지구당만 '600여명'이 참여했다. 도합 722명정도다. 20만 촛불앞에서 천여명도 못되는 숫자를 들이밀며 '조직 동원'운운하는 것이 말이나 되는 것인가.


오늘(22일자)대부분의 신문은 이를 단순보도하거나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공방'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은 '조직동원' 운운하는 야당의 터무니없는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조선일보는 2면 머리기사 <여야 '촛불집회 조직동원' 공방>에서 장 부대변인의 주장과 함께 증거로 제시된 휴대폰 문자메시지 및 비디오 자료사진을 함께 실어 비중있게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를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사이의 공방으로 몰며 열린우리당 측의 반론을 싣는 등 형식상의 균형은 맞추는 듯 했으나, 사실상 민주당의 억지스러운 주장에 더 무게를 실었다. 특히 조선은 다른 신문과 달리 장 부대변인과 '전화함정에 빠진' 열린우리당 지구당 당직자의 통화내용까지 상세하게 실어 그 의도를 의심케 했다.


동아일보는 사회2면 머리기사 <촛불집회 '참가자 동원' 논란>에서 조선일보와 마찬가지로 송영길 의원이 등장하는 비디오테이프 사진과 휴대폰 문자메시지 사진을 함께 실어 비중있게 보도했다. 동아일보도 '정치권 공방이 치열하다'며 이를 정치권 전체의 공방인듯 몰고갔다.


중앙일보는 2면 박스기사 <"열린우리당 촛불집회 개입">에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사진을
함께 실어 이를 보도했다. 중앙은 기사에서 양측의 주장을 단순 보도했으나, '촛불집회 개입'을 제목으로 뽑아 단정하는 감을 주었다. 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발신처가 열린우리당 김영춘 의원의 사무실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4면 2단기사 <민주 "촛불집회 여조직 동원">에서 휴대폰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경향은 민주당이 '조직적 동원 의혹을 제기했다'며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주장을 보도했다. 또 당직자들이 문책을 염려해 거짓말을 했다는 열린우리당 측의 주장을 함께 보도했다.


한겨레신문은 2면 2단기사 <민주 "촛불시위 우리당 조직동원" 공세>에서 이를 가장
단순하게 보도했다. 한겨레는 한나라당도 대변인 논평에서 "촛불집회를 조직적이고 전략적으로 이용하는게 명백해졌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촛불시위배후론'의 기사가치


백번 양보하여 열린우리당이 722명정도를 조직동원했다고 하자. 이사실을 두고 야당이 20만이 모인 '촛불집회'를 왈가왈부하는 것을 보며 우리는 잇몸이 시리고 이가 아플 지경이다. 20만명이 모인 '탄핵무효'의 망망대해에 열린우리당 물고기 몇 마리가 무슨 의미를 가진단 말인가. 20일 촛불집회에는 한나라당 권오을의원도 나타났었다.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이 나타났다고 해서 촛불시위가 한나라당이 배후조종한 집회라고 주장할 수 있는가.


무엇이든 꼬리를 잡아 트집을 잡고 정치쟁점화하여 이득을 챙기려는 야당의 작태에 헛웃음이 나올 뿐이다. 게다가 이를 그대로 받아 확대포장하는 일부언론은 또 뭐하는 작태란 말인가.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억지주장이 과연 기사가치가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도 일부 언론은 판단하지 못한단 말인가.


본회는 20여년전 5공정권의 추악한 언론통제실상을 담은 말지 특집호 보도지침을 발간한 일이 있다. 우리는 탄핵을 주도한 한나라당, 벌건 대낮에 방송사를 방문해 '보도지침' 운운한 그들의 주류가 5공정권하에서 보도지침을 주도하거나 그에 순응했던 언론사종사자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방송음모론에 이어 우리당배후설까지 탄핵결의안 통과이후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보여준 일련의 행태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아울러 이에 부화뇌동하거나 편승해 자신들의 기득권을 챙기려는 일부 언론의 추태 또한 국민을 부끄럽게 만든다.

 


2004년 3월 22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