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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집회’ 띄우고 촛불과 문재인엔 ‘왜곡의 칼날’…‘TV조선 본색’
2016년 12월 16일~18일
등록 2016.12.19 19:04
조회 573

16~18일 방송 저녁뉴스에서는 본격적으로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대응에 나선 청와대의 행보와 현장조사를 시작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귀추가 주목됐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16일 헌법재판소에 탄핵 답변서를 제출하며 탄핵 사유로 기록된 혐의를 모두 부인했습니다. 같은 날 청와대는 국조특위의 대통령 경호실 현장조사를 거부하면서 북한 도발 위험성을 이유로 내세워 여론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국조특위의 김영재 의원 현장조사는 계획대로 이루어져 세월호 참사 당일 장모를 진료했다는 김 씨가 진료기록부 서명을 위조한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공영방송은 이 중요한 현장조사를 보도하지 않았고 TV조선은 여전히 ‘문재인 때리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17일 있었던 8차 범국민행동 관련 보도를 보면 집회를 폄훼하는 수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1. 국가원수같이 발언하는 문재인이 벌써 백악관과 갈등? TV조선의 저급한 ‘흑색선전’
TV조선은 16~18일 3일 간, 문재인 전 대표 비방 보도를 4건이나 냈습니다. 하나같이 출처도 밝히지 않으면서 문 전 대표의 발언을 왜곡하고 자사에 유리한 대로 해석하는 수준 낮은 보도입니다. 그 중 최악의 사례 2건이 있는데요. 먼저 TV조선 <“사드 차기로” 벌써 미국과 갈등>(12/16 https://bit.ly/2htLlxx)를 보겠습니다. 


윤정호 앵커는 문재인 전 대표가 “외교현안에 대해서도 마치 국가 원수급처럼 발언하면서 벌써부터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고 운을 뗐습니다. 김정우 기자는 “사드 배치를 차기 정권 과제로 넘겨야 한다” “우리가 사드 배치 문제를 재검토하는 것이 한미동맹을 해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라는 문 전 대표 발언 장면을 녹취 인용했습니다. 기자는 이어 문 전 대표가 자신의 입장을 말한 것일 뿐인 이 발언 뒤 “문 전 대표의 사드 재검토 선언에 백악관은 어떤 계획 변화도 없다고 일축했”다고 전했고 “사드 포대 배치 계획에 어떠한 변화가 있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합니다”라는 백악관 대변인 입장을 덧붙였습니다. 기자는 이를 두고 “조기 대선론이 나오는 가운데 문 전 대표와 백악관 사이에 갈등 기류가 증폭되는 모습”이라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일단 이 보도에서 소개한 문 전 대표 발언은 15일 있었던 문 전 대표의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것입니다. TV조선은 이조차 설명하지 않은 채 일단 문 전 대표를 비판하기만 한 것입니다. 문 전 대표가 사드 배치를 차기 정부로 넘겨야 하고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 ‘국가원수급 발언’이라며 ‘벌써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고 묘사한 것은 상식과 어긋납니다. 문 전 대표의 전체 발언은 “사드 배치 문제는 진행을 다음 정부로 미루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사드 배치는 우리 대한민국의 안보 측면에서 득과 실이 교차하는 문제다. 그래서 사드를 들여 올 것이냐 말 것이냐는 충분한 공론화가 필요하다. 대외적으로 걱정하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설득하는 외교적 노력도 필요하다. 박근혜 정부는 그런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 졸속으로 처리했다. 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 가결되고, 직무 정지로 총리가 권한 대행하는 상황에서 사드 배치를 강행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차기 정부에서 충분한 공론화와 외교적 노력들을 하면서 합리적 결정을 내리는 게 타당하다”는 것입니다. 사드 배치 관련 입장을 묻는 기자 질문에 외교적 노력과 공론화 과정을 강조했고 대통령이 직무정지인 상황에서의 배치 강행이 부적절하다고 했을 뿐입니다. 그 어디서도 ‘국가 원수급 발언’은 찾아볼 수 없고 미국이 야권 정치인 중 한 명인 문 전 대표와 갈등을 빚는다는 것도 어불성설입니다. 언제부터 TV조선이 문 전 대표의 발언을 이리 중요하게 취급했는지 의문입니다. ‘쓸데없이 고퀄리티’ 취재를 한 TV조선이 급기야 문 전 대표를 국가원수로 대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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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전 대표의 사드 관련 발언을 ‘사드로 미국과 갈등’으로 왜곡하고 노 전 대통령 비하한 TV조선(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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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전 대표의 사드 관련 발언을 ‘사드로 미국과 갈등’으로 왜곡하고 노 전 대통령 비하한 TV조선(12/16)

 

2. 발언 쪼개고 왜곡하고 종북몰이까지…TV조선의 고질병
TV조선은 이 보도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보다 북한에 먼저 가겠다”는 문 전 대표 발언도 자막과 함께 소개했습니다. 전형적인 ‘종북몰이’에 해당합니다. 이는 월간중앙 인터뷰를 따온 것인데 문 전 대표는 이 인터뷰에서 남북 간 “꾸준한 신뢰의 축적”을 강조하면서 “나는 북한을 먼저 가겠다. 단지 사전에 그 당위성에 관해 미국, 일본, 중국에 충분한 설명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TV조선은 분명 주변국과의 협의를 조건으로 삼았는데도 ‘북한 먼저 방문’만 가져와 문제 삼은 것입니다. 


TV조선은 이 대목에서 “노무현 정권 때 미중간 균형외교 노선과 대북일변도 정책을 부활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달기도 했습니다. 노무현 정권 당시 한미관계에 대해서는 “수시로 삐그덕거렸”다며 “이해하기 어려운 대통령” “반미적이고 약간 정신나간 인물”이라는 당시 미 국무장관 등의 노무현 대통령 비하 발언을 자막으로 내보냈습니다. 그러나 두 발언 모두 노무현 정부 시절 ‘한미관계 악화’ 사례로 볼 수 없는 것들입니다. 이 발언들은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 국무장관과 로버츠 게이츠 전 미 국방장관이 퇴임 후 회고록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인 인상 및 소회를 밝힌 것이기 때문입니다. TV조선은 보도 말미에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개성공단을 비롯해 한일 위안부 합의와 군사정보보호협정 등 박근혜 정부의 주요 외교안보정책을 모두 뒤집으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총체적인 부실함과 허접함이 드러난, 그저 문재인을 때리고 싶다는 TV조선의 강렬한 욕망만 드러난 보도입니다. 

 

3. 또 언론개혁에 과민반응, 제 발 저리는 TV조선
TV조선의 ‘문재인 때리기’ 두 번째 사례는 TV조선 <“권력 비판하지 않아” 언론관 편향>(12/16 https://bit.ly/2gLin8r)입니다. TV조선은 7개 방송사 중 유일하게 야권의 언론개혁 움직임에 사사건건 딴죽을 놓고 있습니다. 이 보도는 종편 특혜 중단과 언론 개혁을 주장한 문 전 대표에게 ‘편향됐다’며 비방했습니다. 윤정호 앵커는 먼저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말, 각 부처의 기자실을 없앴습니다. 언론 취재활동에 사실상 제동을 걸겠다는 뜻이었는데, 문재인 전 대표도 언론과의 일전을 예고하는 듯한 말을 했”다며 보도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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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전 대표의 부역 언론 개혁 주장에 ‘언론관 편향’이라며 펼쩍 뛴 TV조선(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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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전 대표의 부역 언론 개혁 주장에 ‘언론관 편향’이라며 펼쩍 뛴 TV조선(12/16)

 

신정훈 기자는 “문재인 전 대표는 조선 중앙 동아일보가 권력을 비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면서 “TV조선과 조선일보가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의혹을 추적하며 최순실 정국을 주도해 왔다는 사실은 외면”했다고 비판했고 “적어도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는 이제 권력으로부터의 자유만큼은 확실히 보장됐다 그렇게 우리가 믿었었는데”라는 발언에 “대못질로 불렸던 기자실 폐쇄 조치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어서 “종편이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이제는 종편과 지상파간의 이런 차별을 다 없앨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고요”라는 문 전 대표 주장에도 “재인가 기준과 요건을 엄격하게 해야 한다며 방송사가 문을 닫게 될 수도 있는 재승인 문제까지 언급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또 한번 언론과의 일전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라며 열을 올렸습니다.


노무현 정부 언론 정책에 대한 아전인수 격 해석과 자사 이기주의가 돋보이는 보도입니다. 일단 이 보도는 문재인 전 대표가 암 투병 중인 이용마 MBC 해직기자를 찾아가 나눈 대담을 다룬 보도입니다. TV조선 보도화면도 이용마 기자의 모습과 함께 시작됩니다. 그러나 TV조선은 이용마 기자는 언급하지도 않은 채 문 전 대표 비방에만 진력했습니다. TV조선이 일차적으로 겨냥한 노무현 정부의 각 부처 기자단 폐쇄는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기자단 운영을 철폐하기 위해 ‘브리핑룸’으로 취재 창구를 바꾼 조치입니다. TV조선은 ‘브리핑룸 신설’은 쏙 빼고 ‘기자단 폐쇄’만 언급하면서 마치 노무현 정부가 언론 탄압을 자행한 것처럼 묘사했습니다. 그러더니 조중동의 권력 편향성과 종편 특혜를 개선하고자 하는 문 전 대표의 의지를 ‘노 전 대통령에 이어 언론과의 일전’으로 규정했습니다. ‘일타이피’를 노린 왜곡입니다. 


조중동이 10월 24일 JTBC의 최순실PC 보도 이전까지 최순실 사태에 침묵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또한 TV조선 등 종편 방송사가 이명박-박근혜 정부로 이어지는 보수 정권 치하에서 철저히 권력과 자본에 순종하면서 ‘방송발전기금 출연 유예’ ‘종편 의무전송’ 등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것도 명백한 사실입니다. 이 모든 원죄가 고작 지난 두 달 간 이어진 ‘최순실 단독보도’로 지워질 순 없습니다. TV조선은 이 원죄들을 덮어둔 채 언론개혁의 칼날을 피하려 연일 왜곡보도를 내놓고 있습니다.

 

4. KBS‧채널A도 ‘문재인 때리기’ 왜곡 대열 합류
한편 KBS과 채널A도 문재인 전 대표 비방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KBS <문 “탄핵 기각시 혁명”…정치권 논란>(12/17 https://bit.ly/2hILo9n)은 “최근 도올 김용옥 씨와 가진 한 월간지 인터뷰에서 헌법재판소가 탄핵 기각 결정을 내릴 경우 ‘그 다음은 혁명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에 당선돼 북한과 미국 둘 중에 어디를 먼저 가겠냐는 질문에 ‘북한을 먼저 가겠다’고 했습니다” 등 월간중앙 인터뷰 내용은 물론, “(사드 배치는)차기 정부에서 충분한 공론화와 외교적인 노력들을 더 하면서 합리적 결정을 내리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라는 15일 외신기자 간담회 발언까지 묶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전 대표의 ‘혁명 밖에 없다’는 인터뷰 발언이 ‘반헌법적 주장’이라는 정치권의 비판도 덧붙였습니다. 문 전 대표 주장의 맥락과 의미는 알려주지도 않은 채 비난만 나열한 보도입니다. 그러나 KBS가 목표물로 잡은 해당 인터뷰 전체 맥락을 보면 ‘반헌법적 주장’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14일 이뤄진 월간중앙의 인터뷰에서 질문자 도올은 “탄핵 사유를 일일이 따로 심사하지 말고 총체적으로 묶어 심의해도 될 것이다. 박한철 소장 임기 만료가 1월 31일이니까, 그전에 이루어지는 것이 정도일 것이다. 조기 판결의 방향으로 잘 진행된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사임도 촉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헌재가 탄핵 기각을 결정하면 어쩌나?”라고 물었습니다. 질문 자체가 조속한 헌재 심판의 정당성을 전제한 후 혹여 발생할 기각 결정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겁니다. 이에 문 전 대표는 “국민들의 헌법의식이 곧 헌법이다. 상상하기 어렵지만 그런 판결을 내린다면 다음은 혁명밖에는 없다”고 답했습니다. 헌법의식의 발로가 민의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탄핵까지 이끈 민심을 헌재가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데 방점이 찍혀있습니다. 만약 헌재가 기각 결정을 내린다면 헌법을 구성하는 민의를 위배한 것이므로 혁명 외에 길이 없다는 취지입니다. KBS는 이런 맥락을 모두 잘라낸 채 비난만 전했습니다.


채널A <문 “탄핵 기각 땐 혁명뿐”>(12/18 https://bit.ly/2hgJVU9) 역시 문 전 대표의 “헌재 탄핵 기각 시 혁명 밖에 없다”는 인터뷰를 문제 삼으면서 “헌재 결정 불복 가능성을 시사해 논란 자초” “야권 내에서도 발언 수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 등 비판한 보도입니다. 여기에도 왜곡이 있는데요. 채널A는 ‘야권 내 문재인 비판’ 중 하나로 “광주를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스스로 혁신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자막까지 동원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박 시장은 “(대선후보 선출을 위해)역동적 경선을 하지 않으면 민주당이 승리할 수 없다”며 민주당의 대선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던 중 “(민주당 내에서)혁신을 스스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즉 문재인 전 대표에게 스스로의 혁신을 종용한 것이 아니라 민주당의 혁신을 촉구한 것입니다. 조기대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TV조선을 필두로 왜곡까지 불사한 ‘문재인 때리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5. 집회 보도 절반이 ‘친박 맞불집회’, MBC‧TV조선 ‘의문의 기계적 중립’
17일, 8차 범국민행동이 있었습니다. 주최 측 추산 60만 명, 경찰 추산 5만 명의 시민이 헌재의 빠른 ‘인용’ 판결과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습니다. 이날 박사모 등 ‘친박단체’의 탄핵 반대  집회도 6차례 집회 중 최대 규모를 보였습니다. 주최 측 51만, 경찰 추산 3만 명이 나왔습니다. 그러자 MBC‧TV조선‧MBN은 갑작스레 ‘친박 집회’에도 스포트라이트를 비췄습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촛불집회  0 3 5 4 1 1 3
촛불-친박 모두 언급 4 1 1 1 0 3 1
친박 집회 0 2(28%) 1(14%) 1(17%) 3(33%) 1(13%) 3(30%)
촛불-친박 충돌 0 1 0 0 1 1 2
촛불 비판 0 0 0 0 2 1 1
정치권 집회참여 1 0 0 0 2 1 0
총 보도량 5 7 7 6 9 8 10

△ 7개 방송사 8차 범국민행동 보도량 상세 비교(12/17~18)

 

17일부터 18일까지 ‘친박 집회’ 보도량을 보면 MBC‧MBN 2건, TV조선 3건으로 아예 보도가 없는 KBS나 1건에 그친 SBS‧JTBC‧채널A보다 많고 전체 집회 보도량 대비 비율로 봐도 모두 30% 내외로 월등히 높습니다. 여기다 MBC‧TV조선‧MBN 3개사는 촛불 집회와 ‘친박 집회’ 간 충돌을 따로 다룬 보도도 1건씩 내기도 했습니다. ‘집회 충돌’ 보도까지 합하면 MBC‧TV조선‧MBN은 집회 보도 중 절반가량을 ‘친박 집회’에 할애한 셈이 됩니다. 이미 검찰이 ‘안종범 수첩’ ‘정호성 녹취록’ ‘최순실PC’ 등 박 대통령 국정파탄의 증거를 상당량 제시하고 특검은 뇌물죄부터 세월호 참사 7시간까지 전방위적 혐의 입증에 나선 상황을 감안할 때 현재의 국정파탄 사태는 정치적 이념이나 노선 간 경쟁이 아닌 ‘공동체의 기본적 정의를 지켜내느냐’의 문제로 귀결되고 있습니다. MBC‧TV조선‧MBN이 그간 6차례의 ‘친박 집회’에서는 이렇게 보도 비중을 크게 두지 않다가 탄핵 후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이 의아할 수밖에 없습니다. 

 

6. MBC의 ‘맞불 상경’ 보도는 애교 수준, TV조선은 또 ‘갈라치기’ ‘색깔론’
MBC‧TV조선‧MBN의 집회 보도 양상을 보면 MBC는 적극적으로 ‘친박 집회’의 목소리를 담아주고 TV조선은 촛불 집회에 ‘색깔론’을 뒤집어씌우고 있습니다. MBC <맞불집회도 버스 상경>(12/17 https://bit.ly/2hIYXFt)은 “버스를 타고 상경한 우파단체 회원들은 청와대 인근에 장미꽃을 놓아두며 박 대통령을 응원”했다면서 7개사 중 유일하게 ‘친박 상경 행렬’을 조명했습니다. “직장일 하다가 이러다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서울로 한꺼번에 모여서 저희가 촛불과 맞설 수 있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시민 인터뷰도 땄고 “대통령은 계엄령을 선포하고, 좌파 세력은 헌법재판소 협박행위를 멈추라고도 요구했”다며 도를 넘은 구호도 아무런 비판 의식 없이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 정도는 TV조선에 비하면 양호한 편입니다. 


TV조선 <“이석기 감옥문 열어라” 서명도>(12/17 https://bit.ly/2hN74hp)는 “오늘 촛불집회에는 새로운 구호들이 등장”했다면서 “사드배치와 한일정보협정 그리고 국정교과서까지 박근혜 정부 정책 폐기를 요구”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지목했고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의 석방을 주장하는 풍선도 은근슬쩍 등장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습니다”라며 “외부세력은 조금 안했으면 좋겠어요”라는 시민 인터뷰를 덧붙였습니다. 보도 말미엔 “최순실 국정농단에 분노했던 민심의 목소리를 일부 단체들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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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박 집회’ 띄운 MBC(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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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집회 ‘갈라치기’ 한 TV조선(12/17)

 

TV조선의 다음 보도는 더 황당합니다. TV조선 <‘계엄령‧공개처형’ 구호>(12/17 https://bit.ly/2hINFBc)는 “친박단체 집회에선 도를 넘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라며 “좌파 세력이 선동을 통해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고 갔다” “특정 정치인에 대한 공개 처형을 주장하거나 계엄령을 선포하라는 팻말” “촛불집회가 간첩이나 공산주의자의 책동이라는 주장”을 사례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앞선 보도에서 ‘박근혜 정부 정책 폐기’ 및 ‘이석기 석방’을 촛불집회의 부적절한 구호로 짚은 것과 균형을 맞추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촛불 시민들을 모욕하는 것으로서 구색 맞추기보다도 부적절한 보도입니다. 사드, 한일 위안부 합의 한일군사비밀보호협정 등 박근혜 정부의 대다수 정책은 국민과의 협의 과정도 없이 ‘깜깜이’로 결정됐습니다. 이석기 의원의 경우 대법원에서 내란 선동 음모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고 통진당 해산의 경우 민주적 원칙을 위배한 판결이라는 비판이 여전합니다. 이렇게 민주적 원칙에 어긋난 사안들을 재검토하자는 주장이 어떻게 ‘촛불은 간첩의 책동’이라는 망발과 동일시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TV조선이 교묘한 프레임으로 촛불 시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저급한 ‘색깔론 공방’ 수준으로 격하시킨 것입니다. 한편 채널A와 MBN도 1건의 보도에서 ‘이석기‧한상균 석방’ 구호를 “순수한 촛불이 정치적 의도를 가진 촛불로 변질”된 사례로 지목했습니다.

 

7. ‘역대급 독감’의 이유가 ‘촛불집회’라는 KBS, 왜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인가
저녁종합뉴스는 아니지만 KBS에서도 촛불 민심에 흠집을 내려는 황당한 보도가 나왔습니다. 16일 KBS 아침 뉴스 프로그램 ‘아침뉴스타임’은 <'독감' 2배 이상 급증…'결석' 속출>이라는 리포트를 냈는데요. “최근 독감이 유행하면서 전국의 학교에서 결석이 속출한다. 환자가 전주보다 2배 이상 늘었는데 학생 비율이 다른 연령대보다 3배 많았다”면서 이러한 독감 확산의 배경을 “‘최순실 게이트’로 주말마다 열린 촛불집회에 가족단위 참가자가 늘면서 더 많이 확산됐다는 분석”으로 짚었습니다. 촛불집회로 독감이 확산됐다는 객관적인 근거는 전혀 붙이지 않았습니다. 이 보도는 방송되자마자 누리꾼들의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확산됐고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습니다. KBS는 곧바로 홈페이지 다시보기에서 해당 리포트를 지워버렸습니다. ‘색깔론’으로 촛불 시민들을 정치적 제물로 삼으려는 TV조선, 독감으로 시민들을 겁주려는 KBS, 어느 쪽이 더 황당한가요?
 
8. 김영재 의원 현장조사, 보도조차 안 한 KBS‧MBC
16일 이뤄진 국회 국조특위의 김영재 의원 현장조사를 통해 김영재 씨의 세월호 참사 당일 장모 진료 기록이 조작되었을 정황이 발견됐습니다. 평소 김 씨 서명과 다른 서명이 있었던 겁니다. 16일부터 18일까지, 이를 SBS는 3건, JTBC 2건, TV조선 3건, 채널A가 8건, MBN은 1건을 보도했습니다. 주로 김영재 원장의 진료기록부 조작 의혹에 보도가 쏠렸습니다. 놀랍게도 KBS와 MBC는 관련 보도가 없습니다. 

 

9. 또 무혐의 주장한 ‘적반하장’ 박 대통령, JTBC만 비판 
변호인단을 통해 헌법재판소에 탄핵 소추 답변서를 내고 모든 혐의를 부인한 박근혜 대통령. 방송사들도 모두 보도를 냈습니다. 16~18일, KBS 7건, MBC‧SBS 3건, JTBC 12건, TV조선 9건, 채널A‧MBN이 4건을 보도했습니다. 이중 답변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반박한 방송사는 JTBC뿐입니다. 타사는 모두 답변서 내용을 받아 적기만 했고 고작 야권의 비판을 1건씩 덧붙였습니다. 채널A와 MBN은 야권의 비판마저 누락했습니다.


JTBC는 12건 중 무려 8건에서 박 대통령의 ‘시간끌기 전략’을 질타하고 답변서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JTBC는 답변서가 공개되기 하루 전인 17일부터 JTBC <‘탄핵 사유’ 부인한 박 대통령 답변서>(12/17 https://bit.ly/2gZ70Nf) 등 2건의 단독 보도로 답변서 내용을 미리 취재해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16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답변서에는 최순실 씨 이권과 관련된 회사들에 특혜를 준 게 아니라 '중소기업 지원'이었을 뿐이라는 주장이 담긴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하는 한편, “350만 개 중소기업 중 유독 최씨 회사를 골라 지원한 해명으로 보기엔 납득이 가지 않는 궤변”이라 비판했습니다. 답변서가 공개된 18일에는 JTBC의 논조가 더 치밀해졌습니다. JTBC <대통령 ‘25쪽 답변서’…모든 혐의 부인>(12/18 https://bit.ly/2hK6Yru)은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을 둘러싼 각종 혐의에 대해 아직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하고,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책임을 대통령에게 묻는 것은 '연좌제 금지의 정신에 위배한다'고 강조”한 데 대해 “헌법과 국민 앞에 책임을 지는 대통령이 '피고인의 방어권' 뒤에 숨어버린 것” “대통령이 형사 법리와 절차에 매달려 민심까지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 등 강력히 성토했습니다. 이어지는 <‘최씨 개입 1%뿐’ 장기전 전략>(12/18 https://bit.ly/2hgQUfH)에서는 박 대통령이 법률 위반과 함께 헌법 위배에서도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면서 “국정 개입 의혹은 국정 전체의 극히 일부분, 수치로 표현하면 1% 미만이라 주장”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 등의 비리 의혹 등을 거론하며 공식 라인 이외에 비공식 의견 청취를 정당화” 등 박 대통령 입장을 보여줬습니다. JTBC는 여기에도 “1%라는 수치를 어떻게 산출했는지는 밝히지 않았고, 일단 작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상징적인 숫자로 보이는데, 특히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국정 개입의 비율'을 밝혀야 한다고 입증 책임을 국회로 떠넘겼습니다” “사건을 법리적 문제가 아닌 과거 정권의 사건을 끄집어 내면서 정치 쟁점화 하려는 것”과 같은 반박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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