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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기자 사망 사고’ 연속 보도한 MBC, 왜 이러나
등록 2017.04.2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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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손준현 기자(문화스포츠에디터석 공연담당)가 22일 사고로 별세했다. 그런데 MBC가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4사 중 유일하게 방송사 메인뉴스에서 이 사고를 보도했다. 그것도 사건 발생 하루 뒤인 23일을 시작으로, 24일, 26일까지 총 3건이나 보도했다.   

 

타사는 누구도 보도하지 않는데 3건 보도한 MBC
MBC는 먼저 23일에 사고를 알리는 스트레이트 기사를 냈다. 타사가 전혀 보도하지 않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한 보도였다. 다음날에도 MBC는 <구속영장 신청‥사건 축소·은폐 시도>(4/24, https://bit.ly/2omZSQ2)라는 보도를 또 내놓았다. 이 보도는 “한겨레신문의 부적절한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면서, 고인의 부음 기사에서 사망 원인이 빠졌고 사과문 게재가 늦어졌다는 이유를 들었다. MBC는 한겨레가 다른 언론사 기자들에게 보낸 보도 자제 요청 메시지를 근거로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겨레는 첫 부음기사를 올린 뒤 약 8시간 이후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는 <사과문/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4/23 https://bit.ly/2q5FSBE)라는 기사를 냈다. 한겨레는 “이번 사건의 진상이 명백히 규명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한겨레의 보도 시점이 늦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응이 적절치 않다고는 단정할 이유가 없다. 당시에는 부검과 사건 조사가 진행 중이기도 했다. 사건 직후 한겨레가 ‘보도 자제 요청’을 한 것은 사건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온갖 ‘지라시’가 돌고 있기 때문에 추정만으로 단발성 보도를 내지 말아달라는 취지였다. 그런데 MBC는 굳이 ‘한겨레가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다’는 식의 보도를 내놓은 것이다. 

 

‘한겨레가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다’? 미디어워치와 똑같은 의혹 제기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주장은 극우매체에서도 볼 수 있다. 미디어워치 <한겨레 신문 기자간 폭행…1명 사망>(4/23 https://bit.ly/2pkoYMX)은 MBC와 똑같은 이유로 “한겨레신문 측의 사건은폐 의도도 구설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그나마 미디어워치는 “23일 오전 사실관계가 잘못돼 있는 ‘지라시’가 돌았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뀌어 있고 직위도 잘못돼 있어서 이를 바탕으로 한 기사를 쓰지 말라는 의미였다.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고 한 것은 아니었다”는 한겨레 측 해명을 달았다. MBC는 이마저도 없다. 공영방송 MBC가 인터넷 극우매체보다도 공정성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게다가 MBC는 26일 <한겨레 기자 구속‥기사 놓고 다투다‥>(4/26 https://bit.ly/2pnNWNw)에서 또 다시 이 사건을 다루었다. 이번에는 아예 손 기자와 안 모 기자가 싸우게 된 경위를 재연하기도 했다. MBC는 그림자로 표현된 두 남자가 서로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으로 표현했다. “기사 때문에 언쟁…몸싸움으로 번지면서 참사”라는 자막도 내보냈다. 이런 MBC의 행태는 안타깝게 별세한 고인과 그 죽음을 슬퍼하는 유족 및 한겨레에 모욕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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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기자 사망 사건을 재연까지 동원해 보도한 MBC(4/26)

 

MBC는 도대체 왜…
MBC가 타 언론사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를 이렇게까지 상세하게 보도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박근혜 국정농단을 부실하게 보도하고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도 외면했던 MBC <뉴스데스크>가 한겨레 기자의 사망 사고를 이렇게 3일에 걸쳐 3건이나 반복해 보도했다. 도대체 납득하기 어려운 보도행태이다. 


MBC 보도국의 뉴스 가치판단 기준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하루에 있었던 모든 사건 중에서 <뉴스데스크>에 넣을 소식은 차고 넘칠 것인데, 한겨레 기자 사망 사고를 3일이나 연속으로 보도한 이유가 뭘까. 항간에는 MBC가 2012년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이진숙 당시 MBC기획홍보본부장의 대화록을 폭로해 ‘정수장학회의 박근혜 후보 대선 지원 의혹’을 불러 일으켰던 한겨레에 ‘보복 보도’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마저 일고 있다. MBC는 그동안 경영진 성명을 자사 저녁종합뉴스에서 읽는 방식을 통해 뉴스를 사유화해왔다. 이제는 자사에게 밉보인 언론사를 모욕하는 도구로 뉴스를 이용한 것이라는 의혹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이라면 MBC는 넘어선 안 될 선을 넘었다고 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존경받던 언론인이 불행한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지 않고 이런 식의 뉴스거리로 소비하고 있는 MBC의 행태는 매우 부적절하다. MBC에게 묻는다. 왜 이랬는가. 왜 이렇게 보도했는가.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4월 23일~26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뉴스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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