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방송위 방송시간 연장」에 대한 민언련 성명(2003.1.22)
등록 2013.08.0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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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시간 연장, 시청자는 피곤하다!
 
 

 

지상파 방송시간 연장이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방송위원회는 오는 1월 28일 지상파TV의 방송시간 연장에 대한 공청회를 연다고 한다.
방송협회와 광고주 협회는 여러 차례 방송시간 연장을 요구해 왔다. 이들은 방송시간 연장 및 자율화가 '편성의 자유'이기 때문에 이를 규제하는 것이 옳지 않으며, 시청자의 선택을 확대하고, 대응 및 중복편성의 부분적 해소, 디지털 전환 재원 마련 등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방송시간 연장에 대한 방송협회 측의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지난 월드컵 기간동안 방송3사는 종일방송을 내보냈다. 그러나 방송시간이 늘어났다고 해서 시청자의 선택이 확대된 것은 아니었다. 방송3사는 재방송과 조악한 월드컵 관련 프로그램으로 종일방송을 때웠다. 더구나 방송3사는 충분한 제작인력과 장비의 준비 없이 종일방송을 실시함으로써 일선 PD들의 반발까지 불러왔다.
지상파 방송시간 연장은 단순히 시간 늘리기의 문제가 아니다. 방송시간 연장은 결국 지상파 방송사들의 광고수입 증대로 직결된다. 수년간 흑자를 기록해 온 방송3사가 무리하게 방송시간까지 늘려가며 수입을 늘리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미국식 디지털 전송방식을 밀어붙이기 위한 정통부의 입김 때문인가.
지상파의 방송시간 연장은 케이블과 위성방송과 같은 뉴미디어들의 '생존'까지 위협함으로써 미디어의 균형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다양한 뉴미디어들이 안정된 체제를 갖추지도 못한 상황에서 방송위원회가 방송시간 연장을 추진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지상파의 저질화, 오락화 경향에 대한 시청자들의 문제지적에는 뒷짐만 지고 있던 방송위원회가 방송협회의 요구에는 이토록 신속하게 움직이는 데 대해 의아할 따름이다.
방송위원회는 방송시간 연장을 추진하기에 앞서 월드컵 이후 방송3사들이 교묘하게 진행하고 있는 방송시간 늘이기부터 단속하라. 시청자들은 방송의 양적 확대보다는 질적 향상을 요구한다. 방송시간은 지금도 충분하다. 지상파 방송3사가 방송시간을 기어이 늘리고 싶다면 질 높은 프로그램으로 그 시간을 채워야 할 것이다.

 


2003년 1월 22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